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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조만간 고갈돼 공세 약해질 것" 서방 고위 당국자

등록 2022.06.27 08: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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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도 지속 어려울 규모로 포격중

우크라군 서방 지원 가속화 곧 반격 나서

러군 연말이면 침공전까지 밀려나거나

아니면 작전 휴지기 길게 이어질 수도

15일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격렬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출처: AP *재판매 및 DB 금지

15일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격렬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출처: AP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의 군사력이 조만간 고갈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공세가 약해질 것이라고 서방 정보기관과 군사 전문가들이 예측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서방 고위 당국자는 "큰 피해를 입는 러시아군이 전투력을 회복하기 위해 상당기간 전진하기 어려운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평가는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를 완전 점령하고 강건너 리시찬스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등 진격하는 와중에 나와 주목된다. 러시아군이 리시찬스크도 점령하면 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거의 장악하게 된다. 그러나 리시찬스크는 도네츠강을 내려다보는 고지대에 있어 동쪽 방면에서 러시아군이 진격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북동부 이지움과 남동부 포스파나 방면에서 압박하면서 서쪽을 포위하는 전략을 쓰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나 말야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러시아군이 26일까지 루한스크 전역을 점령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방 고위당국자는 러시아군이 전세계 어느 나라도 오래 지속할 수 없는 양의 대규모 포탄을 쏟아부으면서도 "느리게" 전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군이 또 계속 장비와 인력 손실이 크다면서 공세를 지속할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의 소진 시점을 예측하지 않고 있으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정보 평가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앞으로 몇 달 동안만" 전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일 쥐트도이체 자이퉁 신문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자원이 고갈돼 더 이상 진격할 수 없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평론가들도 고질적인 병력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러시아군 블로거 유리 코티에녹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지역에서 충분한 물리력을 갖지 않고 있다…전선이 거의 1000km(그 이상)에 달하는 걸 감안하면"이라고 썼다. 그는 러시아군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50만 병력이 필요하지만 이는 대규모 동원을 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여태 자제해온 위험한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의 공세는 당초 여름이면 공격 능력이 소진될 것이라던 예측을 넘어서고 있다. 계약 군인들과 예비군 동원을 통해 약 4만~5만명의 병력을 보충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가 밝혔다. 러시아군은 전국 구석구석을 뒤져 구식 탱크를 동원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여전히 우크라이나군에 우세하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군 전사자가 하루 2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또 소련 시절의 탄약을 거의 소진했으나 서방 지원 무기는 아직 충분한 양이 전달되기 전이다.

다만 서방의 첨단 무기가 지원되면 우크라이나군의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벤 호지스 예비역 장군이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수개월 내 우크라이나군에 충분한 서방 무기가 도달하면 반격에 나서 전황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승리한다고 낙관한다. 연말이면 러시아군은 2월24일 시점까지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몇 주 뒤면 우크라이나군이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방의 무기 지원은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지원된 프랑스 카에사르 곡사포가 지난주 전장에서 발포하는 장면이 공개됐으며 독일 지원 판체르하우비체 2000 곡사포는 이번주 지원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5일 미국 지원 고기동다연장로켓(HiMARS)이 처음 전장에서 발사되는 장면의 동영상을 내보냈다.

그러나 마티아 넬레스 독일 정치 평론가는 우크라이나군의 상황과 전투력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어서 앞으로의 전황을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방 고위당국자는 러시아군 보유 탄약 재고량 정보가 부족하다면서 러시아군은 침공 초기 속전속결을 예상하고 탄약 재고를 확보하지 않았으나 이후 생산을 늘렸지만 러시아의 국방산업부문이 러시아군의 포탄 사용량을 뒷받침할 정도로 생산을 지속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마이클 코프먼 미 해군분석센터(CNA) 러시아 연구 책임자는 우크라이나군이 고전하고 있으나 무너지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부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에 피해를 입히고 있고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도 일부 진격하고 있어 러시아군이 돈바스에 투입된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지금까지 차지한 소규모 지역은 전장의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코프먼이 지적했다.

그는 "이 곳은 전쟁 전체로 볼 때 비중이 크지 않다. 지금은 전쟁 의지와 물자 능력이 중요하며 누가 먼저 장비와 탄약, 최우수 부대가 고갈되느냐는 문제다. 양국 모두 여름이 지나면서 능력이 고갈돼 상당기간 정체기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그때가 되면 우크라이나군에 충분한 탄약과 무기가 지원돼 반격에 나섬으로써 러시아군을 퇴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서방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성공하지 못하면 양측 모두 현 위치를 고수하면서 외교적 해결 전망 없이 오랜 정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양측 모두 점령지역을 늘리지 못하고 전선에서 물러나 재보급하는 작전 정체기가 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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