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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딸은 왜 혼자 남았다가 북송됐을까…여전한 의문

등록 2020.10.08 17: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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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있는 고교생 딸, 왜 이탈리아에 남았나

"장애 불편해 동반 포기"…"딸 설득 못 했을 수도"

부모 잠적 나흘 만에 감행한 평양행, 자의였을까

"부모 증오해 귀국 희망" vs "강제 북송, 인권 침해"

조성길 부인 "딸 있는 북한으로 보내달라" 호소

 【서울=AP/뉴시스】국가정보원은 3일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망명설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 부부가 함께 잠적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3월20일 조성길(오른쪽 두 번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자유의 종'을 들고 있는 모습. 2019.01.03.

【서울=AP/뉴시스】국가정보원은 3일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망명설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 부부가 함께 잠적했다"고 밝혔다.사진은 지난해 3월20일 조성길(오른쪽 두 번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자유의 종'을 들고 있는 모습. 2019.01.03.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한국 망명 사실 공개가 북한에 돌아가길 원하는 부인의 제보에 따른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북송됐다는 딸을 둘러싼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조 전 대사대리 부부가 2018년 11월10일부터 잠적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부터 이탈리아 현지 인사와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공사(현 국민의힘 의원)는 이들의 자녀가 이탈리아에 함께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외교부가 이듬해 2월 성명을 내고 "북측이 작년 12월5일 통지문을 보내와 조 전 대사대리와 그의 아내가 11월10일에 대사관을 떠났고, 그의 딸은 11월14일에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밝히면서 여러 의구심이 제기되기 시작됐다.

우선 부부가 딸을 왜 이탈리아에 두고 왔을까다. 망명 사실이 공개되면 딸과 북한에 있는 가족이 추방되거나 수용소에 보내지는 등 처벌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당시 딸은 고등학생으로 미성년인데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일각에서는 딸의 장애 때문에 불가피하게 부부만 도주한 것이 아니냐고 추정했다. 친북 인사로 알려진 안토니오 라치 전 상원의원은 현지 언론을 통해 조 전 대사대리가 잠적할 때 불편해질 것을 우려해 장애가 있는 딸을 데려가는 것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마=AP/뉴시스】 북한 조성길 주 이탈리아 대리대사의 서방 망명설이 도는 가운데 3일 로마의 북한 대사관 건물에 인공기가 걸려있다. 조 대리대사는 11월초 대사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 정보기관이 국회 관련 위원회에 밝혔다. 2019. 1. 3. 

【로마=AP/뉴시스】 북한 조성길 주 이탈리아 대리대사의 서방 망명설이 도는 가운데 3일 로마의 북한 대사관 건물에 인공기가 걸려있다. 조 대리대사는 11월초 대사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 정보기관이 국회 관련 위원회에 밝혔다. 2019. 1. 3.

이와 달리 딸 자신의 선택으로 이탈리아에 잔류했다는 관측도 있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은 "딸만 두고 가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부모가 딸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을 수도 있다"며 "실제로 유사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딸은 북한 체제에 충성했던 반면, 부모는 체제를 이탈하려 했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 라레푸블리카도 지난해 2월22일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부모가 서구적 삶에 경도된 언행을 하는 데 대해 불만을 표출해왔고 대사관 직원들과 평양의 가족에게도 이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얘기가 북한 당국의 귀에 들어가 조 전 대사대리에게 귀국 명령이 내려졌다고 매체는 추정했다.

이탈리아에 홀로 남겨진 딸이 자진해서 북한으로 돌아갔는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이탈리아 외교부가 성명을 발표한 이후 현지 정치권에서는 파장이 일었다. 이탈리아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북한 정보기관이 조 전 대사대리의 귀국을 유인하기 위해 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데려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부모의 탈북으로 인한 처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스스로 본국에 귀환했다는 설명은 그대로 믿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태 전 공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조 전 대사대리 딸이 북한에 의해 '압송'됐다고 밝혔다. 여러 탈북 인사들도 "본인 의사에 반해 끌고 갔다"며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로마=AP/뉴시스】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북한대사관 현관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관'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은 3일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망명설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 부부가 함께 잠적했다"고 밝혔다. 2019.01.03.

【로마=AP/뉴시스】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북한대사관 현관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관'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은 3일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망명설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 부부가 함께 잠적했다"고 밝혔다. 2019.01.03.

그럼에도 조 전 대사대리의 후임으로 부임한 김천 대사대리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홀로 남겨진 딸이 부모를 증오했고 조부모와 함께 살기 위해 평양에 돌아가길 원했다는 설명이다. 라레푸블리카는 딸이 자발적으로 부모의 잠적 사실을 알리고 북한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지난해 7월 입국했지만 북한에 가족이 있어 한국행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한 바 있다. 반면 조 전 대사대리의 부인은 딸이 있는 북한으로 보내달라며 국내 입국 사실을 언론에 제보했고, 한국 귀순 사실이 1년3개월 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조 전 대사대리의 부인은 망명 과정에서도 한국행을 원치 않았다고 했다. 한국으로 온 것이 알려질 경우 딸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딸의 안위를 걱정했다면 계속 탈북 사실을 숨겨야했던 게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언론에 공개되면 딸의 안위에 당장 급박한 위험이 닥치는 상황에서 어느 어머니가 언론사와 이야기해서 그런 사실을 공개했을까. 정말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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