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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르지오 모로더 " '손에 손잡고' 갑자기 코드 떠올라 작곡"

등록 2015.09.17 15:15:09수정 2016.12.28 15: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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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지오 모로더, 이탈리아 출신 일렉트로닉 작곡가 겸 프로듀서

조르지오 모로더, 이탈리아 출신 일렉트로닉 작곡가 겸 프로듀서

일렉트로닉 거장 "EDM 미래는 밝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일렉트로닉 뮤직의 선구자'로 통하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겸 프로듀서 조르지오 모로더(75)가 30년 만인 최근 새 정규앨범 '데자 부(Déjà Vu)'를 발매했다.  

 시아, 브리트니 스피어스, 카일리 미노그 등 당대의 슈퍼스타들이 그의 새로운 뮤즈를 자처하며 참여한 정규 17집으로 다양한 시대의 트렌드를 견인해온 슈퍼 프로듀서의 '역사 스페셜'이다.

 모로더는 한 마디로 설명이 안 되는 거장이다. 70년대 도나 서머의 전성기를 함께하며 디스코의 시대를 이끈 프로듀서인 그는 영화 '플래시 댄스' '탑건' OST 작곡자이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트 펑크'에 영향을 준 대표적인 인물로 이 팀이 부른 '조르지오 바이 모로더(Giorgio By Moroder)'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한국 팬들에게는 88서울 올림픽 주제곡인 '손에 손잡고'의 작곡가로 유명하다. 이밖에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의 주제곡들을 만들었다.  

 모로더는 앨범유통사 소니뮤직을 통해 진행한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손에 손잡고'에 대해 "그 곡은 정말 다시는 나오기 힘들 것같은 정말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희귀한 곡'"이라고 밝혔다.

조르지오 모로더 앨범 '데자 부' 커버(사진=소니뮤직)

조르지오 모로더 앨범 '데자 부' 커버(사진=소니뮤직)

 "도심 한가운데를 걷다가 갑자기 코드 진행이 머릿속으로 그려져서 즉시 스튜디오로 발걸음을 옮겨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곡을 다듬는 과정에서 제 주위에 있던 스태프 한 분이 1986년 아시안 게임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그 영상 속의 개막식의 무대, 분위기, 규모 등을 보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작업할 수 있었죠."  

 -한국과 이후 인연은 어땠나요?

 "88년도 이후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인천 국제 공항은 많이 가봤습니다. 인천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많이 탔기 때문에 인천 국제 공항은 저에게 익숙한 곳입니다.(웃음) 사실 몇 주 전에 한국에서 공연제의를 받기는 했습니다만. 어떻게 될지는 아직 확실히 모르겠어요. 기회가 되어 한국 팬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무려 30년 만에 정규 앨범을 냈어요. 그럼에도 당신의 날 선 감각은 여전합니다. 그 비결은 무엇이고 이번 앨범을 만들 때 가장 중요시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전 전설이니깐요(Because I’m a legend). 농담입니다 (호탕한 웃음).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좋은 매니지먼트와 좋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많은 노력을 들여서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결과물이 나온 거라고 생각합니다."

 -앨범 타이틀이 의미심장해요. 21세기에 접어들어 낸 당신의 첫 앨범인데 20세기 대중음악사에 안긴 신선한 충격을 다시 재현하기 위한 의도인가요? 물론 이번 앨범은 당신이 여전히 성장 중이라는 걸 증명하듯 신선해요. 특히 1981년 발표된 수잔 베가의 동명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타이틀 곡인 '탐스 다이너(Tom's Diner)'는 전자 비트와 펑키(funky)한 기타, 무미건조한 건반이 현란하게 배치됐죠.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가수 시아가 피처링한 타이틀과 동명인 '데자 부'는 70년대 디스코에 기반한 곡으로 복고 신시사이저 소리를 겹겹이 쌓아 형성한 공간감이 일품입니다.  

조르지오 모로더, 이탈리아 출신 일렉트로닉 작곡가 겸 프로듀서(사진=소니뮤직)

조르지오 모로더, 이탈리아 출신 일렉트로닉 작곡가 겸 프로듀서(사진=소니뮤직)

 "세기가 바뀌어서가 아니라 저는 항상 저의 음악을 통해서 새로운 소리를 전달하고자 노력합니다. 어떻게 하면 레트로풍의 디스코 사운드를 현대적인 소리와 함께 조화를 이루게 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죠. 이번에 시아(Sia)와 함께 작업한 곡도 EDM의 모던한 드럼 비트와 디스코의 복고 느낌이 나는 기타 소리를 합쳐서 나온 곡입니다. 새로운 소리를 찾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작업이에요."

 지난해 그래미 어워즈를 휩쓴 프랑스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트 펑크'(이들은 2013년 발표한 앨범에 모로더에게 헌정하는 '조르지오 바이 모로더(Giorgio By Moroder)'를 싣기도 했다.)로 인해 당신이 재조명되기도 했죠. 그들의 음악에 대한 평가는요? 후배들에게 재조명되는 기분은 어떤가요?  

 "식상한 대답일 수도 있겠지만,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10~15년 동안 사람들에게서 잊혀져 있었고 관심 밖에 있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골프도 치고, 낱말 맞추기 퍼즐 놀이도 하며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지냈습니다. 그렇게 잔잔한 삶을 살던 중에 다프트 펑크에 의해 제가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은 정말 기분좋은 일이었죠. 그래서 그 후 좋은 기회도 많이 생겼고 굉장히 흥미로운 결과들이 나온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일렉트로닉 뮤직을 잘 소화하고 있는 걸그룹인 '에프엑스(f(x))'와 작업한 카렌 풀과도 이번에 함께 했죠. 혹시 한국의 일렉트로닉 뮤직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한국 뿐만 아니라 일렉트로닉 뮤직이 세계적으로 대세죠. 많은 요소가 혼합되고 있는데, 이런 변화들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한국 노래는 제가 들을 기회가 많이 없어서요. 언젠가는 꼭 들어보고 그게 또 하나의 작업으로 이어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젊은 EDM 아티스트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는 무척 흥미롭고 좋습니다. 8 비트의 인트로, 후렴, 코러스의 형식적인 구조가 아닌 과거의 소리와 현대의 소리를 합해서 새로운 EDM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있어서 너무 좋아요. EDM의 미래가 밝죠."

 앨범에는 이와 함께 또 일렉트로닉 디스코의 개척자인 모로더와 80년대 유로 비트의 상징 카일리 미노그가 만난 '라이트 히어 라이트 나우(Right Here, Right Now)', 영국 출신 여성 싱어송라이터 찰리 XCX가 참여한 '다이아몬스', 70년대 디스코 식 현악기 배치가 인상적으로 브루클린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 매튜 코마가 피처링 한 '템티드', 자신의 나이인 '74'를 '24'로 빗댄 곡으로 신비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74 이스 더 뉴(Is The New) 24' 등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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