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도 약속된 것인가"…'약속의 세대' 백온유 [문화人터뷰]
등단 9년 만에 첫 소설집…'약속의 세대' 7편 단편 수록
"약속, 삶의 원동력…깨졌을 때 극복할 방법 고민할 필요"
"단편 작업하며 새로운 시도에 중점…인간 내면에 관심"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백온유 작가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소설집 '약속의 세대'를 출간했다. 2026.03.27.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25/NISI20260325_0021222198_web.jpg?rnd=20260325164841)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백온유 작가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소설집 '약속의 세대'를 출간했다. 2026.03.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약속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우리는 그 약속이 성사될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현재를 견디고,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그러나 그 믿음이 배신으로 돌아올 때 삶의 비애는 더욱 선명해진다.
최근 뉴시스와 만난 백온유(33) 작가는 "약속은 우리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인 만큼 필연적"이라며 "약속이 무너졌을 때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말했다.
백온유가 등단 9년 만에 첫 소설집 ‘약속의 세대’(문학동네)를 펴냈다. 총 7편의 단편을 묶은 이번 작품은 '약속'이라는 주제로 연결된다.
소설집 제목은 단편 '사망 권세 이기셨네' 속 표현에서 가져왔다. 작품은 사이비 종교 ‘역전교’ 사도의 딸 '미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미리는 태어날 때부터 특권을 약속받은 이른바 ‘종교 금수저’로, 공동체 안에서 풍요와 호의를 누리며 성장한다.
백온유는 "종교에 관심이 많다"며 “신도들이 믿음을 놓지 못하는 이유, 그 믿음의 출처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미리는 종교가 몰락하면서 자신이 믿어온 세계가 허상이었음을 깨닫는다. 작가는 "미리에게는 미래와 천국이 약속돼 있었지만, 결국 그 세계가 아무것도 아님을 인식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백온유 작가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소설집 '약속의 세대'를 출간했다. 2026.03.27.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25/NISI20260325_0021222199_web.jpg?rnd=20260325164835)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백온유 작가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소설집 '약속의 세대'를 출간했다. 2026.03.27. [email protected]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반의반의 반'에서는 '모성애'라는 약속을 흔든다. 이야기의 시작은 주인공 영실이 5000만원을 도난당한 사건이다. 딸 윤미와 손녀 현진은 돈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영실을 향한 원망을 키운다.
그 돈이 있었다면 윤미는 이혼 위자료를, 현진은 해외 유학을 꿈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는 것 중 하나가 모성애입니다. 일종의 사회적 약속처럼 받아들여져 있죠. 그러나 이는 사회가 주입한 관념일 뿐, 절대적인 기준은 없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에요."
미발표작 '광일'에서는 일상 속 약속의 균열을 그린다. 택시기사 광일은 '비 오는 날에는 일찍 귀가하겠다'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더 많은 수입을 위해 운행을 이어간다.
작가는 "족을 위한 선택이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하지만, 아내가 원하는 것은 경제적 보상이 아니라 마음의 안정"이라며 "자기중심적 판단은 결국 관계의 균열로 이어진다"고 짚었다.
이처럼 소설 속 인물들은 약속이 무너지는 순간을 경험한다. 그러나 작품은 그 이후를 묻는다. 무너진 약속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시 삶을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등장인물들은 주로 2030세대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미래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약속을 믿으며 살아왔죠. 하지만 그 기대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삶은 공허해지고, 세상은 비루하게 느껴집니다."
그는 "기대만큼 결과가 따르지 않을 수 있다"며 "일희일비하기보다 삶을 꾸준히 이어가는 태도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백온유 작가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소설집 '약속의 세대'를 출간했다. 2026.03.27.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25/NISI20260325_0021222195_web.jpg?rnd=20260325164826)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백온유 작가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소설집 '약속의 세대'를 출간했다. 2026.03.27. [email protected]
백온유는 2017년 장편동화 '정교'로 MBC 창작동화대상에 선정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지만, 약 2년간 공백기를 겪었다. 그 시간을 지나 첫 소설집을 내놓기까지의 과정은 그에게도 쉽지 않았다.
"평소 긴장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 출간을 앞두고는 많이 긴장했어요. 첫 소설집인 만큼 제대로 완성하고 싶었죠. 원래 작년 출간 예정이었지만 완성도를 위해 미뤘습니다."
그는 그간 장편 중심의 작업을 해왔기에 단편 작업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고민했다고 했다. 기존 작품 '유원', '페퍼민트'가 위로의 정서를 담았다면, 이번에는 인간의 복잡한 면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문학평론가 소유정은 이번 소설집을 두고 "작가의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백온유는 "작가라면 누구나 자신의 한계를 갱신하고 싶어 한다"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의도한 바가 독자에게 전달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내년 등단 10주년을 앞둔 그는 앞으로 인간과 사회를 향한 관심을 작품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최근에는 주식 투자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미용실에 갈 때마다 주식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커졌죠. (웃음) 또 종교에 대한 탐구도 이어가고 싶습니다. 특히 티베트불교에 관심이 있어 6월에 직접 현지에 가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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