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뉴욕타임스가 기록한 '광주의 오월'
호남대 김강 교수, 유학시절 모은 당시 기록 번역
옥고치른 부친 이어 아들까지 3대째 5·18 알리기
"글로벌 5·18스카웃 결성, 세계화 기여하고 싶어"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호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김강 교수가 17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그 날의 참상'을 알린 뉴욕타임스 기사 원본을 소개하고 있다. 2020.05.17goodch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5/17/NISI20200517_0000528513_web.jpg?rnd=20200517114724)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호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김강 교수가 17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그 날의 참상'을 알린 뉴욕타임스 기사 원본을 소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주인공은 호남대 영어영문학과 김강(56) 교수.
김 교수는 미국 뉴욕주립대 유학 시절인 1990년대 후반, 틈 나는 대로 버팔로캠퍼스 도서관 마이크로필름보관소를 찾아 80년 5월 광주에 대한 기록들을 샅샅이 뒤졌다.
검색기능이나 온라인 아카이빙이 지금처럼 체계적이지 않은 때여서 모든 작업을 수작업에 의존해야만 했다.
"귀찮고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죄송함, 그리고 5·18에 대한 일종의 채무의식으로 자료찾기에 매달렸던 것 같다"고 그는 회상했다.
김 교수의 부친은 5·18 당시 전남대 학생처장으로 근무하다 계엄법 위반과 소요 방조 등의 혐의로 옥고를 치른 뒤 지병이 악화돼 작고한 김태진 교수로, 김 교수는 계엄군의 감시 속에서도 수사 동향 등을 아내에게 몰래 써보냈던 부친의 쪽지편지 60여 장을 한 데 모아 2005년 '아버지의 5·18'이라는 책으로 엮어낸 바 있다.
2011년에는 국립 5·18 묘지에 안장된 640명의 사연과 삶의 궤적이 담긴 묘비명을 내용별로 분석해 5·18을 미시사적으로 살펴본 의미있는 논문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NYT 원본 번역작업에는 현재 외국어고에 재학중인 고3 아들이 함께 해 부친과 자신, 아들로 이어지는 3대째 5·18진실찾기라는 의미까지 더해졌다.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호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김강 교수가 17일 소개한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뉴욕타임스 기사 원본들. 2020.05.17 goodch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5/17/NISI20200517_0000528514_web.jpg?rnd=20200517114724)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호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김강 교수가 17일 소개한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뉴욕타임스 기사 원본들. 2020.05.17 [email protected]
기사는 대부분 NYT 서울특파원인 헨리 스콧, 심재훈 기자 등이 작성했다.
NYT는 5월18일 '한국 정부, 학생시위 진압 위해 강경수단 발동'이라는 기사를 통해 군사계엄 확대, 대학 폐쇄, 검열 실시와 함께 김대중, 문익환 목사 등 반정부 인사 22명과 이후락 등 박정희 측근 9명에 대한 체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어 19일부터 '한국의 새로운 탄압', '광주 대규모 시위로 사망자 속출', '김대중 체포, 김영삼 가택 연금', '시위대 광주 장악, 최소 32명 사망', '한국 언론, 김대중 정권전복 혐의 보도', '해묵은 원한이 한국에 또다른 봉기 촉발' 등의 제목으로 광주의 상황을 해외도 타전했다. '군화에 짓밝힌 한국'이라는 사설도 실렸다.
NYT는 AP, 로이터통신과 자체 취재기록을 바탕으로 '1만여 병력이 전남대, 조선대에 주둔했고, 이 과정에서 전남대생 600명이 사흘간 물과 식량도 공급되지 않은채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또 일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5월18일부터 나흘간 600여명이 총격으로 숨졌다'고 전했고, '체포된 학생들의 옷을 벌거벗기거나 공원에 사망자 시신을 거꾸로 매달아 놓는가 하면 노인을 포함해 여성들을 성폭행하는 등 공수부대의 잔혹한 행위가 전해지면서 시위가 더욱 격화됐다'고도 밝혔다.
특히, 6월1일자 보도에서는 '기독병원에서 헌혈을 하고 돌아오던 한 여고생이 헬기 사격으로 숨진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며 계엄군 헬기사격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밖에도 '전남대병원 응급실 복도는 이송된 부상자들의 피로 홍수고, 의료진의 가운도 피범벅으로 변했다'고 처참한 상황을 전했고, '군부와 계엄사는 북한선동가에 의한 폭동이라고 주장하나 북한발 특이동향은 없다'며 북한군 개입설도 부인했다.
김 교수는 17일 "묘비를 통해 압축된 진실을 느낄 수 있듯, 80년 당시 신문기사와 등을 보면 그날의 진실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원본 발굴과 번역작업에 나선 것"이라며 "앞으로 NYT외에도 워싱턴포스트, 타임, 뉴스위크, 유럽 매체 등의 보도원문도 확보, 기록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독도영유권을 전 세계에 알리고 왜곡을 바로잡은 반크(VANK)처럼 '글로벌 5·18 스카웃'을 결성해 5·18세계화와 역사왜곡 차단에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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