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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엄마와 진보 딸의 공생기…'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등록 2020.09.10 18: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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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사진 = 걷는사람 제공) 2020.09.10.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사진 = 걷는사람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좌파들, 정말 무섭네. 이렇게 진실 보도를 안 하니."
"엄마 무슨 학원 다녀, 그런 말을 다 어디서 배웠어?"
'혀를 차며 진심 어이없어하는 손 여사를 보고 있자니, 더 갖다 붙일 말이 없었다.'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김봄이 첫 산문집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가 출간됐다;

70대 엄마와 40대 딸이 일상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을 진솔하게 담았다.

작가와 손 여사는 가족 사이에서도 좌와 우로 갈라질 수밖에 없는 것인지를 비춘다.
책 제목의 '좌파 고양이'는 손 여사가 작가를 향해 던진 말에 담긴 표현이다.

 "빨갱이 좌파 고양이는 안 봐줘."

당연하다는 듯 촌지를 주고받는 학부모와 교사, 출신 지역에 따라 편향성이 생기는 사람들,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투자에 열중하는 중산층, 성소수자를 향한 삐딱한 시선들 등 우리 일상 속에서 친밀하게 지내는 가족과 이웃들의 모습이다.

작가는 손 여사의 이러한 모습에 반박하고, 맞서고, 말린다. 이해할 수 없어 하고 짜증과 불쾌함도 품고 있다.

하지만 작가의 마지막 말은 굉장히 아이러니함을 선사하며 일상에서도 등장하는 극단적 좌우 분열과 대립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보수 부모의 돈으로 자랐다. 그 돈으로 학원에 다녔고, 책을 사 읽었다." "(그 덕에) 진보의 가치를 접했고, 진보적으로 사고하게 됐다." "다르지만 다른 모습 그대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게 됐다."

삐걱거리더라도 결국 한 발씩 양보하며 타협하고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일깨워준다. 176쪽, 걷는사람, 1만3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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