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바이오 투자 한파 속에도 '러브콜'…'프로탁' 뭐길래

등록 2022.05.19 15:10:36수정 2022.05.19 15:55:3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화이자·암젠 등 '표적단백질 분해 기술' 벤처와 계약

유한·동아·대웅 등 제약기업, 프로탁 투자 활발

"케미컬 제약사와 시너지 낼 수 있는 강점"

신약개발을 위해 활발히 연구하는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사진=유한양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약개발을 위해 활발히 연구하는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사진=유한양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최근 바이오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에서도 표적단백질 분해 기술(PROTAC·프로탁) 기업 업테라가 280억원 상당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기존 주주인 IMM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산은캐피탈, 인라이트벤처스가 시리즈A에 이어 후속투자를 확정했다.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메리츠증권으로부터는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셀트리온 출신 박사 5명이 2018년 설립한 업테라는 프로탁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 물질의 전임상을 진행하는 벤처다. 소세포폐암 등 6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프로탁은 세포 내 잘못 만들어진 단백질을 분해하는 UPP(유비퀴틴-프로테아솜 경로)를 인위적으로 극대화시키는 신약개발 기술이다. 기존 약물이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결합을 통한 기능 제어에 초점을 맞춘다면, 프로탁은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방식이다.

또 기존 약물이 표적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할 수 있는 특정 활성 부위나 결합 부위에 반드시 결합해야만 약효를 낼 수 있는 반면, 프로탁은 결합 부위와 상관 없이 표적단백질을 그저 분해할 수 있는 위치에 가깝게 붙들어 줄 수 있게 하면 된다. 아직 상용화된 약물은 없다. 해외에서 진행 중인 임상 1~2상 연구가 가장 앞서 있다.

프로탁 연구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형 제약사보단 바이오 벤처가 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기업들이 벤처와 손잡고 프로탁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초기 개발 진도에도 프로탁 기업들과 수조원대 계약을 맺었다.

작년 7월 화이자는 미국 프로탁 개발 업체 아비나스와 총 20억5000만달러(약 2조3600억원) 규모의 프로탁 유방암 후보물질(ARV-471)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ARV-471은 미국 임상 2상의 용량확장시험이 진행 중이다.

미국 암젠은 올해 2월 바이오 벤처 플렉시움과 새로운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를 발굴하기 위해 총 5억 달러(약 6300억원) 규모의 연구 협약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플렉시움은 고효율 세포 기반 스크리닝 기술로 구동되는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을 갖고 있다.

작년 11월 노바티스는 영국 두나드 테라퓨틱스와 최대 13억 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표적단백질 분해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도 케미컬(합성화학) 기술에 능한 대형제약사들의 프로탁 투자가 활발하다.

유한양행은 지난 4월 업테라와 라이선스 및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맺고 프로탁 기술을 이용한 염증유발 단백질 분해신약 개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동아에스티는 작년 한국화학연구원 및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프로탁 기술을 적용한 항암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는 화학연구원과 생명공학연구원이 공동 개발한 프로탁 기술이 적용된 항암제 물질을 확보해서 표적항암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작년 2월 핀테라퓨틱스와 단백질 분해 기술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유빅스테라퓨틱스와 공동연구 협약을 맺어,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기로 했다. 한국비엔씨는 지난 4월 표적단백질분해 약물 전문 온코젠의 시리즈A 투자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중장기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휴온스는 AI 신약개발 기업 팜캐드와 프로탁을 활용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또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찾아 분해시키는 지방간 치료제를 프로탁을 활용해서 개발 중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병을 유발하는 조절 가능 단백질은 20%밖에 안되는 반면, 프로탁은 단백질을 저해하지 않고 분해해 대안이 된다”며 “또 저분자 화합물 구조의 케미컬 의약품이라, 케미컬 제약사가 기존 기술로도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어 많이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