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세계, 브뢰겔 바벨탑 그림을 살펴라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한 나라의 경제 위기가 세계 경제를 뒤흔든다. 결혼관과 인간관, 가치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변했다. 사회적 신뢰도 무너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세계적으로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
‘바벨탑에 갇힌 세계화’는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피테르 브뢰겔(1525∼1569)의 그림 ‘바벨탑’(1563)을 통해 세계화로 인해 발생하는 세계적 혼동과 문제점을 파헤친다. 브뢰겔은 당시 세계가 경험한 사회경제적 변화를 바빌론시대 바벨탑을 이용해 한 편의 그림으로 표현했다.
바벨탑 그림은 서양문화에서 경제·사회적 변화의 위협을 표현하는 원형이다. 저자는 바벨탑을 이용해 신자유주의 경제 이론을 실현하는 경제 세계화와 주주 가치를 지향하는 기업 정책의 극대화 분위기에서 파생된 경제·사회적 변화가 불안을 부추기고 인간의 영혼을 잠식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사회 근본이 흔들리고 붕괴의 위기에 처한 오늘날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옛 사회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는 브뢰겔 시대의 사회 상황과 닮아 있다는 것이다. 브뢰겔의 그림은 급변하는 세계화로 빚어진 비정상적인 사회문제가 현재에도 언제든지 잘못 진행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매우 은밀한 비판과 풍자를 통해 상기킨다는 판단이다.
특히, 저자는 브뢰겔이 그림 곳곳에 숨겨놓은 이야기들을 구체적으로 풀어내고 현 상황에 적용해 설명한다. 바벨탑 하단부를 보면 문제가 있음이 금방 눈에 띈다. 건축물의 한 부분은 무너져 내렸고, 미세한 균열이 있다. 건물 붕괴 위기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당시 벌어지고 있던 종교·사회적 갈등을 브뢰겔은 이렇게 표현했다. 이는 작금의 사회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벨탑 꼭대기에 걸린 먹구름처럼 세계화의 미래가 혼란과 어둠 속에 갇힐지 모르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세계화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는다면 그 흐름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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