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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사라진 남극 바다서 사냥하는 펭귄…"환경 변화 적응 추정"

등록 2021.07.27 10: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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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硏, 난센 빙붕 붕괴 이후 아델리펭귄 사냥 최초 포착

[서울=뉴시스] 난센 빙붕 붕괴 후 노출된 바다에서 사냥 중인 아델리펭귄.

[서울=뉴시스] 난센 빙붕 붕괴 후 노출된 바다에서 사냥 중인 아델리펭귄.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얼음이 사라진 남극 바다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펭귄이 포착됐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남극의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펭귄의 모습이 최초로 확인된 것이다.

극지연구소(소장 강성호)는 얼음이 사라진 남극 바다에서 아델리펭귄이 사냥하는 모습을 관찰했다고 27일 밝혔다.

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 연구팀은 2018년 12월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인근 '인익스프레시블 섬(Inexpressible Island)'에서 번식하는 아델리펭귄 27 마리를 추적해 5마리가 기존 사냥터를 떠나 '난센(Nansen)' 빙붕(ice shelf)이 붕괴하면서 노출된 바다로 향하는 모습을 최초로 확인했다.

빙붕은 바다에 떠 있는 수백m 두께의 얼음 덩어리로, 남극대륙 위 빙하가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지난 2016년 인익스프레시블 섬 펭귄 번식지에서 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난센 빙붕의 끄트머리가 떨어져 나가면서 약 214㎢ 면적의 바다가 새로 나타났다.

아델리펭귄이 사냥터를 바꾼 것은 빙붕 붕괴로 인해 취식이 가능한 해역이 더 늘어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빙붕이 사라진 바다에는 빙하 녹은 물이 유입되면서 펭귄의 먹이인 크릴 등이 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5마리를 제외한 나머지 22마리는 이전에 먹이를 사냥했던 동쪽 바다로 이동했다. 이는 신규 사냥터 정보가 모든 개체에 퍼지지 않아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지난 2017년 펭귄들이 개체 간에 소리를 내며 모이는 행동을 밝힌 바 있다.

연구진은 GPS와 수심기록계, 비디오카메라 등을 활용해 아델리펭귄의 이동경로와 사냥 습성을 파악했다. 신규 사냥터로 향한 펭귄들은 수심 100m 이하의 얕은 바다에서 주로 먹이를 사냥했다.

인익스프레시블 섬은 세계 최대 해양보호구역인 남극 로스해에 위치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주도로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물범, 남극어류 등 해양동물이 다양하게 서식하는 곳으로, 이번 관찰결과는 남극 생태계 변화 연구에 기초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원영 박사는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가져올 위기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만큼, 펭귄이 겪고 있는 상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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