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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좋다는 아사이 90% 이상 아동노동으로 생산

등록 2021.12.01 14: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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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미 WP 브라질 생산 현장 르포…아동노동 실상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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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은 아사이베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갈수록 인기를 더하는 야생 열대 열매 아사이를 채취하는 사람은 10대 초반의 브라질 어린 아이들이라고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사이 열매가 열리는 나무가 가늘고 길어서 체중이 무거운 성인이 오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깊은 숲속에서 각종 독충과 독사의 위험에 노출돼 가면서 목숨을 걸고 20m에 달하는 나무에 오르는 아이들이 수십만명에 달한다고 WP는 전했다. 다음은 WP 기사 요약이다.

아직 해가 뜨기도 전에 11살의 호세 아르만도 마토스 데 리마가 벌써 일을 시작했다. 누이가 해먹에서 자고 있는 시간에 소년은 집안 보트 엔진을 걸고 상류로 올라가 오늘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나섰다. 오늘 할당량은 아사이 열매를 15바구니 가득(약 200kg) 따오는 것이다.

소년은 한발 한발 숲속을 헤쳐 나가며 작업을 했다. 오늘도 해가 뜨거웠다. 정글엔 전갈이 많았다. 한달 전엔 손을 쏘이기도 했다. 강건너 소녀는 열매를 따다가 떨어져 병원에 실려갔다. 호세는 가족중 나무를 가장 잘 탄다. 아사이는 가족의 주 수입원이다. 호세는 브라질 최빈층과 건강을 중시하는 미국 엘리트를 잇는 산업의 가장 말단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수줍게 미소짓는 침울한 아이가 "시작"이라면서 톱날이 있는 칼을 반바지에 꽂고 일을 시작했다. 노동 당국자들이 브라질에서 가장 위험한 일로 꼽는 아사이 수확 작업이다. 수확기가 되면 수만명이 칼과 발을 보호하는 헝겊조각만 가지고 야생 아사이 야자나무를 매일 기어 오른다. 아무런 보호장구도 없이 20m까지 오르기도 한다.

아사이 야자나무의 몸통이 길고 가늘기 때문에 성인이 오르면 부러질 수 있어서 주로 어린 아이들이 동원된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브라질 당국은 파악해본 적이 없다. 연구자들은 아사이 열매 수확에 종사하는 가구수가 12만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페코네이로스(peconheiros)"라고 부르는 아사이 수확꾼들은 수시로 큰 부상을 입는다. 뼈가 부러지고 칼에 찔리고 독사나 독거미에 물린다. 반신불수가 되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일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페코네이로스도 적지 않다. 올해도 아마파주 숲에서 열세살과 열네살 아이가 돌아오지 못했다. 단단하고 섬유질이 많은 "검은 황금"을 좇던 아이들이다.

건강에 좋다는 것을 내세우는 멋진 광고와 인플루언서들의 선동에 아사이는 최근 몇 년 새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높은 과일이 됐다. 씨를 빼고 으깬 아사이는 짙은 자주색의 스무디로 가장 많이 애용된다. 특히 브라질 아사이의 최대 수입국인 미국에서 인기가 높다. 인스타그램의 유명인과 건강 및 운동 매니어들이 권하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 규모는 2019년 7억2000만달러(약 8500억원)이었으며 2026년에 20억달러(약 2조3600억원)으로 추정된다. 산업이 발전하는 이면에 미로같은 강줄기에서 헤매는 호세같은 아이들이 숨겨져 있다.

아사이 생산이 는다는 건 호세의 가족처럼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아무런 규제도 없는 공급 체인 속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그들이 채취한 아사이 열매는 값싸게 수매돼 여러 단계의 중간상을 거치면서 워싱턴에서 아사이 한 컵에 15달러(약 1만8000원)에 팔린다. 어떤 나라의 법률도 자기 아이를 위험한 나무에 오르게 하는 힘든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좋도록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아사이 산업 비판자들은 공정무역 인증 제도가 이 분야에서 일하는 어린이 노동에 전혀 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브라질과 미국 당국은 아사이 산업분야의 아동 노동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브라질 파라주와 아마파주에서 아동노동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레자네 알베스는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공급망을 추적해 어떤 사람들이 관여돼 있는 지 확인하고 책임을 물어서 어린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리춤에 칼을 찬 호세가 나무 위로 높이 올라가면서 형체만 보일 정도가 됐다. 호세는 자기가 채취하는 아사이로 식사를 해결한다. 그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 수백년 동안 호세의 가족과 같은 사람들이 아사이 열매를 따기 위해 돌아다녔다. 먹을 수 있는 과육 부분을 잘라내 강물에 섞으면 영양분이 풍부한 죽처럼 된다. 이걸 매일 끼니때마다 먹었다. 이들은 아사이를 먹지 않으면 식사를 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항산화물질과 몸에 좋은 지방이 풍부한 아사이 열매가 브라질 도시에 퍼지면서 운동선수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미국으로 수출됐다. 오프라 윈프리 웹사이트에서 체중과 콜레스테롤 관리는 물론 천식이나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소개되면서 아사이는 전세계 도시 엘리트들의 애호품이 됐다.

