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백민석, 10년 절필 끝냈다…컴백소설 '혀끝의 남자'

절필과 잠적 끝에 10년 만에 돌아온 작가 백민석(42)이 27일 소설집 '혀끝의 남자' 출간 간담회에서 그간 달라진 점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2003년 돌연 절필 선언한 백씨는 이번 소설집과 이 책의 표제작이 실린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의 기획 좌담으로 문학의 기지개를 다시 켜게 됐다.
1995년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내가 사랑한 캔디'를 내고 혜성 같이 등장한 백씨는 이후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목화밭 엽기전' 등 8권의 장편소설과 소설집을 통해 실력을 인정 받았다. 젊은 세대의 허기와 갈증, 시대와 계급을 향한 분노를 현대적이면서도 지적인 문체에 담아 '백민석키드'를 양산하기도 했다. 젊은 문체, 발랄한 감수성으로 1990년대 문학의 뉴웨이브를 이끌었다.
이런 그가 문학계로 다시 돌아온 데는 과학평론가인 주일우(46) 문학과지성사 대표 덕이 크다.
문학과지성사는 발표된 지 10년이 넘는 작품 중 가치를 인정할 만한 것을 명작선에 넣는다. 주 대표는 백씨가 1995년 내놓은 '헤이 우리 소풍간다'를 여기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백씨에게 연락했고, 지난 6월6일 만났다.
백씨는 "원래, (돌아올) 예정이 없었다"고 말했다. "문학과지성사와 인연이 돼 돌아왔어요. 작가를 시작한 것도, 다시 돌아온 것도 문지를 통해서네요. 주 대표님의 연락이 없었으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계속 살았을 거예요."
소설가로 복귀하기 위한 의지는 주 대표와 이야기하다가 생겼다. "(집필을) 그만 두기 전에 문지랑 계약을 하고 책을 못 냈는데, 그 생각도 나고 해서요."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백씨는 "회사에서 좀 더 나은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4년제 학위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전문대를 나와서 회사에서 더 나은 자리에 올라가기는 힘들 것 같더라고요."
문학인으로서가 아닌 생활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는 얘기다. 직장 역시 문학과 상관이 없는 곳이었다.
다만, 영문학을 전공하면서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1812~1870)의 작품을 좋아하게 됐다. 특히 그의 대표작 '위대한 유산'에 대해 졸업 논문을 쓰기도 했다.
그 외 문학은 일절 읽지 않았다. "인문학을 주로 읽었고, 소설은 안 읽었어요. 의식적으로 외면했죠. 알코올 중독증이 술 끊듯, 다 끊었어요."
절필은 우울증 때문이었다. "한국 사람 10명 중 3명이 우울증이라고 하잖아요. 지금은 괜찮아요. 이렇게 웃고 있잖아요. 울 수 없어서 웃는 것이기는 하지만요."
당시 작품에 대한 불만도 한몫했다. "갈수록 엉망이 되더라고요. 이것을 계속 써야 하느냐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이 망가지면서 작품까지 같이 망가질 필요가 있겠냐고 생각한거죠. (절필 선언 전 쓴 글들이) 정말 좋지 않아, 거의 뺐어요. 수록한 글도 많이 고쳤죠."

특히, '혀끝의 남자'는 인도를 다녀온 이야기다. 여행기라기보다는 '머리에 불을 이고 혀끝을 걷는 신'에 대한 이야기다. 백씨는 이 신을 자신만의 신으로 명명한다. 그 신은 오직 혀 위에서 불탄다. 이 신을 발견하는 일은 백씨가 언제나 소설가였다는 확신을 갖게 만들었다.
15년 전에 떠올렸다, 그간 묵혔던 이야기를 이번에 끄집어냈다. "절필하고, 10년 동안 궁금했어요. 왜 사람들이 종교에 끌리는가에 대해서요. 저도 교회에 나가려고 시도를 했는데 이유를 모르겠더라고요. 아직도 모르겠어요. 지금 쓰고 있는 글도 종교에 대한 것인데, 쓰면서 알아보려고 해요."
글을 다시 쓰기로 결정한 뒤 직장도 그만 뒀다. 글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만 두기 직전에 쓰고 싶은 글들이 있었는데, 그것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완성도 있는책을 좀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작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다. "(작가로 등단한 지) 20년이 돼 가는데 있는데 대표작이 하나 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 대표는 "백 작가가 장편으로 쓰고 있는 것을 대표작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을 내비쳤다"면서 "글을 다시 쓰고자 하는 의지에 대해서 쑥스러워하나 그런 욕심이 있다. 작가로서 목표가 분명한 것으로 느껴진다"고 전했다. 256쪽, 1만2000원,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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