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시위 계기로 미군서 남부연합 상징물·명칭 퇴출

美 육군,남부 지도자 이름 딴 기지 명칭 개정 검토

美 해병대·해군·육군, 남부 상징물 금지·배제 추진

[휴스턴=AP/뉴시스]지난 8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에서 열려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추도식이 열려 추도식을 마친 그의 시신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추도식 이후 플로이드의 장례식은 유족과 일부 초청객이 참석한 가운데 9일 비공개로 열리며 그의 시신은 휴스턴 외곽의 어머니 묘지 옆에 안장된다. 2020.06.10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인종 차별 논란을 야기했던 옛 남부연합 관련 기념물들이 철거되고 있는 가운데 미 육군이 옛 남부연합 지도자 이름을 딴 기지 명칭을 변경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9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미 육군 대변인인 신시아 스미스는 전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라이언 매카시 육군장관은 이 주제에 대해 양당간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 육군에는 버지니아주(州) 포트 리(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 총사령관 로버트 리 장군) 등 남부연합 지도자 이름을 딴 기지 10곳이 있다.
 
백인 우월주의와 노예제 유지를 위해 싸웠던 남부연합 지도자들의 이름을 딴 기지를 바꿔야 한다는 요구는 수년전부터 있었지만 미 육군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이름을 바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기지명 등은 특정한 이념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화해의 정신에 입각해 붙여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육군은 당시 성명에서 "옛 북부 연방과 남부연합 총사령관 등 군사적으로 중요한 역사적인 인물의 이름을 따 시설물과 거리를 명명하는 전통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 관리는 ABC뉴스에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국방부 지도자들이 과거 입장을 뒤집고 기지명 변경에 대한 대화에 개방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버지니아 리치몬드시가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는 등 미 전역에서 남부연합 인물의 기념물을 철거하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미군에서는 남부연합 관련 상징물이 퇴출되는 분위기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태미 더크워스 의원은 지난 8일 미 육해공군과 해안경비대, 주방위군에 남부연합 관련 상징물 사용을 금지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앞서 지난 2월 데이비드 버거 미 해병대 사령관은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남부연합 상징물을 해병대 시설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9일 오후 미 해군도 해병대의 전례에 따라 '부대의 결속력 유지와 기강 유지, 명예와 헌신, 용기라는 핵심 가지를 지키고자' 군 시설과 함정, 항공기, 잠수함 등 모든 공공장소에서 군기(battle flag) 등 남부연합 상징물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육군도 이날 오후 성명을 내어 남부연합 관련 상징물을 배제하거나 금지하는 정책과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치몬드=AP/뉴시스]버지니아주 리치먼드 도심 도로 한 가운데에 남아있는 남부군 리 장군의 동상.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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