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화물 위장 외제 클래식 자동차 150대 불법 수입 8명 적발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외제 클래식 자동차 150대를 이사화물로 위장해 불법 수입한 업자가 무더기로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본부세관은 5일 이모(39)씨 등 2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6명을 추가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관은 또 이들에게 명의를 대여한 140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해 통고처분할 예정이다.

 세관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11년부터 5년 동안 국내에서 자동차 관련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는 고급 외제 클래식 차량 150대(시가 30억원 상당)를 이사화물로 속여 불법 수입한 뒤 국내에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고차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자기인증,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른 소음인증,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배출가스인증 등을 받아야 수입할 수 있지만, 이들은 외국에 1년 이상 거주한 사람이 주거 이전을 위해 이사화물로 중고차를 반입하는 경우 이같은 인증을 면제해주는 제도를 악용했다.  

 이들은 일본 경매 사이트를 통해 인기있는 클래식 자동차를 구입한 뒤 일본 유학생 모임 인터넷 카페나 생활지 등에 '자동차 수입대행 모집'이라는 광고를 내 명의자 대여자를 모집했다.

 이어 일본 경자동차검사협회에 명의 대여자 이름으로 차량을 등록하고 3개월이 지난 이후에 이사화물로 속여 수입하거나, 명의 대여자들이 3개월 이상 보유한 것처럼 일본 자동차검사등록증을 위조해 세관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통관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일 유학생, 일본 주재 직장인 등 명의 대여자 140여 명은 100만~200만원 정도의 대가를 받고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줬다고 세관은 설명했다.

 이들이 불법 수입한 외제 클래식 자동차는 로버 미니, 다이하츠 코펜, 미라지노, 스마트 로드스터 등 독특한 디자인이나 희소성 때문에 국내 젊은이들에게 매니아 층이 형성돼 있는 차종이다.

 이들은 일본 경매사이트를 통해 싼 가격에 이들 차량을 낙찰받아 국내로 들여온 뒤 유명 중고차 거래사이트를 통해 3배 이상의 가격을 받고 판매했다고 세관은 전했다.

 이들은 또 클래식 자동차를 유명 뮤직비디오나 TV광고 촬영용 소품으로 대여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뮤직비디오나 CF 시장에 활용되고 있는 클래식 외제 자동차의 상당 수가 이 같은 수법으로 불법 수입된 자동차인 것으로 세관은 파악하고 있다.

 앞서 세관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외제차량이 불법 수입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해 10월부터 특별단속팀을 꾸리고 이사화물로 반입된 차량의 자금흐름과 운송경로 등을 10개월 동안 추적해 이들을 붙잡았다.

 세관은 이같은 수법의 범행을 차단하기 위해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서 반입되는 이사화물 차량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통관 단계에서 이사자에 대한 인터뷰를 강화해 실제 이사화물인지 여부를 정밀하게 심사하는 등 자동차 인증 면제규정을 악용한 부정수입 범죄를 차단할 방침이다.

 세관은 또 자동차 관리·등록, 환경관리 주무부처에 적발된 자동차 내역을 통보하고, 이사물품 자동차에 대한 인증 및 등록절차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세관 관계자는 "외국에 체류 중인 유학생이나 직장인들도 유혹에 넘어가 부정수입 범행에 가담할 경우 처벌 받을 수 있다"며 "신뢰도가 있는 유명 외제 자동차 거래사이트라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수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