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시스터즈, 장기하에서 독립 '저렴한 신비주의'

【서울=뉴시스】박동욱 인턴기자 =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독립한 가수 미미 시스터즈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미 시스터즈는 지난 18일 첫 앨범 '미안하지만…이건 전설이 될거야'를 발표했다. [email protected]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코러스와 안무를 맡았던 '미미 시스터즈'가 첫 앨범을 내놓고 드디어 입을 열었다.
'큰 미미'와 '작은 미미'로 구성된 미미시스터즈는 2008년 장기하와얼굴들이 '싸구려 커피'로 데뷔할 당시 무대에서 두꺼운 메이크업에 선글라스를 낀 채 요상한 춤을 춰 주목 받았다. 특히, 앙 다문 입술로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는 나름의 '신비주의'로 인기를 끌었다.
침묵의 정도가 얼마나 심했으면 2009년 라디오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가수 인순이(54)가 미미시스터즈에게 인사성이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을 정도였다.
막상 입을 연 두 사람은 그러나 "우리 같은 사람이 앨범을 낸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답변하는 등 겸손함 그 자체다. 장기하 뒤에 있었을 때 느낄 수 없던 음악에 대한 열정도 그득했다.

【서울=뉴시스】박동욱 인턴기자 =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앞 놀이터에서 가수 미미 시스터즈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록의 대부' 신중현이 작곡하고 '바니걸스'가 부른 '우주여행', 김창완이 프로듀서로 나서 가수 인희 1집에 수록한 '폭탄소녀'를 '다이너마이트 소녀'로 리메이크했다.
"이런 거장들과 다시 작업하지 못할 것 같아서 지은 제목"이라며 웃었다. 큰 미미는 "우리가 열정은 있는데 반해 백지 같아서 기꺼이 도움을 준 것 같다"며 "무엇보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아준 것 같아 기쁘다"는 마음이다.
이들의 음악은 1950~70년대를 풍미한 '펄시스터즈'와 '바니걸스', '숙자매' 등을 연상케 한다. 1960년대 초 유행한 서핑 사운드부터 당시의 사이키델릭한 정서, 1970년대 솔 사운드, 1990년대 그런지·펑크까지를 두루 담았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시스】박동욱 인턴기자 =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앞 놀이터에서 가수 미미 시스터즈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자신들의 음악을 '록 스피리트'라고 정의했다. "물론 가창력이 뛰어난 로커들은 많다"면서도 "록 음악은 테크닉보다 정신이 중요한 음악이다. 우리 같이 다소 실력이 부족한 사람이 음악에 대한 열정을 표하기에 덧없이 좋은 장르"라며 의욕을 보였다.
자신들을 감춘다는 점에서 신비주의는 분명하지만 '저렴한 신비주의'를 표방한다. "돈이 적게 들기 때문"이라며 즐거워한다. "좋은 은신처도 있어야 하는 등 진짜 신비주의는 돈이 많이 든다"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신비주의지만 엉성하다. 그런 점을 팬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다"고 깔깔거렸다.
장기하와얼굴들과 헤어진 이유는 "각자 하고 싶은 음악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에 장기하의 새앨범이 나온다"며 "그 앨범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왜 따로 음악을 하고자 했는지"라고 귀띔했다. 그래도 "서로의 공연에 게스트로 나가는 등 의지하며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박동욱 인턴기자 =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독립한 가수 미미 시스터즈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미 시스터즈는 지난 18일 첫 앨범 '미안하지만…이건 전설이 될거야'를 발표했다. [email protected]
대다수의 팬들은 이들의 이름, 성, 그리고 얼굴도 모른다. 작은 미미는 "우리는 음악하는 것 외에 다른 일도 하는 사람들"이라며 "우리의 개별적인 모습과 미미시스터즈와의 관계는 일종의 클라크와 슈퍼맨과의 관계를 떠올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큰 미미는 "우리가 50, 60대까지 음악을 하고 있어도 팬들이 우리의 정체를 알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모종의 암묵적 합의가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본 모습을 알면 재미없다."
"우리는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에요. 누차 말하지만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전설이 될 만한 일이죠. 팬들이 그런 면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아요. 자기네 같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음악을 하는 모습에서…. 우리의 익명성이 팬들이 투영할 수 있는 부분이 되는 거죠."

【서울=뉴시스】박동욱 인턴기자 =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독립한 가수 미미 시스터즈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미 시스터즈는 지난 18일 첫 앨범 '미안하지만…이건 전설이 될거야'를 발표했다. [email protected]
시종일관 삶에 대해서는 유쾌하고 음악에 대해서는 진지하던 두 사람은 총총히 사라졌다. 그리고 흥겨운 멜로디가 인상적인 스윙 록&롤 '미미미미미미미미'를 저녁 어스름 서울 홍대앞 놀이터에서 부르며 오늘 하루도 음악으로 마감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