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주란 무엇인가, 실망스러운 윤디리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은 윤디의 인생을 바꾼 곡이다. 2000년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결선에서 이 곡으로 당시 역대 최연소 우승자(만 18세)가 됐다. 12, 13회 우승자를 내지 못한 이 대회에서 15년 만에 우승한 스타였다. 이후 이 곡을 수없이 연주했다.
윤디의 쇼팽에 대한 청중의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9년 만의 내한이라는 점에다 '조성진 특수'까지 겹친 상황이었다. 조성진(21)이 올해 제17회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한 직후 그의 '쇼팽 선배'가 실연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더구나 윤디는 이번 쇼팽콩쿠르의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조성진의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 연주에 10점 만점에 9점을 줘 국내 팬들의 호감도는 더욱 높아진 상태였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는 있다. 내로라하는 정상급 연주자들도 마찬가지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실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컨디션 조절 역시 프로의 몫이지만, 어디 몸이 마음처럼 되겠는가.

정식 연주회는 아니었지만 콩쿠르 도중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한, 지휘자 아드리엘 김(39)의 사과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진 밤이었다. 아드리엘 김은 2009년 핀란드 파눌라 국제지휘콩쿠르 2차 예선 중 멈춤 신호에서 오케스트라에게 '한 박자 더' 신호를 줬다. 오케스트라가 멈춰 있던 상태라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실수를 했다고 정직하게 고백했다. 심사위원단은 이를 높이 평가, 그를 본선에 진출시켰다. 연주의 감동은 테크닉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윤디는 한국에서 자신의 서울 연주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웨이보에 사과한다고 뒤늦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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