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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북 한국병원, 38년 만에 역사속으로

등록 2015.05.27 09:17:38수정 2016.12.28 15: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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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정선군 사북읍 한국병원이 설립 3년 만에 간판을 내릴 예정인 가운데 22일 한 주민이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2015.05.22.  casinohong@newsis.com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도 폐광촌의 대표적 민간 병원이었던 정선군 사북한국병원이 정선군 주도의 공익의료기관으로 재탄생하게 되면서 숱한 애환을 간직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한국병원은 지난 1976년 사북 동원보건원으로 개원해 38년간 사북연세병원, 한국병원 등으로 명칭이 3차례나 바뀌었지만 1980년 사북사건 등 탄광촌의 현대사와 영욕을 함께 했다.

 27일 한국병원에 따르면 지난 1976년 11월 14일 당시 상공부와 광업진흥공사, 동원탄좌의 후원으로 건립된 동원보건원은 120병상을 갖춘 근로자종합병원으로 개원했다.

 당시 내과와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9개 진료과목과 응급실을 갖춘 동원보건원은 탄광사고가 잦은 고한사북지역 광부들과 가족들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탄광촌의 안식처 였다.

 개원 4년 후 전국을 뒤흔든 사북항쟁(당시 사북사태)이 발발하자 동원보건원에는 광부와 부녀자들의 항쟁을 진압하기 위해 출동했다가 부상당한 경찰과 광부들이 함께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후 동원보건원은 1980년대 후반 급격한 폐광으로 이직 광부와 그 가족들이 수도권 등으로 빠져 나가면서 공동화가 심각해지자 경영난에 빠졌고 1998년 사북연세병원으로 경영권이 넘겨졌다.

 이듬해인 1999년 진폐요양기관으로 승인받은 사북연세병원은 200명이 넘는 진폐환자들이 입원요양을 받으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사북연세병원은 2000년 강원랜드 개장으로 강원랜드 직원과 카지노 고객들이 이용했으나 2007년부터 2년간 의사와 직원이 개입한 진폐환자 부정수급사건이 터졌다.

 결국 근로복지공단은 사북연세병원에 대한 진폐요양기관 승인을 취소했고 200명이 넘던 진폐환자들이 모두 떠나자 2010년 1월 말 병원은 두 번째 휴업신고를 냈다.

 사북연세병원은 휴업한지 2년 10개월만인 지난 2012년 11월 30일 한국병원으로 개원한 뒤에도 외래환자와 입원환자가 미미해 매월 5000만원 안팎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선군 관계자는 "지역주민과 정선군이 참여하는 공익의료기관인 가칭 SPC의료법인을 설립해 병원을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며 "별도의 TF팀을 구성해 향후 병원운영방향을 정해 내년 1월부터는 공익의료기관으로 재탄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전정환 정선군수와 의료법인 경천의료재단 한국병원은 SPC의료법인 설립을 위한 협약을 맺고 병원 건물과 부지 및 장비 물품 등 일체를 무상 기부하기로 했다.  

 홍금웅 전 광산노동조합연맹위원장은 "한국병원은 동원보건원으로 출발해 1980년 사북항쟁과 1980년 대말 폐광의 현장을 지키고 진폐환자 수백명이 요양했던 역사적인 병원"이라며 "올해 안에 공익의료기관으로 바뀌게 된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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