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진짜 잊어주는 것"…김창완밴드 3집 '용서'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린 김창완 밴드 정규 3집 '용서'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간담회에서 배우 겸 가수 김창완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15.0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김창완 밴드'의 보컬 김창완(61)은 5일 오후 서울 홍대 앞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용서'를 노래했다.
배선용의 트럼펫 소리가 고즈넉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김창완은 관조하는 듯한 보컬로 "힘이 들면 말을 하지 왜 그랬어"라고 노래했다. "닫힌 문처럼 완고한 그 외로움, 혼자 누운 달빛 환한 방, 잔인하지만 다 잊고 내려 놉시다"라고도 권했다.
그는 이날 발매된 김창완밴드 정규 3집 '용서'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에서 "'용서'라는 곡의 가사에 나오듯 용서는 '진짜 잊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누구를 용서하고 용서받고, 이러는 식의 동사로서 용서가 아니다. 용서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용서라는 말 자체를 잊고 산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3월 방송 예정인 MBC TV 드라마 '화정'을 위해 수염을 기르고 있다는 김창완은 현자의 얼굴로 내내 말했다. "내가 너를 용서한다는 식의 용서는 용서에 걸맞지 않게 폭력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불통이 되더라도 용서를 새로 정리해보자는 뜻을 담았다."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린 김창완 밴드 정규 3집 '용서'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간담회에서 배우 겸 가수 김창완이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15.02.05. [email protected]
'용서'는 김창완밴드의 다른 곡들보다 보컬과 멜로디가 풀어진 듯하다. "그것은 의도한 바가 있다. 우리는 매 곡을 원테이크로 녹음하는데 정교한 음정보다는 호소력을 갖기를 원했다."
이번 앨범은 또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고자 했다. 타이틀곡 '중2'가 대표적이다. 중학교 2학년 또래의 사춘기 청소년들이 흔히 겪게 되는 심리적 상태를 빗댄 '중2병'은 '허세를 부리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중2'라는 단어 뒤에는 '미안하다. 너희가 어떻게 이 지경이 됐니'가 생략됐다고 했다. 가사는 이렇다. "제발 내 나이를 묻지 마. 19금 영화는 안 볼 테니 몇학년이라고 묻지마. 일학년은 아니니까 걱정마."
실제 "중2를 만났을 때 이렇지 않더라"고 웃었다. "그래서 고민했다. 가사를 바꿀까 고민했다. 하지만 어른들의 오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네가 나를 알아야 하고 내가 너를 알아야 한다'는 게 꼭 소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가 너를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또 다른 소통이 아닐까 가끔 생각했다. 중2에게 손을 내밀겠다는 뜻이다."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린 김창완 밴드 정규 3집 '용서'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간담회에서 배우 겸 가수 김창완이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15.02.05. [email protected]
김창완은 "데뷔 당시부터 질문을 받아왔던 한국 록의 정체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 곡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 마지막 트랙에도 아리랑이 실렸다.
"사실 어떤 것이 한국 록인지 고르기 어렵다. 산울림 초창기에도 아리랑 선율 등을 섞는 시도를 했는데 늘 미흡하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코리안 록에 대해 조금이나마 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발표 당시 무모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안에 미래지향적이고 프로그레시브한 면모가 내재돼 있었다. 그런 각도에서 접근하는 것도 코리안 록을 재발견하고자 한 노력일 수 있다." 한국 록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하면 한국 록"이라고도 정의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은 '노란 리본' 등 사회적인 메시지들이 녹아들어간 앨범이다. "산울림으로 활동을 하면서 8집을 낼 때에야 사랑이라는 단어가 처음 나왔다. 강박적으로 늘 써오던 말을 피해갔다. 그리고 콘셉트 앨범이던 9집이 사회를 비판하는 곡으로 채워졌다. 그 때는 사회적으로 거대 담론을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개인적인 '너와 나'에 뜻이 있다."
개인적인 노래를 담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 또래의 것들을 비교적 성실하게 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전 앨범까지만 해도 청춘에 중점을 뒀다. 이번에야 내 나이에 맞는 옷을 입었다. 그래서 테마가 무거워진 것인지 모르겠다. '중2'에 나의 의도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할아버지라고 불러도 뭐라고 안하겠다."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린 김창완 밴드 정규 3집 '용서'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간담회에서 기타리스트 염민열(왼쪽부터), 드러머 강윤기, 배우 겸 가수 김창완, 베이시스트 최원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02.05. [email protected]
김창완밴드의 이전 앨범은 "막내의 사고 이후 분노랄까, 몸부림이랄까, 그런 걸 담다 보니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전 앨범(2집)이 산울림의 계승이었다면 '용서'는 명실공히 김창완 밴드 앨범"이라고 자신했다.
배우 활동도 병행하는 그는 마음의 고향은 음악이라고 했다. 하지만 "갈수록 내가 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점점 답은 멀어져 간다"고 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는 건 음악의 힘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당대를 풍미한 가수를 헌정하는 KBS 2TV '불후의 명곡' 등의 섭외에 응하지 않는 것은 "추억에 머물러 있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왜냐면 현재 진행형의 밴드이길 원하니까."
'용서' 발매 기념 콘서트. 2월12~14일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3월21일 홍대 상상마당, 3월28일 춘천 상상마당. 멤버 염민열(기타)이 군 입대, 4인조로 공연한다. 나인스토리. 02-3672-0900·KT&G 상상마당. 033-81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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