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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미군에 위협 커져"…시험대 오른 한미동맹

등록 2019.08.27 14: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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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韓 지소미아 종료에 깊이 실망·우려" 거듭 밝혀

"日 정보 공백으로 미군 위험 증가…방위비 인상 요구할 것"

"호르무즈 연합체, 남중국해 갈등 등 압박 가할 수단 많아"

공개·반복적 경고음에 '문재인 정부' 지목…"동맹 파열 수준"

【비아리츠=AP/뉴시스】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2019.08.27.

【비아리츠=AP/뉴시스】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2019.08.27.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미국이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거듭 실망과 우려를 표했다. 지소미아 종료에도 한미동맹은 긴밀히 유지되고 있다는 청와대 설명과는 다른 반응이다. 이를 근거로 한미동맹이 시험대에 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소미아 파기로 인해 미군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입장까지 내놨다. 한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약화시킨 만큼 다른 방식으로 동맹에 대해 더 많이 기여해야 할 것이라는 압박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의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깊이 실망하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한국 방어를 더 복잡하게 하고 미군 병력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무부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 갱신을 보류한 것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현한다"고 밝힌 데 이어 다시 한 번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지소미아 종료가 한국 방어와 미군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압박 강도를 한 층 높여 주목된다. 한미일 안보 공조 약화로 주한미군의 위험을 증가시킨 책임을 물어 곧 시작될 방위비분담금 협상력을 높이는 한편, 미국의 안보전략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주한미군에게 가장 큰 위협은 북한의 미사일과 방사포인데, 이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정보 교류가 중요하다"며 "일본 정보를 같이 공유하면 안정성이 높아지는데 한국이 지소미아를 깨면서 그만큼 위험해졌다는 게 미국의 논리"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2019.08.23.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 23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2019.08.23. [email protected]

내년 이후 적용될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 규모를 정하는 한미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은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차 SMA 협상이 체결된 직후부터 "한국이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지난달과 이달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각각 방한한 이후 '6조원'(약 50억 달러)의 방위비분담금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증액 압박에 대한 체감지수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는 올해 한국이 부담한 방위비분담금(1조389억원)의 5~6배에 달하는 상당한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완전한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재차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한미동맹 약화 우려를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와 연결지으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박 교수는 "방위비분담금 이외에도 미국이 지소미아 파기와 관련해 한국을 압박할 요소가 많다"며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참여, 남중국해 갈등, 미사일방어(MD) 체계 등 여러가지 틀로 한국이 미국에 더 많이 기여하라는 압박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의 경고음과 달리, 한국 정부·여당은 "한미동맹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미국 정부가 한국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고위당정청 회의에서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무슨 안보체제에 큰 위협이 되는 것처럼 과장된 언급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2019.08.22.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2019.08.22.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그러나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반복적으로 지소미아 종료에 우려를 나타내는 것은 동맹 사이에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결과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안보 전문가는 "지금 미국에서 나오는 반응을 보면 한미동맹은 균열을 넘어 파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미 국무부가 '문재인 정부'(Moon administration)를 콕 집어 언급한 데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권의 안보전략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과의 사전교감 없이 전시작전권 전환을 추진하던 시절 미국에서 '노무현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현이 등장한 바 있다.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지역 안보 위협에 대한 공동 이해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위해 미 동맹국 간 힘든 과정 끝에 체결됐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종료 결정을 내린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결정을 매우 걱정스럽게(concerned)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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