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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 저가항공사, 국내 넘어 국제선 '무한경쟁' 돌입

등록 2012.11.11 07:11:19수정 2016.12.28 01: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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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가격경쟁 국내 LCC 기대와 우려

【서울=뉴시스】양길모 기자 = 최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저가항공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저가항공은 물론 해외 저가항공사들까지 국내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전쟁을 벌이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의 수송실적은 올 상반기 600만 명이 넘어섰으며, 3분기에는 33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났다. 더욱이 최근 미국 보잉사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저가항공 시장이 매년 13%씩 성장해 기존 19%에서 2020년에는 31%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국내 저가항공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국내 저가항공은 물론 국내 시장에 맞춤 전략으로 뛰어든 외국 저가항공과의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에서는 이미 대한항공의 저비용 항공사인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등을 비롯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5개의 LCC가 운항 중이다.

 여기에 일본의 전일본공수(ANA)는 홍콩 투자그룹과 저가항공사 '피치항공'을 비롯해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과 QPR로 이적한 박지성 선수를 내세워 본격적인 '한국 마케팅'을 하고 있는 에어아시아까지 LCC시장 무한경쟁시대다.

 지난 5월 취항한 일본 최초의 LCC 피치항공은 인천~오사카 노선의 경우 최저 7만5500원부터 29만5500원 사이에 편도 항공권을 내세우며 가격경쟁에 돌입했으며, 이용 승객을 위해 간사이 공항 인근 호텔을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아시아 1위의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나도 에어아시아재팬의 첫 국제선 취항지로 한국을 선택, 가격 파괴를 선언했다.

 특히 에어아시아재팬은 취항 특가로 2000원에 항공권을 판매하는 등 2만 원대 항공권을 선보여 차별화된 가격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토니 페르난데스 CEO는 "한국의 LCC는 요금 등을 봤을 때 정통 LCC라고 볼 수 없다"며 "에어아시아가 개척할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한 국내 LCC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에어아시아나는 국내 취항하자마자 에어부산은 내년 하반기부터 실시할 부산-나리타 노선 증편(일 1회→2회) 계획 및 최저가 항공권 판매를 선언했다.

 에어부산에 따르면 최저가 항공권의 운임 차는 9100원(한국발)으로, 에어아시아나가 저렴한 반면 카드 결제 수수료, 수하물 요금 등을 감안하면 에어부산이 결과적으로 2만6000원 가량이 저렴하다고 밝혔다.  

 카드 결제만 가능한 에어아시아나의 경우 3100원의 결제 수수료가 붙을 뿐 아니라 수하물 요금(20㎏ 기준 1만8200원), 유료 좌성지정(5400원) 및 기내식(8855원) 등 비용이 추가되는 반면 이 모든 부분에 대해 에어부산의 경우 무료다.

 또한 피치항공과의 오사카 노선에 대한 경쟁도 불이 붙었다.

 피치항공이 인천~오사카 노선 취항기념으로 편도 2500엔(약 3만원)의 특가 항공권 및 오사카에서 후쿠오카까지 잇는 국내선에서도 500엔(약 6000원)의 왕복항공권을 내놓았다.

 이에 피치항공과 노선이 겹치는 이스타항공은 최근 인천~오사카 노선 취항을 기념해 편도 항공권 4만9500원짜리를 내놨으며, 제주항공도 인천~오사카~김포 노선 왕복항공권을 15만원에 판매한다.

 이처럼 급격한 저가항공 시장의 변화에 대해 국내 LCC들 사이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치열한 경쟁 속에 어떻게 살아남느냐의 문제다. 항공시장의 특성상 진입장벽은 없지만 가격 경쟁이 시작되면 수요가 많으면 많을수록 적자노선이 될 수 있고 결국 경영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한 LCC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유경쟁이니까 우리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긴 하다"면서도 "시장 초기에는 시장을 선점하려고 끊임없이 저가로 내려갈 텐데 한국 항공사들이 견딜 수 있느냐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런 기회가 저가항공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고 우리나라를 출발하는 동아시아 노선에서 국내 LCC들이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당장은 LCC간의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를 기점으로 하는 동아시아 노선에서 LCC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한 LCC 관계자는 "동아시아 노선에서는 LCC가 대세라는 걸 소비자가 인식하게 된다면 오히려 기존 프리미엄 항공사들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며 "동아시아권에서 저비용 항공사들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자 위기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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