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도 즐거워 ②]'귀차니즘'도 한몫…블록버스터 영화도 나홀로 관객 쑥

#2. 서울에서 생활하는 직장인 박미진(34)씨도 홀로 영화를 본다. 박씨가 혼자 영화를 보러 다닌 건 2년 전부터다. 그가 영화를 보러 가는 날은 일요일 밤이다. 극장이 붐비지 않아서 좋고, 영화를 보면서 주말을 마무리하는 기분도 나쁘지 않아서다. 박씨는 "영화 한 편 보면서 친구와 약속을 정하고 만나는 게 어느 순간 귀찮아졌다. 누군가와 상의하지 않고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나홀로족'이 늘고 있는 건 영화 또한 예외가 아니다. 영화는 사람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다. 접근 장벽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보니 친구와 연인,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는 건 평범한 데이트 코스 중 하나였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영화도 혼자 즐기겠다는 관객이 늘기 시작했다. '혼자 있고 싶다' '약속 잡기 귀찮다' '몰입해서 볼 영화가 개봉했다' 등 이유도 다양하다.
국내 최대 극장 CGV 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전체 관객의 9.0%였던 1인 관객은 이후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해 올해 1~9월 13.4%까지 늘었다. 이런 추세는 최근 가속하고 있다. 2014년에는 9.8%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증가했고, 2015년 11.3%로 1.5%포인트 늘더니 올해는 2.1%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를 혼자 보러 오는 관객은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과거의 '나홀로' 관객이 주로 다양성 영화에 몰려있었다면, 이제는 대중·예술 영화를 막론하고 그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다시 말해, 데이트 무비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블록버스터 오락 영화를 혼자 보러 오는 관객 또한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평균보다는 밑도는 수치이기는 하나, 2인 이상 관객의 비중이 높지 않고서는 '1000만 영화'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점을 떠올리면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인 건 분명하다. 올해 외국영화 최고 흥행작인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의 1인 관객 비중은 '부산행'보다 많은 13.3%였다. 428만명을 불러모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의 1인 관객 비중은 18.5%까지 치솟았다.
다양성 영화를 들여다보면, 이런 경향은 더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1인 관객과 2인 이상 관객의 비중이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작품인 헝가리 영화 '사울의 아들'의 1인 관객 비중은 무려 52.7%였다.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인 '이레셔널 맨'은 47.0%가, 한국독립영화 '최악의 하루'는 45.4%가, 이선 호크가 주연한 '본 투 비 블루'는 43.2%가 1인 관객이었다.
그렇다면 왜 1인 관객이 늘고 있는 걸까.

이 평론가는 또 "영화라는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보니 영화를 자주 볼 수 있게 됐고, 이 문화를 좀 더 잘 즐기기 위해 깊이 들어가다 보면 결국 영화를 혼자 보게 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이어 "'곡성'같이 쉽지 않은 영화가 600만명이 넘었다는 건 이런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나홀로족'은 '영화 콘텐츠 자체에 대한 집중'을 혼자 극장을 가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CGV 리서치센터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1인 관객의 49%가 영화를 혼자 보는 이유로 "몰입감 있는 관람"을 꼽았다. "약속 잡는 과정이 귀찮아서"라고 답한 사람도 48.2%였고, "혼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라는 대답은 38.8%였다. 반면 2인 이상 관객은 극장을 찾는 이유로 주로 '지인과 여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고 답해 1인 관객과 2인 이상 관객이 극장을 찾는 데는 큰 차이가 있었다.
◇CGV 리서치센터 설문조사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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