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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유도 기술로 과실치사 인정에도 징역 2년만 처벌…왜?

등록 2021.10.3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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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폭행에 조르기로 제압…5일뒤 사망
검찰, 과실치사 혐의 적용해 기소
"정당방위 해당한다"며 무죄 주장
법원 "정당방위 아니지만 감경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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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유도 숙련자인 남성이 60대 피해자에게 '조르기' 기술을 사용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된다면서도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범행이 과잉정당방위에는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31일 법원에 따르면 A(50)씨는 지난해 11월 일용근로자 숙소에서 자신을 찾아와 폭력을 행사한 뒤 칼을 찾다가 자해한 B씨의 목을 졸라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시 B씨는 잠을 자고 있던 A씨를 주먹과 발로 때리고 부엌에서 칼을 찾다가 헤어스프레이로 자신의 머리를 여러 차례 내리쳐 자해를 하는 등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A씨는 피해자를 제지하기 위해 목을 감아 바닥에 넘어뜨린 뒤 약 10분간 조르는 등의 폭행을 행사했다고 한다. A씨는 유도 숙련자였는데, B씨는 심정지 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가 5일 뒤 사망했다.

검찰은 지난 3월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길 가던 20대를 폭행한 혐의와 함께 각각 과실치사, 폭행 혐의를 적용해 A씨를 기소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를 향한 폭행이 "정당방위 내지 긴급피난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형법은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노재호)는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지난 8일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우선 재판부는 "A씨 행위는 자기의 생명, 신체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라고 볼 여지는 있다"면서도 "(폭행 행위가)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긴급피난 주장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과잉정당방위 또는 과잉긴급피난에는 해당한다고 봤다. 형법은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했을 때에도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과잉방위 규정을 두고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 사건 이전에도 몇 번 A씨에게 일방적 폭력을 행사하거나 행패를 부린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행위가 공격행위의 성격도 갖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는 일단 제압한 뒤 피해자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자세를 유지했을 뿐 다른 공격을 하지 않았고, 조르기 기술은 위험한 행위기는 하지만 경동맥을 상당 시간 압박하지 않는다면 상대방 행위를 제압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 사건 당시 피해자가 사건 당시 몹시 흥분한 상태에서 자해까지 했으므로 다시 깨어나 반항을 하고 공격할까봐 자세를 유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인력사무소 동료 진술까지 보태보면 주장이 터무니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정황에 따라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과잉방위 또는 과잉피난에 해당한다고 봐야한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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