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직 부지개발⑦] 전주타워 '빌딩인가, 전망타워인가'
전주타워, ‘주거빌딩 타워형이냐, 전망 단순 타워형이냐’ 혼선
빌딩과 타워, 형식에 따라 용도변경 미치는 영향 커

【전주=뉴시스】심회무 기자 = 전주 대한방직 부지에 건립하려다 일단 전주시의 반대로 답보 상태를 빚고 있는 가칭 전주타워는 빌딩이 아닌 순수 전망대형 타워로 설계됐다. 그러나 전주타워가 서울 롯데월드타워처럼 아파트와 백화점이 있는 복합형 빌딩이라는 인식이 전주지역에 많이 깔려있다. 사진은 세계 주요 타워와 투시도로 나온 전주타워의 모습을 비교했다. 뉴시스가 현장에서 직접 찍었고 투시도는 (주)자광이 배포한 자료를 참조했다. 2019.01.03
지난해 전주 대한방직 부지에 143층 익스트림 타워 계획(이하 ‘전주타워’)이 발표되면서 찬반 논쟁의 핵심에 이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타워팰리스 같은 서울 초고층 건물이나 아파트에 ‘타워’라는 말이 붙으면서 전주 시민들은 143층짜리 아파트형 건물을 짓는 것인지, 143층 높이의 순수 타워를 건설하는 것인지 혼돈하고 있다.
이 혼돈으로 타워의 사업성 여부와 부지의 용도 변경에 따른 특혜성 시비까지 일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건물’ - 전주타워는 ‘전망타워’(塔)
지난해 4월말 대한방직 부지 23만여㎡(7만평)을 사들인 ㈜자광이 이곳에 ‘143층 익스트림 타워’(430m 전주타워)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하자 전주 시민들은 롯데월드타워를 연상했다. 서울과 전주의 인구와 수요 등을 비교하며 허무맹랑한 사업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지난해 11월 21일 JTBC가 부산의 타워건설 답보와 대한방직 143층 타워 건설을 주제로 한 뉴스보도(밀착카메라)에서 ‘빌딩’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키웠다. 타워 건설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보도의 주제로 타워 반대론자들의 명분을 쌓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서울 롯데월드타워는 123층의 빌딩이다. 높이는 555m. 세계 5대 빌딩이다. 백화점(1~14층)과 오피스(14~38층), 아파트(42~71층), 특급호텔(76~101층), 관람시설(117~123층) 등으로 구성됐다.
전주타워는 430m 전망 타워다. 백화점도 오피스도, 아파트, 호텔도 없는 그냥 ‘탑(塔)형’이다. 중국 상하이 동방명주(東方明珠)나 파리 에펠탑, 서울(남산)타워처럼 그냥 엘리베이터만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구조다. 전망대와 놀이기구만 있다. 430m 타워의 높이는 세계 7위다.
롯데월드타워는 ‘타워’라고 표현됐고 ㈜자광은 ‘143층’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빌딩은 ‘타워’(Tower)로, 타워는 ‘층’(層) 으로 표현되면서 혼돈이 왔다. ㈜자광이 발표하는 과정에서 혼돈을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타워 주변에는 특급 호텔도, 켄벤션도 복합 상가도 형성된다. 엄밀히 말해 롯데월드타워가 ‘혼합복합형’이라면 전주타워는 ‘독립형분산형’이다.
대한방직 부지는 롯데 관련설로 한때 소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전주타워는 ‘롯데스카이타워’라고 규정짓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40년 공직 생활을 마치고 건축설계 사업을 펼치고 있는 조상민 소장(율종합건축사무소)은 “건축사들도 대부분 대한방직 부지에 건물(빌딩)이 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건물과 타워는 하늘과 땅차이로 전문가들조차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빌딩과 타워, 형식에 따라 용도변경 미치는 영향 커
건축 관련자들은 ‘빌딩이냐, 타워냐’의 성격에 따라 용도 변경에 따른 특혜성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하고 있다.
대한방직 부지는 현재 관리계획 용도상 ‘공업지역’이다. ㈜자광은 이 부지 용도를 ‘상업용지’로 바꿔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전주시는 17년전부터 이 부지의 용도를 ‘주거지역’으로 계획했다.
