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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이승만 "권총 사용 안해"(종합)

등록 2022.11.04 1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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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소사실 제기하며 "피고인 2명 서로 공모하고 사전 계획"

이승만 측 "피해자 사망 인정하나 실탄 쏴 제압하거나 위협 안 해"

이정학 측 공소사실 모두 인정…檢, 재판부에 분리 증인신문 요청

이승만(위쪽)과 이정학(아래쪽) 몽타주와 얼굴 비교 사진.(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승만(위쪽)과 이정학(아래쪽) 몽타주와 얼굴 비교 사진.(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21년 전 대전 서구에서 발생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정학(51)은 첫 재판에서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으나 공범인 이승만(52)이 권총을 사용했다는 혐의를 부인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4일 오전 10시 230호 법정에서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이승만(52)과 이정학(51)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이승만은 과거 불법 복제 테이프 사업을 하다 2차례 단속당하고 구속돼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다”라며 “피고인들은 대구에 있는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01년 대전에서 만나 서로 크게 한탕 하자는 뜻을 모은 뒤 범행을 계획했으며 범행에 앞서 권총과 차량 등을 훔치고 2001년 12월 21일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공소사실을 제기했다.

이어 “12월 초순부터 중순까지 은행이 밀집된 지역을 돌아다니며 범행 장소를 물색하다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 주차장에 현금수송차량이 매번 비슷한 시간대에 도착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범행을 계획했다”라며 “범행 당시 이승만이 ‘꼼짝마 손들어’라며 권총을 들어 공포탄을 발사하고 피해자들을 위협했으며 이 틈을 노려 이정학이 현금수송차량에서 현금 가방 1개와 007가방 1개 등 총 2개의 가방을 훔쳤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은행 출납과장이었던 피해자 A(45)씨가 이승만에게 대응하기 위해 허리에 차고 있던 전기충격기에 손을 갖다 대며 대응 자세를 취하자 이승만이 권총 3발을 발사, 2발을 맞춰 A씨를 살해했다고 강조했다.

[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 = 2일 오전 9시께 대전 동부경찰서 정문에서 21년 만에 검거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승만(52)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2.09.02.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 = 2일 오전 9시께 대전 동부경찰서 정문에서 21년 만에 검거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승만(52)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2.09.02. [email protected]



이에 이승만 측 변호인은 “범행 당시 A씨가 사망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승만이 권총을 들고 피해자들을 겨눠 제압하지 않았다”라며 “권총으로 공포탄을 발사하거나 출납과장에게 실탄을 쏴 숨지게 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라고 말했다.

이승만 측은 범행에 앞서 이승만이 이정학과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실행하기로 모의한 사실도 부인하고 있다. 또 검찰이 제출한 진술 조서 등 일부 증거에 대해서도 부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정학 측 변호인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하며 제출된 증거 역시 모두 인정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검찰은 이정학에 대한 분리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고 이승만 측 변호인은 분리 증인신문 이후 피고인 신문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증인 신문 이후 검찰은 별도의 서증 조사기일을 통해 증거 능력이 인정된 증거에 대해 재판부에 추가로 설명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오후 2시 이정학에 대한 증인 신문을 이어갈 방침이다.

[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 = 21일 오전 9시 대전 둔산경찰서 정문에서 21년 만에 검거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정학이 고개를 숙인 채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9.02.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 = 21일 오전 9시 대전 둔산경찰서 정문에서 21년 만에 검거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정학이 고개를 숙인 채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9.02. [email protected]



한편 이승만과 이정학은 지난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둔산동에 있는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은행 관계자 3명이 현금 가방을 내려 옮기는 순간을 노려 권총으로 협박, 3억원이 들어있는 가방 2개 중 1개를 챙겨 달아난 혐의다.

이 과정에서 이정학은 현금이 들어있는 가방을 챙겨 범행에 사용한 그랜저XG에 실었고 이승만은 은행 출납과장 A씨에게 38구경 권총을 쐈으며 그 결과 A씨가 사망했다.

범행 후 약 300m 떨어진 서구 둔산동 소재의 한 상가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한 이들은 다른 흰색 차량으로 바꿔 타고 범행에 사용한 승용차를 버리고 도주했다.

범행에 사용할 권총을 구하기 위해 이들은 같은 해 10월 15일 0시께 대덕구 비래동 골목길을 배회하던 중 혼자 순찰돌던 경찰관의 권총을 탈취했다.

그랜저XG 역시 강도살인 범행 약 20일 전 수원에서 시동이 걸린 채 주차된 차량을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발생 후 21년 동안 미제로 남았으나 지난 2017년 10월 범행에 사용된 차 안에 남아있던 손수건과 마스크 등 유류물에서 발견된 DNA가 충북의 한 게임장 유류물에서 발견된 DNA와 동일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해당 게임장에 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1만 5000여 명을 조사했고 지난 3월 유력한 용의자로 이정학을 특정했다.

범인을 특정한 경찰은 지난 8월 25일 이정학을 검거했고 이승만과 함께 범행을 벌였다는 이정학 진술을 토대로 같은 날 이승만도 함께 체포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6년 공소시효가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인 이른바 ‘태완이법’이 2015년 7월 시행되면서 대전경찰청 미제사건전담수사팀은 사건을 계속 수사해 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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