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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이 무너졌다…기술 아닌 탐욕 문제"[현산 광주참사⑤]

등록 2022.01.2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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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삼풍백화점 오버랩?…여전한 후진국형 참사
전문가 "인간의 탐욕·기술 과신이 사고 야기"
원가절감하려 공기단축…내팽개친 매뉴얼
당국 승인 없이 바닥 시공 공법 바꾼 정황도
되풀이된 참사…광주광역시 역량부족도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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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6일째인 16일 오후 공사중 붕괴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외벽에 걸쳐 있다. 2022.01.16. hgryu77@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붕괴 동영상을 보자 최상층에서 먼저 문제가 생겨 아랫층으로 쏟아지며 연쇄적으로 붕괴한 삼풍백화점 사고가 떠올랐다."

2022년 발생한 광주 서구 아파트 붕괴 사고를 두고 익명을 요구한 한 건축학 전문가는 1995년 붕괴한 삼풍백화점을 떠올렸다. 약 30년 전에도 '후진국형 참사'로 불렸던 사고가 새해 벽두에 또 다시 벌어진 것이다.

이번 사고는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 이로 인한 부실시공, 감독해야 할 지방자치단체의 능력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일어난 사고라는 지적이다. 기술은 진보했지만, 윤리는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이번 참사는 원가 절감을 위한 무리한 속도전이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하부층 콘크리트가 굳기 전 무리하게 타설 작업을 진행해 일이 났다고 보고 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강풍이 부는 겨울철엔 콘크리트가 더디게 굳는데도 충분히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개된 타설 작업 일지를 보면 30층 바닥은 5일, 25층과 27층은 6일, 37층은 7일 만에 타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동 타설은 사고발생일 기준 최소 12일부터 18일까지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고 해명한 HDC현대산업개발 측의 해명과 배치되는 것이다.

행정당국의 승인 없이 일부 공정을 변경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광주 서구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안전관리 계획을 승인받을 때 39층 바닥 타설을 일반적 거푸집 공법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39층 바닥 슬래브를 구성한 거푸집 아래에 지지대(동바리)를 받치기 여의치 않아 데크 플레이트를 사용한 공법으로 임의 변경한 정황이 의심돼 경찰 등이 해당 내용을 조사할 방침이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을 '인간의 탐욕'과 '기술 과신'으로 짚었다. 이미 만들어진 매뉴얼을 지켰다면 발생하지 않을 사고라는 평가다.

조 교수는 "책대로 하면 될 텐데, 인간의 탐욕이 사고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기술도 사람이 만든 것인데, 기술자들이 이를 너무 과신하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광주 학동 참사에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도 광주에서 또 이런 사고가 되풀이된 데에는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지자체의 역량부족도 한 몫 한다고 봤다.

조 교수는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이 1차적으로 책임을 져야겠지만, 이 정도 규모의 건설사업이라면 구청에 맡겨놓을 것도 아니다"라며 "서울시가 건설안전관리본부를 둔 것처럼 광역시급에서도 공법에 대해 판단할 전문가 집단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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