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70주년...한국경제와 생사고락

한은은 1948년 정부 수립 직후 근대 금융제도를 확립하고, 통화신용정책을 중립·민주적으로 집행하고자 만들어졌다.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의 수립·집행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오늘날의 주요한 기능이다.
한은은 화폐를 발행하고 있으며, 통화신용의 조절, 금융기관과의 여수신, 국고금의 수급·정부에 대한 여신, 외국환·대외준비자산의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 중이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제도는 1909년 구한국은행이 설립되면서 처음 도입됐다. 구한국은행은 한일합방 후 1911년조선은행으로 개편돼 발권·국고업무 등 중앙은행의 기능과 함께 일반은행업무도 일부 겸영했다.
광복 이후에도 조선은행은 발권, 국고, 대외지급준비자산의 보유, 시중은행에 대한 재할인 등 중앙은행 고유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일제시대에 설립된 조선은행이 중앙은행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통화신용정책을 중립적이고 민주적으로 수립·집행할 수 있는 중앙은행의 설립이 절실히 요청됐다.
이에 따라 신생 정부는 1949년 '한국은행법'을 마련했다. 1950년 5월 한국은행법이 공포됐고, 같은 해 6월 12일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태어나게 됐다.
한국은행은 창립 직후인 6·25 동란 중에는 전쟁비용을 조달하고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수습하는데 업무의 역점을 뒀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경제 재건을 위해 금융자금을 원활하게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은행은 그간 한국경제와 생사고락을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개발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1960년대에는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동원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데 힘썼다. 고도성장 과정에서 크게 늘어난 통화량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과제였다.
1970년대에는 대외거래가 급격히 늘어나고 경제규모가 확대되는 데에 맞춰 여러 정책을 펼쳤다. 금융제도를 개선하고 석유 파동 등 세계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른 국제수지 악화와 물가불안 등 경제의 대내외 불균형을 바로잡는데 힘썼다.
![[서울=뉴시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한국은행 창립 제70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06.12.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6/12/NISI20200612_0016395848_web.jpg?rnd=20200612105046)
[서울=뉴시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한국은행 창립 제70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06.12. [email protected]
1980년대 후반에는 경상수지가 흑자로 바뀌면서 급격히 늘어난 통화량을 흡수하기 위해 여러 가지 통화관리 대책을 실시했다. 아울러 경제의 각 부문이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등에 대한 자금지원을 강화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물가안정과 국제수지 개선을 위해 통화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도 금융자금이 성장잠재력 확충에 긴요한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공개시장운영의 활성화 등을 통해 간접조절방식에 의한 통화관리를 정착시키고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금리자유화를 앞당겨 추진하는 등 금융의 자유화가 순조롭게 이뤄지는데 주력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금융기관·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데 힘썼다. 실물경제의 원활한 회복을 뒷받침하는 한편 물가 및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연한 금리 정책을 내놨다. 이를 통해 환율을 안정시키고 신용경색을 해소했다. 또 종전의 통화량목표제를 물가안정목표제로 대체해 시장친화적인 통화정책이 뿌리내리도록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초반 신용카드사태 등으로 인해 불안했던 금융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고 카드채 만기 연장 등의 조치를 통해 시장을 안정화시켰다.
경제의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전됨에 따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다. 한은은 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금융완화 방안을 신속하게 실시했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포스트 코로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제70주년 기념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촉발된 실물경제 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기까지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며 "코로나 전개양상에 따라 실물경제 회복 시기와 속도가 크게 좌우될 수 있고, 고용사정 악화와 민간의 채무상환능력 저하가 회복세를 제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 이후의 경제환경 변화가 중앙은행에 어느 때 보다 막중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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