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마스터](16)'우리도 CEO!' 사업으로 성공한 스타들

하지만 농구 선수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기간은 한정되어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개 30대 중반이면 현역 은퇴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선수들이 기를 쓰고 구단으로부터 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려고 하는 이유다.
'모아둔 돈이 있으니 평생 먹고 살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2008년 '토론토 선(Toronto Su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0% 이상의 선수들이 은퇴 후 5년 내에 파산위기에 처한다고 한다.
가족과 친구들의 생계까지 돕다 보니 금방 잔고가 바닥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무분별한 소비 생활과 각종 소송 등으로 돈을 써버리는 경우도 있다.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는가 하면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인해 2~3명 이상의 여성들에게 위자료와 양육비를 쓰는 선수들도 있었다.
시카고 불스 왕조의 일원이었던 제이슨 캐피(37. 203cm)는 빚을 갚으려고 챔피언 반지까지 팔아야 했다. 1985년 보스턴 셀틱스 우승의 일원이었던 레이 윌리암스(46. 191cm)는 1994년에 파산해 얼마 전 홈리스(homeless)로 지낸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데릭 콜먼(43. 208cm), 앤트완 워커(33. 206cm), 아이재아 라이더(39. 196cm)등도 위 사례에 해당하는 선수들로 현역 시절 남부럽지 않은 고소득자로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지만 지금은 주위로부터 안타까움만 사고 있다.
스카티 피펜(44. 201cm)이 현역 복귀, 지도자 데뷔 등을 희망했던 이유가 사업 실패로 인한 부채 증가 때문이었다는 설도 있다. 급전이 필요했던 피펜은 해외리그에서 깜짝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대로 철저한 준비로 코트 밖에서 '사장님' 소리를 듣는 전·현직 선수들도 있다.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과연 내게 또 한 대의 자동차가 필요한가?"
▲ 구단주가 된 마이클 조던
마이클 조던(47. 198cm)은 NBA 전·현직 선수 중 가장 스케일이 큰 비즈니스 맨이다.
그는 올해 3월 NBA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구단주가 됐다. 전직 구단주 로버트 존슨이 갖고 있던 지분을 사들이면서 팀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된 것.
구단주는 조던의 오랜 꿈이었다. 조던은 지난 2000년 워싱턴 위저즈의 지분을 일부 인수해 농구단 운영에 참가한 바 있다.
그가 샬럿 밥캣츠의 구단주가 된 후 관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구의 아이콘으로서 조던이 갖고 있는 상징성과 그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잘 활용해 지역사회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샬럿도 명문 구단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조던은 나이키 에어조던 시리즈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나이키 농구는 조던 시리즈를 독립시켜 '팀 조던'을 탄생시켰고, 많은 NBA 스타들이 에어조던 시리즈를 신으며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던 역시 이 브랜드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조던은 시카고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도 경영했지만,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트도 부친이 뛰었던 이탈리아 밀라노 구단의 지분을 소유한 바 있으며 아비다스 사보니스(45. 221cm)도 은퇴 후 모국 리투아니아의 친정팀 잘기리스의 회장이 됐다. 잘기리스는 최근에도 자국리그 우승을 거머쥐는 등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유럽 명문팀이다.
▲ 사업가로 변신한 매직 존슨
매직 존슨(50. 206cm)은 은퇴 후 더 많은 부를 쌓은 보기 드문 케이스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그는 농구 방송 패널이자 LA 레이커스의 지분소유자, 그리고 극장 및 외식업 경영자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또, 매년 저가형 농구화가 매직 존슨의 브랜드를 달고 출시되고 있다.
존슨은 다른 농구선수들과 달리, 지도자보다는 사업가가 꿈이었다. 1991년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을 밝히고 코트를 떠났던 매직은 1993년 위기에 빠진 친정팀 레이커스를 구하기 위해 감독으로 돌아왔지만 연패의 쓴맛을 보면서 다시 물러나야 했다.
이후 한 차례 선수 복귀(1995년)를 제외하면 존슨은 대부분의 시간을 사업에 투자했다.
레이커스 지분 구입은 그 시작과도 같았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1994년 레이커스 제리 버스 구단주로부터 100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입해 경영에 참가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1995년에는 극장 사업에 투자해 수익을 얻었으며 2006년 소덱소 USA(Sodexo USA)와 손잡고 시작한 외식업 역시 대히트를 치면서 '사업'만 놓고 보면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NBA 은퇴 선수가 되는데 성공했다.
▲ 농구화 브랜드 런칭한 마버리와 샤크
포인트가드 스테픈 마버리(33. 188cm)는 코트에서는 '악동'으로 소문난 선수이지만, 코트 밖에서는 많은 선행으로 주목을 받았다. 평소 어려운 이들을 돕는데 앞장섰던 그는 2006년 런칭한 스포츠 의류 전문브랜드 '스타버리(Starbury)'의 대표이기도 하다.
