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핫이슈]밴쿠버회의 참가 20개국 "남북 대화 지지"

【밴쿠버=AP/뉴시스】강경화 외교장관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와 안정에 관한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18.1.17
【서울=뉴시스】 지난 16일 캐나다 밴쿠버 외교장관회의에서 20개국 외교장관들이 "지속적인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 간 대화를 지지한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회의에서 외교장관들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외교적 해법 마련은 필수적이라는 사실에 동의하면서도 기존의 유엔 결의를 넘어서는 일방적 제재와 추가적인 외교행동을 고려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은 미국과 캐나다 공동 주최로 개최됐으며, 한국전쟁 당시 유엔 참전국을 중심으로 한국, 일본 등 20개국이 참석했다. 당초에는 21개국 외교장관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남아공이 불참하면서 20개국이 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초청에서 제외됐다.
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장관은 최근 재개된 남북대화에 대해 "남북 관계의 회복을 위한 첫 단계"라고 평가하며 "긴장 완화와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북한이 현재의 (핵·미사일 개발 등 도발을 지속하는) 길을 계속 가는 한 대북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정책을 바꾸게 하기 위해 연대할 것을 호소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회의에서 최근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피해 공해상에서 석유 정제품 등을 밀수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각국이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북한의 핵 보유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핵 위협은 세계의 과제라는 인식을 표명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은 남북대화에 대해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하기 위한 시간벌기 의도"라며 대북 압력 정책을 지속할 것을 호소했다. 이어 "북한이 핵·미사일 계획을 끈질기게 추구하고 있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미소 외교'에 눈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라며 한반도의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결속을 촉구했다.

【브리티시 콜럼비아=AP/뉴시스】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관한 관련국 외교장관 회의 참석 후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1.17.
AP통신과 CBS뉴스 등에 따르면 회의 후 별도로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틸러슨 장관은 "북한은 아직 스스로가 신뢰할만한 협상 상대임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미국 간의 대화는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의 지속적인 중단을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대화를 시작할 수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틸러슨 장관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한된 군사행동을 고려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다만 미국은 교착상태에 있는 핵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전쟁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틸러슨 장관은 "우리 모두 현재 상황에 대해 냉정해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핵실험이 보여주듯이 북한은 계속해서 핵무기 개발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답했다. 또 "우리는 그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포용, 토론, 협상의 길을 선택하지 않으면 그들 스스로 (군사)옵션을 촉발시킬 것이다"라고 답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핵무기로 인해 한반도 상황이 '매우 취약한 단계(at very tenuous stage)'에 있다며 "지금은 북한이 대화할 의지를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우리의 채널들이 열려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며 "우리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제 대화를 할 때가 됐다. 하지만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고 말하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틸러슨 장관은 미국과 북한의 전쟁 가능성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을 받았지만, 쉽게 안심시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밴쿠버=AP/뉴시스】강경화 외교부 장관(앞줄 오른쪽) 등 각국 외교 장관들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와 안정에 관한 외교장관회의'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1.17
한편 회의에 초대받지 못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상투메 프린시페 수도 상투메에서 진행된 홍콩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밴쿠버 회의'를 겨냥한 듯 "각 관련국들의 진정성을 검증해야 할 때다. 국제사회는 눈을 크게 뜨고 누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추동자인지, 혹은 누가 한반도 정세를 다시 긴장국면으로 되돌리려는 파괴자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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