상업용지로 전환될 경우 건물 용적률은 700%다. 용적률 700%란 ‘100평 상업 부지의 경우 법적으로 700평짜리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기준이다. 주거용지의 경우 법적 최대 용적률은 230%. 용적률 기준으로 상업용지가 주거용지보다 3배 이상 높다. 즉 3배 이상의 건물을 건축할 수 있다. 대한방직 부지는 23만여㎡(7만평)로 당초 전주시 계획대로라면 이 부지에 아파트 8000~1만 가구(용적률 230% 적용)가 들어간다. 아파트 기준으로는 3만 가구가 들어갈 수 있는 규모다.
대한방직의 경우 용적률 700%로 적용되는 건물을 짓기 위해 용도 변경이 이뤄진다면 특혜 중 특혜가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143층 타워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전주=뉴시스】심회무 기자 = 세계 7위에 해당하는 430m 높이 전주타워(가칭) 건설을 발표한 (주)자광이 최근 뉴시스에 타워의 재원을 최초 공개했다. 사진은 타워 조감도와 재원 편집본. 2018.12.05shim21@newsis.com
㈜자광의 전은수 대표는 각종 TV토론에서 용적률은 200%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주요 도시 ‘타워 내지 빌딩 전망대’가 기본
전주타워가 빌딩이 아닌 순수 탑형 구조물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사업의 접근 방식도 달라진다.
먼저 파리(에펠탑), 도쿄(도쿄타워), 뉴욕(엠파이어스테이트), 런던(런던아이와 대성당), 시에틀(스페이스 누들), 토론토(CN타워), 상하이(동방명주), 베를린(방송탑), 두바이(부르즈 할리파) 등 세계 주요 유명 도시는 대부분 전망대를 가지고 있다.
고대에 형성된 도시(로마, 바르셀로나, 피렌체 등)도 성당 두오모나 종탑, 큰 언덕을 이용한 전망대를 지니고 있다. 중국 광저우나 말레이시아 등도 세계 5위권 안에 들어가는 타워를 세웠다.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 홍콩 등 오락과 관광을 위한 전용 전망대도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다. 모스코바와 프라하, 이스탄불 등은 언덕을 이용한 전망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국도 서울을 비롯 대구 등에 200m가 넘는 타워가 있다.
속초와 구미 등도 작지만 타워들이 일정한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타워는 도시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그 대표적인 곳인 중국 상하이 동방명주다. 중국 상하이는 90년대 초반 푸동지구를 개발하면서 가장 먼저 세운 것이 바로 ‘동방명주’ 타워다. 현재 동방명주 옆에는 600m가 넘는 빌딩이 들어서 있는 상태다. 그래도 상하이의 발전 상징은 ‘동방명주’다. 일본 도쿄는 1950년 패전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상징으로 도쿄타워를 세웠다.
‘전주타워’는 불가능한가.
‘전주타워’는 상하이 ‘동방명주’와 비슷하다. 동방명주가 30m 높다. 동방명주는 현재 세계 6위 타워다. 전주타워의 구성도 동방명주와 비슷하다.
◇상하이 동방명주 연간 700만~900만명… 전주 한옥마을 1000만명
전주 세계 7대 타워의 사업성 여부도 논란이다.
인구 65만 도시에서 ‘무슨 타워냐’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대한방직 부지 개발의 대표적 반대론자인 전주시민회 이문옥 사무국장은 ‘허무맹랑한 계획’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
환경단체의 모 간부는 사업성이 없기 때문에 계획만 내놓고 나중에는 아파트를 짓겠다고 나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자광의 설명은 다르다.
이 기업은 전주한옥마을을 방문하는 1000만명(연간)을 주목하고 있다. 이 중 30%만 타워를 방문해도 성공이라는 것이다. 또 새만금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향후 새만금은 중국 투자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자광은 주장하고 있다. 중국 방문객의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업성 검토만 1년이 걸렸다는 것이 자광측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자광의 입장에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타워의 사업성은 해당 지역의 인구수가 아니라 외부 방문객수로 평가된다는 것. 65만명이라는 인구 기준이 아니라 1000만명이라는 전주의 방문객수가 사업성의 잣대가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shi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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