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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게코 도마뱀 섬모 활용 '게코프린팅' 기술개발

등록 2014.07.23 09:22:16수정 2016.12.28 1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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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국내 연구팀이 접착력 조절 기능이 뛰어난 게코 도마뱀 발바닥의 섬모(纖毛)를 전사 공정에 활용, 박막 전자소자를 옷이나 피부 등에 손쉽게 붙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게코프린팅'(Geckoprinting)으로 명명된 이 방법은 고온·고압·접착제 등이 필요하던 기존 전사 공정(Transfer-Printing) 의 한계를 극복하고 유연성 전자기기, 고성능 웨어러블 디바이스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GIST(광주과학기술원) 기전공학부 이종호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석사과정 졸업생인 정재영 동문(제1저자·현재 LS엠트론 근무)이 수행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신진연구지원 및 우주핵심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학회가 발간하는 로열 소사이어티 인터페이스(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7월23일자 온라인 논문으로 게재됐다.

 고성능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기판에 전자소자를 제작한 뒤 이를 반도체 기판에서 떼어내 필름이나 옷 등 원하는 곳에 부착(인쇄)하는 전사 공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 전자소자를 떼어내고 붙이기 위한 스탬프(stamp)가 필요하다.

 전사 공정의 스탬프는 소자를 반도체 기판에서 분리할 때 접착력이 강해야 하며 필름·옷 등에 전자소자를 다시 인쇄할 때에는 접착력이 약해야 하는데 기존 전사 공정에서는 접착제·고온·고압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스탬프를 이용한 전사 공정 성공률을 높이고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벽이나 천장에 자유자재로 붙어 다니는 게코 도마뱀의 특성에 주목, 전사 공정에 필요한 스탬프에 게코 도마뱀 발바닥의 섬모를 적용했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게코 도마뱀 두 마리를 임시로 고정하고 현미경 아래에서 발가락 당 약 5개 정도의 천연 섬모를 채취해 유리에 붙여 스탬프를 제작했다.

 이어 박막 실리콘과 마이크로 크기의 갈륨아세나이드(GaAs) 태양전지를 곤충의 날개와 나뭇잎 등에 각각 전사하는 것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전사 전후로 박막 실리콘과 태양전지의 전기적 특성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에 접착제나 고온, 고압이 필요해 전사가 어려웠던 피부 등에도 전사할 수 있다.

 23일 이종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게코 도마뱀의 천연 섬모가 지닌 뛰어난 접착력 조절 기능을 다양한 형태의 전자기기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특히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게코 도마뱀은 발바닥에 나노 크기의 미세한 털이 수없이 많은 도마뱀이다. 유리나 천장에 거꾸로 매달릴 만큼 접착력이 강하면서도 쉽게 떨어져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 생체 모방 소재로 각광받고 있으며 대체소재 개발 등에 응용되고 있다.

 전사 공정은 반도체 기판에서 소자를 성장시킨 뒤 얇은 박막 형태의 소자들을 스탬프를 이용해 분리, 필름·PET·유리 등에 부착·인쇄하는 공정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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