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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 박진영 숙원 풀었다…스트레이키즈 '빌보드200' 1위 왜?

등록 2022.03.29 13: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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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 2000년대 중반부터 '팝 본고장' 미국 진출 시도

2009년 원더걸스 '노바디', '핫100' 76위 등 쾌거

3세대 트와이스 '빌보드200' 3위…4세대 K팝그룹 선전

스트레이키즈, '마라맛'으로 인기…'즈즈즈' 중 한발 앞서가

[서울=뉴시스] 박진영. 2022.03.29.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영. 2022.03.29.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JYP엔터테인먼트 간판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Stray Kids·스키즈)가 미국 빌보드 메인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JYP 수장 박진영의 미국 진출 도전기가 재조명되고 있다.

K팝은 몇년 전부터 북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운 하이브가 선봉장에 서고 '슈퍼엠' 등 자사의 그룹들을 변주한 SM엔터테인먼트 역시 현지에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앞서 방탄소년단과 SM의 어벤저스 그룹 '슈퍼엠'이 '빌보드200' 1위를 먼저 찍었다. 스트레이키즈는 K팝 가수 3번째로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그런데 사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미국 진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회사는 박진영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CCO)가 이끌고 있는 JYP다.

2000년대 중반부터 '팝의 본고장'으로 통하는 미국 진출에 공을 들여온 박진영과 JYP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다. 박진영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으로부터 받은 영향력을 공공연하게 언급하는 등 미국 팝의 자장 안에서 음악을 해왔다.

2006년 미국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연하며 뉴욕타임스 등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를 발굴한 주인공이 박진영이었다. 그 역시 비의 프로듀서로 당시 현지 언론으로부터 주목 받았다.

비가 JYP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임정희, 지소울, 미쓰에이에 몸 담기도 했던 민 등을 앞세워 현지 진출을 시도했다. 2008년 미국에서 '더 JYP 투어'라는 이름으로 현지 투어도 돌았다.

비 이후 솔로가수들은 현지에서 주목받지 못했지만 2009년 그룹 '원더걸스'가 K팝 역사를 새로 썼다. '노바디'를 통해 국내 가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의 76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박진영이 현지에서 직접 전단지를 돌리며 원더걸스를 알렸을 정도로 발벗고 나섰다.

[서울=뉴시스] 스트레이 키즈. 2022.03.18. (JYP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스트레이 키즈. 2022.03.18. (JYP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박진영 본인은 프로듀서 겸 작곡가로 현지 가수들의 앨범에 참여해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미국 힙합 뮤지션 메이스(Mase)가 2004년 내놓은 앨범 '웰컴 백(Welcome Back)' 수록곡 '더 러브 유 니드(The Love You Need), 최근 '제7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이자 래퍼인 윌 스미스 앨범 '로스트 앤드 파운드'의 수록곡 '아이 위시 아이 메이드 댓' 등이다. 이들 앨범은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미국 진출은 다른 국내 기획사에 비해 활발하지 못하다는 인상이 짚었다. 국내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떨친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3년 전부터 서서히 반전의 조짐이 보였다. 2019년 회사의 간판 그룹들인 '트와이스'와 '갓세븐'의 미국 투어가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무엇보다 JYP의 슈퍼 루키 두 팀인 스트레이키즈와 '있지(ITZY)'가 현지에서 크게 주목 받으면서 앞날에 청신호를 켰다.

작년 10월 있지가 정규 1집 '크레이지 인 러브'로 '빌보드200'에서 11위를 차지하면서 JYP가 기세를 올렸다. 같은 해 11월 JYP 간판 걸그룹 트와이스가 정규 3집 앨범 '포뮬러 오브 러브 : O+T=<3'(Formula of Love: O+T=<3)'로 '빌보드 200' 3위를 차지하면서 바통을 이어 받았다.

거기에 이번에 스트레이키즈가 마침내 빌보드200 1위를 찍으며 박진영의 오랜 숙원을 풀어줬다. 

[서울=AP/뉴시스] 원더걸스

[서울=AP/뉴시스] 원더걸스

스트레이키즈, 급부상 왜?

앞서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 2018년 3월 데뷔와 동시에 빌보드를 비롯한 여러 해외 지표에서 성과를 거둬왔다.

빌보드의 '2018년 주목할 K팝 아티스트 톱 5'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트위터와 음악 스타트업 스페이스오디티의 '케이팝 레이더'가 발표한 'KpopTwitter 2020 월드 맵' 중 2019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1년간 트윗 언급량이 급증한 K팝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K팝 아티스트 톱 10'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또 2020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꼽은 '올해 최고의 노래 10'에 정규 1집 리패키지 음반의 타이틀곡 '백 도어(Back Door)'가 이름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뽐냈다.

2021년 6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믹스테이프(Mixtape) : 애'가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정상에 오르며 자체 첫 빌보드 주요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8월 발표한 정규 2집 '노이지(NOEASY)'가 히트시커스 앨범 4위, 월드 앨범 5위 등을 기록했다. 타이틀곡 '소리꾼'이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3위에 오르는 등 빌보드 총 7개 부문 차트인에 성공했다.

[서울=뉴시스] 트와이스 2022.01.28.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트와이스 2022.01.28.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노이지'는 130만 장의 판매량으로 가온차트를 운영하는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발표한 2021년 연간 앨범 차트 8위를 차지했다. JYP 소속 아티스트 최초 '밀리언셀링 아티스트'에 등극했다.

