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의 연속' 2016 미 대선경선…비주류 부상부터 첫 여성 후보까지

【뉴욕=AP/뉴시스】미국 주요 정당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선후보가 된 힐러리 클린턴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2016.06.08
CNN방송은 8일(현지시간) 2016년 미 대선의 경선과정이 과거 어느 해보다도 예상을 뒤엎은 이변의 연속이었다고 보도했다. 아웃사이더들이 기득권 세력들을 흔들고, 포퓰리즘이 판을 치고, 미국 주요 정당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를 내는 등 파란을 일으키는 일들이 줄을 이었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올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경선과정에서 드러난 특이점들을 11가지로 정리했다.
1. 미 주요 정당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선후보 배출
클린턴이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미국의 주요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선후보가 탄생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클린턴은 7일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뉴멕시코, 몬태나,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등 6개 주에서 열린 경선에서 몬태나와 노스다코타 주를 제외한 4개 주에서 승리를 거둔 뒤 지지자들에게 "미국 역사상 여성이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가 된 것은 처음이다. 오늘의 승리는 누구 한 사람의 승리가 아니다. 수 세대에 걸쳐 투쟁하고 희생한 여성과 남성들의 승리"라고 기염을 토했다.
클린턴은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경쟁후보였던 오바마 대통령에게 민주당 대선후보의 자리를 내주면서 눈물을 흘리는 여성 지지자들에게 "가장 높고 가장 단단한 유리천장에 1800만개의 금이 생겼다"라고 미래를 기약했었다. 미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의 퍼스트레이디와 연방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거친 끝에 클린턴은 이제 백악관 문턱에 서게 됐다.
2. ‘포퓰리스트’ 트럼프의 약진.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는 놀라운 대중 선동력을 동원해 공화당을 완벽하게 장악해 나갔다. 트럼프는 공화당의 기득권 체제의 가치들을 모두 집어던져 버렸다. 그는 무슬림들을 입국금지시켜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에서부터 무역과 세금, 최저임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공화당 기득권 체제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공화당 주류들은 트럼프롤 무시하고, 비웃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이런 모든 저항을 딛고 공화당 대선후보의 티켓을 거머쥐었다.
3. 난무하는 기행, 막말, 흑색선전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대권 출마를 선언하는 순간부터 철저하게 기성 정치의 틀을 파괴했다. 막말과 기행, 좌충우돌 행보로 '노이즈 마케팅'을 일으켰다.

【 뉴욕=AP/뉴시스】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이 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청중들의 환호에 감사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미국 주요 정당 역사상 여성 대선 후보는 클린턴이 최초이다. 2016.06.08
본선 경쟁 상대로 굳어진 클린턴을 겨냥해서는 “부정직한 힐러리(Crooked Hillary)”라고 깎아내리는가 하면 빌 클린턴의 성추문 문제를 다시 끄집어 내 공격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트럼프를 “사기꾼(fraud)”이라고 맞받아 쳤다. 클린턴은 “그가 공포를 불러 일으키고, 상처에 소금을 비벼대는 수법으로 승리하기를 원하고 있다. 연일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다”라고 비난했다.
4. 외면당한 주류세력
‘아웃사이더’ 였던 트럼프에 비해 공화당의 경쟁자들은 쟁쟁한 인사들이 많았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돈과 정치적 혈통을 지니고 있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는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공화당원들은 이들 주류세력들을 외면했다. 당 지도자들과 싱크탱크, 보수 언론매체들의 영향력은 통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경우 샌더스는 진보적 성향의 열광적인 지지를 끌어내면서 클린턴을 긴장시켰다. 샌더스는 대선후보 지명을 받는데는 실패했지만 클린턴의 정책을 좌클릭 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5. 샌더스 혁명
샌더스가 처음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그는 버몬트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무명 인사였다. 그러나 진보적 정책을 외치는 그의 목소리에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18세에서 29세에 이르는 젊은 층들이 샌더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열광했다. 샌더스의 바람에 놀란 클린턴은 무역문제와 최저연금 문제 등에서 좌클릭을 할 수밖에 없었다.
6.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사용 논란
올해 경선 기간동안 클린턴을 가장 괴롭힌 사안은 그의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클린턴은 지난 2009년부터 4년간 오바마 행정부 1기 국무장관을 지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직을 수행하는 4년 내내 정부의 공식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

【 브라이어클리프 매너=AP/뉴시스】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7일(현지시간) 뉴욕주 브라이어 클리프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오른쪽 여성은 부인 멜라니아이다. 2016.06.08
트럼프는 "클린턴과 그의 남편(빌 클린턴)은 자신들의 개인축재 정치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국무부 관리들에 대한) 접근권과 이권, 정부계약 등을 팔아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를 챙겼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을 감추려고 개인 이메일 서버를 사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7. "시스템이 조작되고 있다“
트럼프와 샌더스는 모두 주류세력과는 거리가 먼 ‘아웃사이더’들이었다. 두 사람은 똑같이 경선 시스템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런 사례로 지난 루이지애나 주 경선에서 자신이 크루즈 상원의원에게 승리를 거두었지만 막상 크루즈 의원이 더 많은 대의원수를 차지한 사실을 들었다. 그러나 경선 룰은 이미 오래전에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8. 정치자금의 순서가 행복 순은 아니다.
정치자금 모금에서 트럼프와 샌더스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정치자금 모금에서는 단연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두각을 드러냈다. 부시의 수퍼팩(super PAC·미국 연방선거법의 규제를 받지 않고 무제한으로 선거 자금을 지원하는 조직)인 '라이트 투 라이즈(Right to Rise)'에는 거액의 기부금이 몰려들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등 금융가 '큰손'들은 클린턴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주었다.
그러나 트럼프와 샌더스의 선전은 슈퍼팩의 위력이 생각한 것처럼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깨우쳐 주었다.
9. 민주당 젊은 좌파들 바람
샌더스의 열광적인 지지층인 젊은 좌파들은 민주당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이들은 민주당을 아주 짧은 시간에 좌클릭시키는 위력을 발휘했다. 샌더스의 젊은 지지층들은 지난 2004년 미국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하워드 딘에 의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 산타모니카=AP/뉴시스】버니 샌더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연설 중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2016.06.08
10. 공화당의 소수민족 난문제
라인스 프리버스 미국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지난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미트 롬니가 오바마 후보에게 패했을 당시 히스패닉계 미국인들의 표를 얻을 수 있는 강력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해 공화당의 경선과정은 이런 조언을 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심지어 미국과 멕시코 간 장벽을 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또 '트럼프대학'에 대한 법적 소송을 담당중인 곤살로 쿠리엘 판사가 멕시코 혈통이기 때문에 자신이 부당한 취급을 받고 있다며, 재판에서 쿠리엘 판사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쿠리엘 판사가 편향되고 불공평한 판단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한 것이다. 히스패닉계의 반발을 살 수 있는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이 소수민족계들을 끌어앉는 방안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대선에서 승리를 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11. 2020년 대선을 겨냥한 움직임
올해 대선후보 자리를 트럼프에게 내준 공화당 경쟁자들은 벌써 2020년 차기 대선 준비를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올해 본선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을 상대로 승리하는 게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2020년을 겨냥한 움직임은 여러 형태를 띠고 있다. 크리스 크리스티에 뉴저지 주지사는 트럼프를 끌어안고 가려는 모양새다. 크루즈는 트럼프와 관련된 질문에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트럼프와 맞서는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드러나지 않는 은밀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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