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KS 우승]박한이, 부진·부상 딛고 일어서 품은 MVP

박한이는 1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이 끝난 후 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73표 가운데 40표를 획득,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이번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가면서 한국시리즈 MVP는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았지만 7차전에서 3안타로 맹타를 휘두른 박한이가 채태인(14표), 오승환(10표), 차우찬(9표)를 따돌리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부상과 부진을 딛고 안은 영광이다.
박한이에게 이번 시리즈는 녹록지 않았다. 그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 중지를 다쳤다. 이 부상 여파로 2차전에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던 박한이는 치료에 전념, 3차전부터는 선발 출전했다. 박한이는 "손가락을 빨리 낫게 하려고 정말 치료를 열심히 받았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진이 박한이의 발목을 잡았다. 박한이는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4차전까지 14타수 1안타에 그쳤다. 타율이 0.071에 불과했다. 잘 맞은 타구도 야수 정면으로 가면서 좀처럼 풀리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다.
주춤했던 박한이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살아났다. 이후 박한이의 타격감은 완전히 회복됐다. 중요한 순간에는 박한이가 있었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박한이의 안타는 1개 뿐이었지만 그것은 천금같은 적시타였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5-5로 맞선 8회초 1사 2,3루의 찬스 때 타석에 들어선 박한이는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려있던 삼성을 살리는 안타였다.
당시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타점에 타이를 이룬 박한이는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니 6차전에서 경기하다 보면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다. 앞으로 잘 풀릴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자신을 향한 다짐같은 말이기도 했다. 그리고, 박한이는 6, 7차전에서 자신의 다짐을 지켰다.
박한이는 6차전에서 팀이 3-2로 조금 앞선 7회말 2사 1,2루의 찬스때 타석에 들어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올렸다. 삼성의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포였다.
박한이의 방망이에 붙은 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았다. 7차전에서도 그는 5타수 3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도 고비마다 박한이가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삼성이 0-1로 뒤진 1회말 중전 안타를 때려낸 박한이는 채태인의 2루타로 3루를 밟았다. 박한이는 1사 만루에서 나온 박석민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팀에 동점이 되는 점수를 선사했다.
1-2로 끌려가던 5회 공격의 물꼬를 튼 것도 박한이였다. 5회 선두타자로 나선 박한이는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때려냈다. 채태인의 내야안타와 최형우의 볼넷으로 3루까지 나아간 박한이는 이승엽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6회에는 두산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흐름을 장타 한 방으로 차단했다.
6회 선두타자 정병곤이 안타를 치고 나간 후 배영섭이 스리번트로 아웃되면서 흐름은 두산 쪽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이어 타석에 들어선 박한이가 좌중간을 완전히 꿰뚫는 2루타를 작렬해 다시 분위기를 삼성 쪽으로 끌어왔다.
박한이의 2루타로 분위기가 살아난 삼성은 상대 실책 등에 힘입어 6회에만 대거 5점을 수확, 승부를 결정지었다.
부진과 부상을 이겨낸 맹활약 덕에 박한이는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MVP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자신과의 약속과도 같았던 "앞으로 잘 풀릴 것"이라는 말은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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