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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체육관, 반쪽 코트 1년 방치…교육청 "대책없음"

등록 2016.02.24 16:48:10수정 2016.12.28 16: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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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연종영 기자 = 혈세 14억원으로 지은 충북 청주 주성중학교 체육관이 1년째 창고나 다름없는 신세로 방치돼있다. 사진은 주성중 다목적실 내부 모습. 2016.02.24  jyy@newsis.com

청주 주성중…계획없던 스쿼시장 끼워넣어 규격 미달 '반코트 농구장' 변질  전교생 입장못해 조회·졸업식도 '반쪽'…"스쿼시협회 요청에 구조변경 의심"  

【청주=뉴시스】연종영 기자 = 혈세 14억원으로 지은 학교 체육관이 1년째 창고나 다름없는 신세로 방치돼있다.

 농구부를 육성하는 충북 청주 주성중학교.

 이 학교 농구부 선수들은 체육관·강당 등으로 활용하는 '다목적실'을 놔두고 2~3㎞ 떨어진 고등학교 체육관을 빌려 운동한다.

 학교는 조회·초청강연·입학식·졸업식 등 전교생 630명을 수용하는 행사를 다목적실에서 열지 못한다.

 이달 초 졸업식에는 일부 학부모만 초청했고, 정작 선배들에게 박수를 보내줘야 할 1~2학년 재학생 참석대상은 10여 명으로 제한했다. 전교생이 들어설 공간이 없어서다. 이 다목적실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200명이다.

 행사도, 운동부 연습도 반쪽밖에 할 수 없는 이유는 체육관에 혹처럼 달라붙은 스쿼시장 때문이다.

 이 학교 농구장 겸용 다목적실은 지난해 3월 준공됐다. 투입한 예산은 13억9500만원이었다. 바닥면적 1077㎡인 2층짜리 건물이었고 외관도 제법 번듯했다.

 애초 계획대로 지었다면 농구장은 국제규격인 세로 15m, 가로 28m였을텐데 어쩐 일인지 세로는 21m로, 가로는 13.6m로 줄어들었다.

【청주=뉴시스】연종영 기자 = 혈세 14억원으로 지은 충북 청주 주성중학교 체육관이 1년째 창고나 다름없는 신세로 방치돼있다. 사진은 주성중 다목적실 내부 모습. 2016.02.24  jyy@newsis.com

 충북스쿼시협회가 스쿼시 경기장 2면을 만들어달라는 민원을 넣었고, 그걸 교육청이 수용하면서 농구코트는 '반(半)코트'가 돼버린 것이다.

 때문에 농구코트 센터라인과 3점슛 라인은 충분히 떨어져야 하는데도, 다닥다닥 붙었고 정상적인 경기를 진행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농구장을 '침범'한 스쿼시장은 현재 물건을 쌓아놓거나 재학생들이 탁구 등 다른 종목 운동을 하는 장소로 변질됐다. 학생 농구선수를 밀어내고 어른들이 생활체육을 즐기는 장소로 활용한다는 비난을 의식한 스쿼시협회는 체육관을 빌려달라고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도교육청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스쿼시장을 헐어버리는 구조변경이 필요하지만, 준공한 지 1년도 안된 시설을 뜯어고치려고 혈세를 또 투입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입증할 길이 없어서다.

 올해 도교육청이 새해 주요업무를 보고할 때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지만, 도는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주성중 농구부는 전국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강팀이다. 2015년 전국소년체전에 충북대표로 출전해 8강에 진입했고 지금까지 도단위 대회에서 우승한 기록만 30여 회나 된다.

 '멀쩡한' 농구장을 놔두고 다른 학교에서, 1년 가까이 더부살이하는 팀의 전력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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