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서 '가스냄새' 진동…"견디기 힘들다" 주민 불안
【영광=뉴시스】신대희 기자 = 30일 오후 전남 영광군 단주리 한 6층짜리 빌라 주변 우수관로에서 황화수소 가스가 검출, 주민들이 악취를 견디지 못 하고 빌라 입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6.09.30. [email protected]
【영광=뉴시스】신대희 기자 = "지독한 가스 냄새에 구토·어지러움까지, 견디기 힘드네요"
30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읍 버스터미널 사거리. 승용차 안까지 가스 냄새가 들어와 코 끝을 자극했다.
터미널 사거리와 1㎞ 가량 떨어진 영광읍 단주리 한 6층짜리 빌라에 도착하자 가스 냄새가 극에 달했다.
빌라에 사는 주민들은 궃은 날씨에 집 안까지 가득찬 가스 냄새를 견디다 못해 1층 입구에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빌라 야외 주차장 맨홀 뚜껑 위에 승합차를 주차해둔 주민은 차 문을 활짝 열고 악취를 빼냈다.
【영광=뉴시스】신대희 기자 = 30일 오후 전남 영광군 단주리 한 6층짜리 빌라 주변 우수관로에서 황화수소 가스가 검출, 주민들이 악취를 견디지 못 하고 군청 상황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16.09.30. [email protected]
이날 오전 4시께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스 냄새로 잠자다 밖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오후 늦은 시간까지도 불안에 떠는 모습이었다.
빌라 주민 박모(48)씨는 "18세대 50여명의 주민들이 새벽부터 입구에 모여 가스밸브를 잠그고 119에 신고했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주민 대다수가 구토를 하거나 메스꺼움, 어지럼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내권에 있는 한 아파트는 가스 경보기까지 울렸다고 전해들었다"며 "주변 우수관로에서 황화수소가 검출됐다고만 들었는데 정확한 유출 경로와 인체에 유해한 정도를 알 수 없어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빌라 옆에 위치한 편의점 2곳과 숙박업소, 치킨집, 카센터도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영광군과 영산강유역환경청 등이 합동 조사한 결과 빌라 일대 우수관로 2㎞ 구간에서 대기 중 황화수소 가스 농도가 160ppm까지 검출됐다.
【영광=뉴시스】신대희 기자 = 30일 오후 전남 영광군 단주리 한 6층짜리 빌라 주변 우수관로에서 황화수소 가스가 검출, 경찰과 환경부 관계자들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16.09.30. [email protected]
빌라와 5㎞ 떨어진 하수종말처리장까지 지독한 가스 냄새가 이어지고 있다고 영광군 관계자는 밝혔다.
주민들은 가스 냄새로 대기, 수질, 토양, 인체에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모(54)씨는 "부산과 울산의 상황에 미뤄볼 때 잇단 가스 냄새가 지진 전조 현상이 아니냐는 불안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화학물질에 장시간 노출돼 환경과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환경 당국에서 정확한 원인을 밝혀주고, 각종 피해가 없도록 조치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영광군은 이날 상황대책반을 운영한 뒤 10월1일 관계 기관과 논의를 거쳐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영광군 환경과장은 "가스 냄새가 주로 나고 있는 장소는 우수관로 주변으로 밝혀졌지만, 영광읍과 하수종말처리장 인근에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산업시설은 없다"며 "누군가 물질을 무단 방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사법기관에서 수사하고 있다. 원인 규명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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