스타버리에서 출시되는 농구화나 의류는 대부분 저가형이다. 마버리는 100달러가 넘는 고가의 농구화를 살 형편이 안 되는 이들을 위해 20~30달러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스포츠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그는 지난 2009~2010시즌을 중국리그에서 뛰었는데, 전문가들은 금전적으로 아쉬울 것 없는 마버리가 굳이 중국까지 가서 플레이한 이유가 바로 자신의 브랜드 홍보를 위해서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샤킬 오닐(38. 216cm)도 비슷한 이유로 2000년대 초 '덩크맨'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했다. 오닐은 데뷔 초기 리복과 함께 '샤크 어택' 시리즈로 큰 인기를 끌었다. 레이커스 이적 후에도 높은 인기를 누렸던 오닐이라면 더 좋은 브랜드에서 대접을 받으면서 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마다하고 굳이 덩크맨이란 브랜드를 만든 것은 바로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그는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어렸을 때 나는 부모님께 150달러나 되는 농구화를 감히 사달라고 말씀조차 드리지 못했다. 올랜도에 입단했을 때도 어머니께서는 '왜 너의 농구화는 그렇게 비싸게 파느냐'고 나를 꾸짖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것은 리복이 정한 가격이지, 내가 정한 가격이 아니었다"고 말한 존슨은 "내가 그렇게 말씀드리자 어머니께서는 '난 그런 식으로 번 돈은 필요 없다'면서 화를 내셨다"라며 덩크맨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덩크맨은 100여 개의 모델을 출시했으며 오닐은 최근 덩크맨 브랜드의 영업 및 경영을 중국 브랜드에 일임했다. 오닐은 올랜도 지역에서 부동산 사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 '제2의 대너 화이트 되고파!' 글렌 라이스
농구 선수 중에는 격투기나 프로레슬링을 좋아하는 선수가 많다.
일례로 켄들 길(42. 196cm)은 일리노이주에서 프로 복서로 진출했고, 칼 말론(46. 206cm)과 데니스 로드맨(49. 201cm)은 현역생활 중에 WCW 프로레슬링 쇼에 출연해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오닐과 마크 큐반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도 WWE의 주간 프로그램 '러(Raw)'에 출연했다. 오닐은 은퇴 후 격투기 선수로의 전향도 계획하고 있다.
1997년 NBA 올스타 MVP 글렌 라이스(43. 201cm)는 소문난 MMA 마니아다.
그는 올해 2월 '지-포스 파이스 G-Force Fights'라는 마이애미의 프로모션 전문회사의 대표가 됐다. 헥터 롬바드, 호르헤 마스비달 등이 출연한 MMA '배드 블러드3'가 바로 라이스의 회사가 기획한 이벤트다.
라이스의 1차 목표는 팬의 입장과 사업가의 입장에서 최고의 경기를 만드는 것. 더불어 평소 좋아했던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하도록 돕고, 계약 문제도 자신의 경험을 거울삼아 돕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최종목표는 바로 UFC 대표 대너 화이트처럼 되는 것이다.
라이스는 "격투기 세계에 몸담고 있는 사업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사람"이라며 "이제 겨우 첫 발걸음을 내딛었을 뿐이지만 언젠가는 화이트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사업가를 꿈꾸는 르브론 제임스
현역 선수 중 자신을 활용한 사업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이는 바로 르브론 제임스다.
2003년 NBA에 진출한 이래 제임스는 선수연봉 외에도 나이키와 어퍼덱 등 수많은 업체와 맺은 후원 계약 덕분에 엄청난 돈을 벌어왔다.
그러나 제임스는 당장의 수입보다는 자신을 활용한 사업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조던이 농구 선수가 가야 할 길에 획을 그은 것은 맞지만 나는 나만의 영역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말 그대로, 자신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제임스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믿고 자라온 친구들과 나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20대인 친구들이 제임스의 명성에 흠집을 낼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제임스는 "커리어가 끝날 무렵, 내 친구들이 어떤 평가를 받고 어떻게 기억될 것인지 꼭 지켜보기 바란다"라며 무한한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탄생한 그룹이 바로 'LRMR 마케팅 그룹'이다. 오랜 친구이자 제임스의 실질적인 에이전트 마베릭 카터가 선두에 있는 LRMR 마케팅은 아직까지는 제임스의 활동 외에는 수입이 없지만, 곧 크리스 폴(25. 183cm)과 존 월(20. 193cm) 등 쟁쟁한 선수들을 고객으로 유치할 것으로 보여 도약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고(故) 조지 마이칸은 은퇴 후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었다. 존슨의 우상이었던 데이브 빙(66. 191cm)은 은퇴 후 철강 산업에 진출해 부를 쌓았다. 지금은 디트로이트 시의 시장이 됐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농구단 운영을 맡고 있는 조 두마스(47. 191cm)는 디트로이트 테크놀러지의 CEO로서 명성을 떨쳤고, 최근에는 미시건 주에 스포츠/레저 복합시설인 '조 두마스 필드하우스(Joe Dumars Fieldhouse)'로 성공을 맛봤다. 두마스는 지속적으로 지점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0년대에 뛰었던 그렉 앤서니(42. 188cm)와 대니 페리(43. 208cm) 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단장은 주식 투자에서 재미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또, 크리스 밀스(40. 201cm)는 자동차 튜닝 전문점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폴 피어스(35. 201cm), 브라이언트, 래리 휴즈(31. 196cm) 등 주로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선수들이 밀스의 단골 손님이다.
<자료 = N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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