이번에 '빌보드 200' 1위를 달성한 '오디너리(ODDINARY)'는 지난 16일 오전 기준 선주문 수량 130만 장을 돌파하며 심상치 않은 인기몰이를 예고했다.

정식 발매 이틀 만에 한터차트 기준 누적 53만5540장의 판매고로 하프 밀리언 셀러에 등극한 데 이어 초동(발매일 기준 일주일 동안의 음반 판매량)은 전작 '노이지'가 기록한 64만 1589장 대비 약 21만 장 이상 증가한 85만 3021장으로 자체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오디너리' 역시 최종 판매량이 100만장을 넘길 것으로 예상돼 스트레이키즈는 2연속 밀리언셀러 등극이 확실시된다.

또한 '신메뉴(神메뉴)', '백 도어', '미로(MIROH)', '마에 페이스(My Pace)', '소리꾼'까지 총 다섯 곡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 억대 조회 수 반열에 올렸다. K팝 4세대 남성 그룹 중 가장 많은 억대 뷰 뮤직비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엠넷 '킹덤: 레전더리 워' 이후 비약적인 상승세를 거뒀다. 이 프로그램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한 '더보이즈'와 '에이티즈'와 묶여 4세대 K팝 보이그룹 대표 군단인 '즈즈즈'로 묶여 있었는데 이번 '빌보드 200' 1위로 앞서 나아가는 모양새가 됐다. '즈즈즈'는 한 때 K팝 팬들 사이에서 유행한 'EBS'(엑소·방탄소년단·세븐틴)을 잇는 K팝 그룹들로 지목되고 있다.

JYP의 보이그룹의 특징은 남성적이면서도 날렵한 퍼포먼스다. 2PM은 애크러배틱, 갓세븐은 발차기·터닝 동작 등 무술적 요소에 비보잉 스타일을 접목했다.

[서울=뉴시스] 있지. 2022.03.14. (JYP 엔터테인먼트, Warner Music Japan Inc.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있지. 2022.03.14. (JYP 엔터테인먼트,  Warner Music Japan Inc.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스트레이키즈 역시 화려한 퍼포먼스를 내세우는데, 음악을 자신들이 만드는 만큼 비트 이해력과 안무 소화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그룹 내 프로듀싱 팀 '쓰리라차'(3RACHA, 방찬·창빈·한과)를 주축으로 멤버 전원이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노래 해석력이 좋다. 이로 인해 화끈한 무대 연출이 가능했고 '매운 맛' '마라 맛' 그룹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아이돌 전문 기자'인 박희아 대중문화 전문 저널리스트도 "스트레이키즈가 표방하는 에너지 넘치고 강렬한 비트를 기반으로 한 음악 세계는 퍼포먼스에 최적화된 음악"이라고 분석했다.

박 저널리스트는 "해외 팬들이 K팝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화려한 퍼포먼스 때문이고, 스트레이키즈는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팀이다. 방탄소년단이 정서적으로 공감가는 메시지를 가지고 전세계 K팝 팬들을 흔들었다면, 스트레이키즈는 힘 있는 퍼포먼스로 시각적, 청각적 즐거움 위주의 음악으로 어필했다"고 부연했다.

이렇게 성장하는 스트레이키즈에 대한 박진영의 믿음도 멤버들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박진영은 '오디러니'를 준비 중이던 스트레이키즈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희만의 색으로 나아가도 돼."

JYP, 북미 진출 탄력 받을 듯

이번 스트레이키즈의 '빌보드 200' 1위로 JYP의 북미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스트레이 키즈 미니 앨범 '오디너리(ODDINARY)' 단체 이미지. 2022.03.28.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스트레이 키즈 미니 앨범 '오디너리(ODDINARY)' 단체 이미지. 2022.03.28.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때마침 JYP는 최근 북미 법인을 세웠다. K팝 저변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북미·글로벌 시장에서 자사 아티스트 및 사업 전반의 북미 거점 구축을 위해서다.

지난달엔 북미 최대 음악 레이블인 유니버설뮤직 그룹 산하 리퍼블릭 레코드(Republic Records)와 트와이스에 이어 스트레이키즈, 있지를 포함하는 전략적 협업 확대를 발표했다.

트와이스는 리퍼블릭 레코드와 함께 지난 정규 3집의 빌보드 200 3위 등극에 이어 최근 5개 도시, 7회 공연의 북미 투어를 모두 매진시키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JYP는 "JYP USA 설립을 통한 시너지 제고로 향후 스트레이 키즈와 있지 역시 북미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퍼블릭 레코드의 회장 만티 립먼(Monte Lipman)은 "JYP USA의 설립은 박진영의 비전과 JYP의 뛰어난 매니지먼트 역량의 유기적인 진화라 본다. 이를 통해 K-POP의 글로벌 확장은 물론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 있지의 미국에서의 더욱 거대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JYP USA는 신진 라인업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XH)와 엔믹스(NMIXX)의 향후 북미 진출 기반 또한 탄탄히 다질 예정이다.

일본에서 JYP가 프로듀싱한 니쥬(NiziU)가 성공한 것처럼 북미 현지 아티스트 발굴과 육성에도 힘쓴다. JYP의 현지화 전략인 글로벌라이제이션 바이 로컬라이제이션(Globalization by Localization)을 미국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JYP의 빌보드 차트 도전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빌보드 200' 1위에 이어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를 찍은 방탄소년단처럼, 스트레이키즈가 다국적 작곡가들과 함께 '틴팝'이나 '버블검 팝'을 선보일 가능성도 예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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