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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추다혜 "국악도 쇼!음악중심 등 TV 출연 기회 다양했으면"

등록 2021.04.01 09:00:12수정 2021.04.01 19: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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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힙한 음악, 탈바꿈시킨 '추다혜차지스' 리더

95대 1 경쟁률 뚫고 두산 'DAC 아티스트' 선정

[서울=뉴시스] 추다혜. 2021.04.01. (사진 = 두산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다혜. 2021.04.01. (사진 = 두산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국악방송뿐만 아니라 '엠카운트다운', '쇼! 음악중심' 같은 프로그램에 국악 팀들이 나올 수 있으면 좋겠어요."

소리꾼 겸 배우이자 밴드 추다혜차지스 보컬인 추다혜는 "최근 국악이 주목받다 보니, TV 음악프로그램에서 국악팀들을 초청하는데 그것도 '국악 특집'으로 묶인 것이었어요. 카테고리를 정해놓지 않으면 소개하기 힘든 장르니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출연 기회가 다양하게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체에 출연하지 않으면, 대중이 모를 수밖에 없죠. 무대에서 아무리 잘해도 매체를 이길 수는 없거든요. 잘 만든 영상 하나가 주는 파급력이 대단하잖아요. 다만 연예인의 포맷이 아닌 뮤지션의 포맷으로 주목을 받아야죠."

추다혜차지스는 이미 음악 마니아들은 다 아는 팀이다. 추다혜(보컬)·이시문(기타)·김재호(베이스)·김다빈(드러머), 멤버들이 각자의 '차지'를 갖고 있는 팀이다. 차지는 순우리말로 '누군가의 몫'이라는 뜻이다. 

무가에 레게, 재즈, 힙합, 펑크(funk), 댄스, 록 등 다양한 서양 음악이 섞여 있어 장르를 함부로 구분하기 힘들다. K팝에 쏠린 한국 대중음악의 첫 경험이다. 추다혜차지스 스스로는 '사이키델릭 샤머닉 펑크'라고 규정한다.지난해 5월 발매한 첫 앨범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 수록곡 '리츄얼 댄스'로 지난 2월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에서 '최우수 알앤비 & 소울 노래' 부문을 받았다.

[서울=뉴시스] 추다혜. 2021.04.01. (사진 = 두산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다혜. 2021.04.01. (사진 = 두산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추다혜는 두산아트센터가 올해 첫 공모를 통해 뽑은 'DAC 아티스트'에 극작가 진주와 함께 선정됐다. 소리꾼이자 국악창작자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DAC 아티스트'는 공연예술 분야의 만 40세 이하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엔 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추다혜는 'DAC 아티스트'로 선정된 것이 "신기하고 얼떨떨하다"고 했다. 앞서 이자람, 이승희 같은 소리꾼들이 선정되긴 했지만 주로 연극 창작자가 뽑혀왔다. "실험적인 무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한다는 믿음이 있는 프로그램이라 지원했어요. 새로운 장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오는 2022년 9~10월 중 신작을 선보인다.

[서울=뉴시스] 추다혜차지스. 2020.12.30. (사진 = 소수민족 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다혜차지스. 2020.12.30. (사진 = 소수민족 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예대 국악과에서 서도 민요를 전공하고 중앙대에서 노래연기를 공부한 추다혜가 우선 구상 중인 신작 형식은 '서도 민요를 기반으로 하는 극'이다. "음악극이나 소리극이 아닌 퍼포먼스 극에 가까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추다혜는 음악감독 장영규·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 등과 함께 민요 록밴드 '씽씽'에 몸 담았다. 씽씽은 지난 2017년 미국 공영라디오 NPR의 인기 프로그램이자, 음악 마니아들의 힙한 플랫폼으로 통하는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한국 음악가 최초로 출연했다.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작년 9월 이 프로그램에 나왔다.

추다혜는 해온 것만 계속 해나가도, 개성과 실력을 인정받을 것이다. 정해진 틀 안에서 갖고 있는 기술만 보여줘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녀는 틀에 맞춰서 하는 것엔 흥미가 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건 뭐지?' '나만의 방식으로 어떻게 풀어야 하지?' 등의 고민을 계속 해요. 다만 새로운 것을 위해 억지로 새로운 걸 하지는 않아요. '어떻게 하면 재미 있을까?'를 고민하는 거죠. 저는 경계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전통과 대중의 경계, 민요와 연기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개방의 여지'가 생기지 않았을까 합니다."

2016년부터 무가를 배우기 위한 여정도 그래서 시작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평안도, 황해도 이북 무가들을 배웠다. 그 과정에서 제주도 칠머리당 영등굿 음원을 들었는데 매력적이라, 무작정 제주도에 머무는 인간문화재 김윤수 선생을 찾아갔다.

추다혜의 간절함을 확인한 김 선생은 전수조교인 이용옥 선생에게 배우라고 소개해줬다. 추다혜차지스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에는 그렇게 평안도, 제주도, 황해도의 무가가 세 곡씩 담겼다. 지난달 말에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을 보기 위해 또 제주로 날아갔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여전히 배우며 동시에 다양한 행보를 펼치고 있는데, 가장 힘든 부분은 해외 시장에 가지 못하는 것이다. 추다혜차지스는 세계에서 충분히 통할 팀이다. "씽씽 때도 경험했지만, 해외 음악 신의 특성은 음악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거예요. 좀 더 마니악한 면이 있어 다양한 음악에도 열려 있죠."

추다혜는 1인 기획사인 '소수민족컴퍼니'를 차렸다. 레이블이라기보다 그녀가 '독립예술가'로 존재하고 싶어 세웠다. 기획뿐만 아니라 제작, 재정 등의 모든 분야를 경험하고 있다. 아티스트 일만 감당하면 편하지만, 여러 경험을 통해 '독립예술가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제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장점도 있다.

소수민족컴퍼니라는 이름은 "문든 제가 하고 있는 어떤 것들이, 다수를 향하지 않는다고 느껴" 지었다. "제가 워낙 마니악하고 마이너한 성향이 있어요. 서도민요도 그렇고 무가도 그렇고 많은 사람이 향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안에 생명력이나 강인함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소수민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잖아요. 그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강인한 생명력' 때문이라고 믿어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도, 저라는 사람도 소수민족 같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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