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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3차원 우주 지도' 나왔다…韓 연구진도 참여

등록 2024.04.15 10:47:54수정 2024.04.15 11: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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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 프로젝트 1주년 첫 성과…110억년 전 은하·퀘이사 빛 관측

초기 우주 역사 처음으로 정밀 측정…향후 더 큰 우주지도 제작

DESI 연구진이 만든 약 600만개의 은하와 퀘이사의 거리와 방향이 찍혀 있는 우주의 3차원 지도. 적경 190도, 적위 14도에 이르는 하늘의 좁은 부채꼴 모양의 관측 자료로서 우리은하가 중심에 있다. 중심으로부터의 거리는 DESI가 관측한 적색이동에 해당한다. 이 중 적색이동된 약 27억 광년 안쪽의 모습을 확대한 큰 지도에는 중입자음향진동의 패턴인 여러 개의 공 모양이 선명히 보인다. (사진=DESI) *재판매 및 DB 금지

DESI 연구진이 만든 약 600만개의 은하와 퀘이사의 거리와 방향이 찍혀 있는 우주의 3차원 지도. 적경 190도, 적위 14도에 이르는 하늘의 좁은 부채꼴 모양의 관측 자료로서 우리은하가 중심에 있다. 중심으로부터의 거리는 DESI가 관측한 적색이동에 해당한다. 이 중 적색이동된 약 27억 광년 안쪽의 모습을 확대한 큰 지도에는 중입자음향진동의 패턴인 여러 개의 공 모양이 선명히 보인다. (사진=DESI)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우리나라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우주 지도'를 선보였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천문연도 함께 참여 중인 국제 공동 연구진이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 프로젝트 1주년을 맞아 그 첫 성과로 사상 최대 규모의 3차원 우주 지도를 공개했다고 15일 밝혔다.

DESI 프로젝트는 우주 전체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분광기로 우주 3차원 지도를 만드는 대규모 국제공동 프로젝트다. 한국을 비롯한 11개 국가, 70개 기관의 연구자 약 900명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주 키트피크 산꼭대기에 위치한 5000개의 작은 광섬유 로봇들로 구성된 다채널분광기를 장착한 망원경으로 먼 은하에서 나온 빛의 스펙트럼을 정밀하게 관측하고 암흑에너지를 연구하는 것이 DESI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연구진은 DESI를 활용해 지난 1년 간 지구로부터 최대 110억년 떨어진 은하와 퀘이사의 빛을 관측했으며, 이로부터 우주가 얼마나 빨리 팽창했는지 측정했다.

연구진은 전체 우주의 팽창 역사를 오차 범위 0.5%로 측정했다. 특히 지금부터 80억~110억년 전 사이의 초기 우주의 역사를 1% 오차 이내로 정확하게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ESI의 지난 1년 간 관측 데이터 규모는 지금껏 관측한 모든 3차원 분광 지도를 합한 것보다 크다.
퀘이사의 빛을 활용해 관측하는 이미지 상상도. (사진=DESI) *재판매 및 DB 금지

퀘이사의 빛을 활용해 관측하는 이미지 상상도. (사진=DESI)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진은 우주 초기에 퍼진 중입자들의 특성을 활용해 3차원 지도를 관측해냈다. 연못에 돌을 던지면 파동이 생기는 것처럼 우주 초기 플라즈마의 음향파는 공모양의 표면을 따라 고밀도 영역을 만드는 BAO(중입자 음향 진동)를 형성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패턴이 우주와 함께 팽창해나간다는 사실을 이용해 BAO 반지름이 변화하는 모습을 7개 서로 다른 시기에 대해 측정함으로써 우주 진화의 역사를 재구성했다. 이를 위해 가까운 우주에 대해서는 주로 은하의 분포를 사용했고, 먼 우주에 대해서는 은하보다 밝은 퀘이사(준항성전파천체) 데이터가 주로 사용됐다.

지금까지의 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우주의 진화 양상은 현대 우주론의 표준 이론인 '람다 차가운 암흑물질 이론(LCDM)'으로 설명할 수 있다. LCDM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에는 우주상수에 해당하는 암흑 에너지가 존재하고, 대부분의 물질은 차가운 암흑물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모형을 뜻한다.

연구진은 DESI 관측 자료, 플랑크 위성의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 자료, 제 Ia형 초신성 자료 등을 결합해 암흑에너지가 고정되지 않고 시간에 따라 변할 가능성이 95% 이상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DESI 연구진은 향후 총 300만개의 퀘이사와 3700만개의 은하를 포함하는 우주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이형목 중력파우주연구단 단장(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은 "DESI의 이번 결과는 초기 우주의 역사를 사상 최대 규모의 우주를 3차원으로 가장 정확하게 분석한 결과라며 "다만 허블 갈등은 여전히 중력파 활용 등 다른 방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샤피엘루알만 천문연 박사(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DESI 프로젝트를 통해 시간에 따라 암흑에너지의 특성이 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번 관측 데이터로 우주의 팽창 과정과 중력에 관한 다양한 이론들을 검증하고 암흑에너지 본질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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