아사이 열매의 장점 대부분은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다.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수요가 늘고 있고 갈수록 많은 회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브라질 생산량의 5~10%가 수출된다.

이들 업자들은 새로운 생산 방식에 주목하지 않는다. 그들은 기존 생산방식을 한층 강화했다. 동네 마을에서 해오던 생산방식이 아마존의 최대 산업이 됐고 수많은 가정들의 주수입원이 된 것이다.

오히려 그런 방식이 마케팅 요소가 됐다. "강가에 사는 주민들이 자연방식으로 채취했다"고 한 회사는 자랑했다. "이들 가족들에게 직접 보상했다"는 광고나 "자연 그대로"라는 광고도 있다. 모두 잔인한 방식으로 수확이 이뤄진다는 건 외면한다.

농부 10명 중 한 사람 꼴로 가족이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병원 입원이 필요했었다고 2016년 파라주와 아마타주 노동위원회가 밝혔다. 부상자의 3분의 2 가량이 장기간 일을 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하루 몇시간 씩 나무에 올라 있어야 하는 일에 질려서 그만두자 아들이 그 일을 이어받는다고 한다. 과도한 작업으로 아이들의 성장이 방해를 받는다고 노동당국자들은 말한다.

아사이는 채취한 직후 바로 상하기 시작한다. 이상적으로는 수확 뒤 이틀 안에 옮기고 가공해서 냉동해야 한다. 이 때문에서 수확을 담당하는 농민들은 협상력이 없다. kg당 몇 센트에 팔아넘겨야만 하기 때문에 이들이 가난을 벗어날 길은 없다.

노동위원회 연구를 담당한 마노엘 포티과르는 "미국에서 소비되는 아사이의 90%가 불공정한 방식으로 생산된다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공정한 방식으로 재배되는 아사이는 극소량"이라는 것이다.

세바구니를 채웠고 열두바구니를 더 채워야 했다. 그러자 호세가 열살 먹은 동생 이소마르를 불렀다. 둘이 함께 아사이 나무 주변을 돌면서 위를 쳐다보고 어느 나무에 올라야 할 지를 정했다. 둘은 눈깜박할 새에 나무를 오르내리면서 아사이를 땄다.  아사이 열매 한다발을 든채 소방관이 이층에서 봉을 잡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처럼 내려왔다.

아버지 후앙 파울로 올리베이라 리마는 바닥에서 아이들을 지켜본다. 그도 열 두살때 아사이 나무를 올랐다. 벌이 뱉어 놓은 산이 그의 피부를 파고 들어서 화상을 입은 탓에 그의 발이 오그라들었다. 마흔이 되던해 나무에서 떨어졌다. 지금은 매일 등이 아프지만 여전히 매일 숲으로 가 아들이 자기처럼 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아이들 주변을 맴돈다. 아무런 교육도 받지 못해 아사이 채취 말고는 달리 돈을 벌 수단이 없는 것이다.

바구니 일곱개가 찼다. 올리베이라와 아내 호셀리아 페레이라 마토스 부부가 자식들이 나무에 오르는 걸 막았을 때도 있었다. 학교에 다녔으면 했다. 그런데 2019년 올리베이라가 말라리아에 걸려 몇 주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비를 낼 돈이 없었고 호세가 칼을 잡게 됐다. 이어서 동생도 나섰다. 학교도 다니고 있지만 그 때 이후 나무에 오르는 걸 그만둘 수 없었다.

