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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GPS 교란 공격, 어떤 원리?…"항공기·배 위치 엉뚱한 곳에 있는 것처럼 기만"

등록 2024.05.30 14:46:33수정 2024.05.30 15: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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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 위성이 쏘는 신호보다 높은 세기로 방해전파 송출하는 전자전 기법

2만km 상공서 비추는 미약한 불빛, 서치라이트로 가리는 원리

방해전파 쏘거나 위성항법 정보 탈취 후 다른 위치정보로 조작 등 방식 다양

정부, 시간단위로 GPS 정상신호 모니터링…현재 '주의' 발령

[서울=뉴시스] GPS는 위성항법시스템 중 하나로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이 보내는 신호를 통해 위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사진=나사 사이언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GPS는 위성항법시스템 중 하나로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이 보내는 신호를 통해 위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사진=나사 사이언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북한이 대량의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린데 이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공격을 연이어 시도하고 있다. 지난 29일 새벽 서해 지역에서 남쪽을 향해 동시다발적인 GPS 전파 교란 공격을 감행한데 이어 30일 오전 서해 방한계선(NLL) 이북지역에 GPS 교란을 시도했다.

북한의 GPS 교란 공격인 이번뿐 아니라 지난 3월에도 있었다. 북한은 3월 5일부터 사흘간 서해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소연평도) 인근 상공에 GPS 전파 교란 신호를 발사했다.

2만200km 상공 백열등 관찰하는데 주변에서 서치라이트 켜는 것과 같은 원리


GPS는 24개의 인공위성에서 보내는 신호를 수신해 사용자의 위치를 계산하는 위성항법시스템(GNSS)이다. 고도 약 2만200km 상공 6개의 원 궤도에 4개씩 배치된다. 인공위성이 하루에 두 번씩 지구를 돌며 지구상의 수백만 개 GPS 단말기에 1초마다 위치값을 송신한다.

GPS 수신기가 전송된 신호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사용해 위치를 계산한다. 4개 이상의 위성을 포착하면 사용자의 3차원 위치(위도·경도·고도)를 알 수 있다.

GPS는 1973년 미국 국방부가 군사 목적으로 개발한 것이 시초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이용이 가능해졌다. 이외에도 러시아는 GPS를 대체하기 위해 자체 위성항법시스템 글로나스(GLONASS)을 갖추고 있다. 이외에 유럽연합이 갈릴레오, 중국 BDS, 인도 NavIC, 일본 QZSS 등으로 운영 중이다. 

GPS는 항공기나 선박, 자동차 등의 위치를 확인하는 내비게이션에 주로 쓰인다.
[서울=뉴시스] GPS 전파교란 방식. (사진=과기정통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GPS 전파교란 방식. (사진=과기정통부) *재판매 및 DB 금지



GPS 전파 교란 공격은 GPS가 수신하는 신호보다 높은 세기로 방해 전파를 송출해 정상적인 GPS 이용을 방해하는 공격 기법을 말한다.

위성에서 쏜 신호가 지구에 도달하면서 세기가 약해진다는 취약점을 이용한다. GPS 신호는 25와트(W) 출력으로 송신돼 지상에 도달하면 -160dBW로 극히 미약해져 주변 전파교란에 매우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GPS를 2만200km 상공 위성에 설치된 25W 백열전구를 지상에서 관찰하는 상황과 마찬가지 원리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GPS 수신기 근처에서 공격자가 100W의 강한 서치라이트를 비추면 간신히 보이던 백열전구 불빛을 식별하기 어렵게 되는 것과 유사하다.

전파교란 방식은 다양하다. 위성 신호보다 강한 방해 신호를 방출해 수신기가 GPS 신호를 제대로 수신하지 못하게 하는 일명 '재밍(Jamming)' 공격이 대표적이다. 공격 장치 제작이 쉽고 고출력으로 신호를 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군사용으로 주로 활용된다.

GPS 위성항법 정보를 뺀낸 뒤 다른 정보로 조작해 재방출함으로써 군 장비나 항공·선박 등이 공격자가 보낸 엉뚱한 위치를 자신의 현 위치로 착각하게 기만하는 '스푸핑(Spoofing)' 공격도 있다.

과기부 1시간 단위로 상황 모니터링…관심→주의→경계→심각 단계별 조치별 대응

정부는 상황에 따라 위기대응 단계 경보를 '관심→주의→경계→심각' 단계로 나눠 발령한다. 현재는 ‘주의’ 단계 수준이다.

GPS 전파 교란으로 혼신이 발생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방부, 국토부, 해수부 등에 상황을 전달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는 GPS 전파 교란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 모의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먼저 과기정통부가 국토부, 해수부, 이통사로부터 항공기, 선박, 이동통신 기지국 등에서의 GPS 수신장애 상황을 보고 받는다.

위기관리 경보 '주의' 단계 상황일 경우 유관기관 전파 등 초동조치를 추진하고 혼신원 탐지·제거를 위해 군과의 협력으로 현장에 혼신제거팀을 출동시킨다.

항공기, 선박, 이동통신 분야를 담당하는 관계기관·기업에서는 민간의 GPS 혼신피해 방지를 위한 자체 안전조치를 시행한다.

국토부는 항공 보안·위험 정보를 발행해 항공종사자와 공유하고, 해수부는 어선 안전 조업지도를 강화한다. 이통사는 기지국의 GPS 혼신전파 차폐시설, 항 재밍 안테나 등의 정상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장애가 발생한 안테나 설치위치를 임시로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실시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과기정통부가 가장 우선 적으로 현황을 확인한다. 현재 한 시간 단위로 체크하고 있다"며 "전 부처가 협력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GPS 교란으로 인한 군사작전에 제한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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