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바이든 중심 '중도 결집' 경계…이분법 강화
"바이든과 비전 매우 달라…어느 편에 서겠나"
나프타·의료보험 의제 거론하며 공세 나서
[에식스 정션=AP/뉴시스]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슈퍼 화요일' 경선이 치러진 지난 3일 버몬트 에식스 정션을 방문해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두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2020.03.05.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 민주당 유력 진보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슈퍼 화요일'에서 대승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중심의 중도 결집을 경계하며 이분법을 강화하고 나섰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슈퍼 화요일 경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선거운동본부에서 "조는 내가 수년 간 알아온 사람이다. 나는 조를 좋아한다"면서도 "그와 나는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해 매우 다른 비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어 "이 선거운동은 갈수록 '당신이 어느 편에 서느냐'가 되어간다"고 했다. 이번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은 바이든 전 부통령 중심의 중도 진영과 샌더스 의원 중심의 진보 진영 간 당내 세 대결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이후 발언에선 바이든 전 부통령의 그간 정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샌더스 의원은 먼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거론, "조는 중서부 노동조합원들에게 자신이 왜 처참한 무역협정을 지지했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공세했다.
지난 1994년 발효된 NAFTA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간 자유무역지대 형성을 위한 합의로, 샌더스 의원은 이 합의가 미국 내 일자리 질을 현저히 떨어뜨렸다고 주장해 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의료보험 관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의료보험 문제는 민주당 내에서 진영이 양분되는 대표적 의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점진적 의료보장 확대 정책인 '오바마케어 확대'를 지지하는 반면, 샌더스 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보다 급진적인 정부 중심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이 왜 지구상에서 전 국민에게 의료서비스를 보장하지 않는 유일한 나라인지를 얘기하자"고 도발했다. 이와 함께 과거 이라크 전쟁 찬성 전력과 월가 구제금융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아울러 "기업의 지원을 받는 대통령이 일하는 가족들과 중산층, 그리고 저소득 국민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변화를 이 나라에 가져오리라고 믿는 사람이 있나"라고 바이든 전 부통령을 몰아세웠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3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14개 경선지 중 앨라배마와 아칸소, 메인,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테네시, 텍사스, 버지니아 등 10곳에서 승리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그와 중도 표심을 두고 경쟁을 노렸던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사퇴하면서, 민주당에선 바이든 전 부통령을 중심으로 중도 표심이 결집하며 '반(反)샌더스 연합'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당내 진보 표심은 일찌감치 샌더스 의원에게 쏠리는 경향을 보여 왔지만, 또 다른 진보 주자인 워런 의원이 경선을 계속 치르며 적지 않은 표를 분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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