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기완·홍향기, 양대발레단 수석무용수 달빛춤 함께
'심청'의 '문 라이트 파드되' 무대, 7월 갈라

홍향기 & 김기완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SCM)
"제가 발레리나이니까 당연히 발레리나한테 관심이 쏠리는데, 기완이 무대에서는 기완이에게 더 시선이 쏠려요. 날이 갈수록 더 발전하거든요. 감정 표현이 날마다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하하."(홍향기)
대한민국 발레 양대 산맥으로 통하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들이 만난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완(30)과 유니버설발레단(UBC) 수석무용수 홍향기(30)다.
두 사람은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SCM) 코리아가 7월 13, 1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펼치는 'SCM 코리아 발레 갈라 시리즈1-발레 오브 서머 나이트'에서 호흡을 맞춘다.
SCM 코리아가 김기완에게 출연을 제의했고, 그가 홍향기를 파트너로 낙점하면서 성사된 무대다. 유니버설발레단 대표 창작발레 '심청'의 하이라이트 '문 라이트 파드되'를 선보인다. 심청을 왕비로 맞이한 왕과의 달빛 2인무다.
김기완이 2016년 홍향기와 이동탁이 함께 공연한 '심청'을 본 뒤, 해보고 싶던 작품이다. "향기와 사석에서 한번쯤 같이 무대에 서보자는 이야기를 나눴거든요. 이번이 기회라 생각했죠"라며 즐거워했다.

김기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하지만 '심청'은 유니버설발레단 작품이다. 발레단 외부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다른 발레 갈라쇼에서도 이 작품 공연은 쉽지 않다. 홍향기는 "기완이와 한다고 하니, 흔쾌히 발레단에서 허락을 해줬다"고 한다.
한예종 예비학교, 선화예중을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을 나온 홍향기는 항상 1등이었다.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를 거쳐 한예종 무용원을 졸업한 김기완은 학창시절의 홍향기를 그렇게 기억했다.
한예종 재학시절 친분은 없었다. 홍향기가 2년 선배다. 홍향기가 한예종에 영재로 2006년 먼저 입학했고, 김기완은 2008년 이 학교에 들어왔다. 2009년 홍향기는 졸업작품으로 '돈키호테' 결혼식 파드되를 정하고, 김기완을 파트너로 지목했다. 친분이 없었음에도, 리프트에서 자신을 힘껏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이 있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홍향기는 "기완이는 힘든 기색 하나 없었다"고 돌아봤다. 김기완은 "선배가 하자고 하니, 할 수 밖에 없었다. 패기였다"고 기억했다.
공식 무대에 처음 함께 서는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친분을 쌓기 시작한 것은 2011년 각각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에 입단하면서부터다. 프로 생활을 나란히 시작하면서 공감대가 쌓이고, 나눌 고민거리가 많아졌다.
김기완은 "학교 졸업을 한 뒤 선생님을 그리워하고 그리고 (김기완 동생으로 함께 한예종에 다녔으며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기민이를 같이 그리워하고 발레단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졌다"고 했다.

홍향기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홍향기도 "일이든 연애든 기완이에게 묻는다"고 한다. "'너희 발레단은 어때?'라며 공감하죠. 서로 레퍼토리가 다르다 보니 흥미도 갖게 되고요. 국립발레단 작품 중 '스파르타쿠스'가 매력적이에요."
두 무용수는 무럭무럭 성장했다. 2016년 각각 한국발레협회 프리마발레리나상과 당쇠르 노브르상을 받았을 때만 해도 둘 다 솔리스트였지만, 이제는 각자 발레단의 간판인 수석무용수로 활약 중이다.
김선희 한예종 무용원 원장이 예술감독을 맡은 이번 갈라에는 홍향기·김기완 외에도 쟁쟁한 무용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이 6월 '지젤'을 끝으로 퇴단한 이후 첫 번째 무대로 이번 공연을 택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재우와 '스파르타쿠스' 아다지오를 선보인다.
미국 보스턴 발레단에서 활약 중인 한서혜와 이수빈, 헝가리 국립발레단 소속 김민정, 영국 로열발레단의 마리아넬라 누네즈 & 바딤 문타기로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예브게니아 오브라초바 & 아르테미 벨리야코프 등 등 해외 스타 무용수들도 온다.
발레계의 축제로 통하는 공연이다. 티켓이 오픈하마자마자 R석은 거의 다 팔려나갔다. 비행기를 타고 해외에 나가야 볼 수 있는 무용수들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드문 공연이기도 하다.
![[인터뷰]김기완·홍향기, 양대발레단 수석무용수 달빛춤 함께](https://img1.newsis.com/2019/05/27/NISI20190527_0000333930_web.jpg?rnd=20190527090435)
두 사람의 무대를 기대하는 발레팬들도 많다.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무용수가 공식적인 무대에서 함께 춤을 추는 일은 2000년대 들어 드물었기 때문이다.
2000년 6월 '세계춤 2000 서울'에 국립발레단의 이원국·김지영·김주원, 유니버설발레단의 전은선 등이 함께 참여한 이후 두 발레단의 무용수들이 같이 무대에 오르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발레계 관계자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두 발레 단체가 장점을 살려서 함께 공연하면 발레 팬들에게 또 다른 선물이 될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양대 발레단인 마린스키 발레단, 볼쇼이 발레단도 그렇게 한다. 그럼 발레계가 더 풍성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무대가 성사될 수 있게 도와준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두 손을 모은 김기완과 홍향기는 "앞으로도 종종 윈윈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느새 두 사람이 각자 열심히 먹던 파스타 그릇의 바닥이 드러났다. 각자 발레단 일정이 끝나고, 연습을 해야해서 든든히 먹어야 한다며 저녁 음식을 깨끗이 비웠다. 그리고는 마주 보고 싱긋 웃었다.
"향기가 지금도 UBC에서 잘하고 있지만, 독보적으로 이름을 길이 남겼으면 해요. 다치지 않고 롱런했으면 좋겠어요."(김기완), "이번에 함께 공연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준 기완이에게 고마워요. 엄청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이 무대에 섰으면 좋겠어요."(홍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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