바구니 열개가 찼다. "어휴 힘들다." 호세가 한숨을 쉬었다. 집에서 비디오게임이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엄마 호셀리아는 아사이를 바구니에 쓸어담으면서 같은 생각을 했다. 열 두살때 파라주 주도인 벨렘에 가서 8년 동안 가정부로 일했다. 자식들도 자기처럼 어린 시절을 모두 잃어버릴 것을 걱정하지만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 언제부터인지 아이들이 가족 생계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그때부터 아이들이 버릇없이 굴어도 내버려둔다.

아이들이 잠깐씩 이웃 아이들과 축구라도 할 때면 숲속이 비명소리와 웃음소리로 떠들썩해진다. 이 아이들 모두 몇시간씩 아사이 나무에 올랐다.

비쩍 마른 아이 하나가 "하루에 세바구니를 딸 수 있다"고 자랑했다. 옆에 있던 아이는 "난 네 바구니"라고 했다. 호세는 살짤 미소 지으며 다섯바구니를 딸 수 있다고 했다. 나무에서 내려와 집에 오자 다섯살 먹은 조카가 칼을 들고 나무를 오르면서 키득거리는 게 보였다. 식구들이 말릴 때까지 4m 이상 올라갔다. 아직 조카는 일을 시작할 만큼 크지 않았다.

열다섯 바구니 모두 찼다. 가족들이 물가에 옮겨놓고 보트가 오기를 기다렸다.

최근 몇 년 새 아사이 산업의 아동 노동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부 대형 수출업자들이 공정무역 인증을 받았다. 아동 노동을 시키지 않는다는 증명서다. 그렇지만 아사이 공급체인은 거의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연구자들은 말하고 있다. 공정무역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그들이 "아동 노동을 시키지 않는다고 보장할 가능성이 제로"라고 아사이 아동노동문제에 대해 2019년에 발표한 인류학자 뫁네 돈 탤리가 말했다. 아사이 채취에 종사하는 수만은 가족들이 전국에 퍼져 있고 대부분 문맹이어서 인증서가 뭔지 알 수조차 없다.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최초의 회사는 미국인 세명이 설립한 삼바손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635만톤의 아사이 과육을 미국에 수출했다. 이 회사는 과일을 채취하는 마을에 80만달러(약 9억4000만원)을 지원해 학교를 짓고 보건센터도 지었다고 밝히고 있다. 가난이 자신들의 "적"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삼바손에서 일한 네 사람이 최근 삼바손의 공정무역 인증과 아동노동 방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증언했다. 인증서 발급 담당자들은 가족들이 자식들을 일시키지 않아야 하지만 많은 가족들이 자식들이 일해서 벌어오는 돈을 포기할 형편이 못된다고 말한다. 삼바손은 인증서 발급에 따른 노동 관행을 지키도록 농부들을 장려하기 위해 개별 농부들에게 돈을 지급하지는 않는다.

익명을 원하는 한 농부는 "모두가 자식들을 일시키지 말라고 하는데 왜 돈을 주지는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가 받는 돈은 예전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삼바손은 공식 거래처가 아닌 곳에서 아사이를 매수하기도 한다. 아동노동을 배제할 수 없는 거래처다. 

호세의 가족은 일이 위험하다는 걸 안다. 강건너 병원에 입원한 소녀처럼 퇴원하면 다시 나무에 오르는 사람도 있다. ㅡ반면 척추를 다쳐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는 마그노 로드리게스 디아스 같은 사람도 있다. 90kg에 달하는 몸무게를 이기지 못할 것 같았던 나무에 올랐다가 6m 높이에서 떨어져 척추를 다친 채로 두시간 넘게 숲을 기어서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의 아들도 결국 나무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르지 말라"고 말은 하지만 아들이 말을 들을 것 같지는 않다. 정부 지원금 월 200달러(약 23만6000원) 만으로 가족들 모두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위험해도 아들이 나무에 오르겠다고 고집을 부릴 것 같다고 생각한다.

호세가 강가에서 기다리던 보트에 아사이를 싣는데 1분 남짓 걸렸다. 반갑다고 인사하는 일조차 없다. 50그루 가까이 올라 채취한 열다섯 바구니를 주고 40달러(약 4만7000원)가 못되는 돈을 받았다. "또 하루 했네" 엄마가 말했다. 아사이를 실은 보트는 아무 말없이 옆 집으로 옮겼다. 바구니당 3달러(약 3540원)이 못되는 돈을 주고 검은 황금을 사들여 도시에 파는 사람들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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