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순간 두 손 자유롭게"…짐캐리 '도어 투 도어' 서비스
짐캐리 손진현 대표 "9월부터 서비스 예정"
KTX 특송 운영사 선정…내년 매출 100억원 목표
[부산=뉴시스] 이동민 기자 = 짐캐리 손진현 대표가 부산 동구 짐캐리 본사에서 지난해 부산시로부터 받은 '관광스타기업 인증서'를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3.03.29.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일상을 탈출해 버스와 지하철, 기차, 비행기를 넘나들며 여행지로 떠나는 여행객들은 설렘을 느낀다. 하지만 여행 중에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는 일은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장시간 끝에 숙소에 도착한 여행객들이 손에 쥔 캐리어와 어깨에 짊어진 배낭을 내려놓는 순간, 마음 속 설렘은 사라지고 온 몸엔 피곤함이 훅 밀려온다.
하지만 여행용 수하물 운송 전문 업체 '짐캐리(Zim Carry)'의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굳이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으로 예약만 하면 미리 챙겨 놓은 짐은 여행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여행객의 손을 거칠 필요가 없다. 집 문에서 출발한 짐을 숙소 프론트에서 마주할 수 있다는 게 '도어 투 도어' 서비스의 핵심이다.
도어 투 도어 서비스는 현재 짐캐리에서 운영 중인 기차역(부산·강릉역)이나 공항(김해·제주공항), 버스터미널(광주·여수·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부터 숙소까지 짐을 옮겨주는 서비스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형태다. 도어 투 도어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적으로 운영 지역이 확대되는 셈이다.
29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짐캐리 손진현 대표는 "현재 모 대형 택배사와 협력해 KTX 정차역으로 고객의 짐을 옮길 수 있는 라스트마일(last mile·기업과 고객 간 물류 단계) 배송 서비스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이라며 "이르면 오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이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배 기사들이 직접 문 앞에서 고객의 짐을 트럭에 실어 KTX 정차역으로 배송하게 된다. 열차를 통해 여행지로 특송된 짐은 곧바로 짐캐리가 운영하는 수송차량을 통해 고객이 예약한 숙소까지 옮겨진다.
손 대표는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통해 택배기사들이 짐을 소홀히 다룰 것을 염려해 운송차량마다 안전한 운송을 위해 짐캐리는 자체 제작한 캐리어 커버와 받침대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30여명 남짓한 직원들이 일하는 조그마한 스타트업임에도 이같은 전국적인 운송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약 5년간 여행용 수하물 운송업을 전문으로 쌓아 온 짐캐리만의 경험과 노하우, 여기에 대형 운송업체와의 경쟁을 뚫고 'KTX 특송 서비스'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데 있다.
손 대표는 KTX 특송 서비스에 대해 "지난해 12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 네트웍스가 운영해 온 이 서비스를 민간 업체에 맡기기 위한 공고를 냈다. 타 업체와의 경쟁을 거쳐 지난달 짐캐리가 운영사로 최종 선정됐다"면서 "짐캐리가 직접 KTX 정차역 간 수하물을 빠른 시간에 옮길 수 있는 미들 마일(middle mile·기업과 기업간 물류 단계) 배송 서비스도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형 운송업체와의 경쟁을 뚫고 선정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손 대표는 짐캐리만의 '친근한 이미지'를 꼽았다. 그는 "짐캐리가 운영하는 매장을 가보면 단순히 짐을 쌓아 놓은 창고라기 보다는 마치 캐주얼한 소품샵같은 인상을 준다"며 "고객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점이 우리의 강점 중 하나다. 여기에 여행객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운영한해온 것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짐캐리 김해공항점, 서울고속버스터미널점, 부산역점, 제주공항점 (사진=짐캐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짐캐리가 만들어진 계기는 무엇일까. 손 대표는 2016년 영국으로 연수를 갔을 당시 경험했던 이야기를 털어놨다.
"부산대 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학을 공부하던 중 영국으로 연수를 갔을 때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날 짐을 들고 쇼핑을 다녔습니다. 하지만 당시 짐을 맡길 곳이 없어서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었어요. 짐 없이 여행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착안해 사업을 해보자고 마음먹었었습니다. 연수를 다녀온 후 교수들에게 여행객들을 위한 맞춤형 여행 운송 관련 사업 아이템에 관한 자문을 구했더니 좋은 반응을 보여 2018년 창업하게 됐습니다."
손 대표는 대학원을 다니며 프리랜서 형태로 국제회의기획(PCO)과 관련한 일을 해왔던 것도 창업을 하는 데 큰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에 단체 관광객들이 방문하면 지역 호텔 등 숙박업소에 연결을 시켜주는 일을 했었다"며 "호텔 관계자들에게도 제 사업 아이템을 소개하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심지어 직접 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여행 관련 업체인 만큼 2020년부터 지속된 코로나19 대유행은 짐캐리에게도 큰 타격이었다. 그는 "수익은 없는데 임대료와 인건비는 계속 나갔다. 심지어 하루 수익이 5000원일 때도 있었다"며 "지금은 짐캐리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우리가 도약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역경을 딛고 KTX 특송 서비스 운영업체에 선정되면서 짐캐리가 매출 상승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된 후 그는 향후 목표에 대해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손 대표는 "2024년까지 매출액 100억원을 찍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최종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여행갈 땐 짐캐리'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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