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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결정한 양희종 "우승반지 끼고 행복하게 떠날게요"

등록 2023.02.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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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인삼공사 주장 양희종, 2022~2023시즌 끝으로 은퇴

세 차례 챔피언·인천AG 금메달·…수비상 7회 수상한 리그 대표 수비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1~2012시즌 창단 첫 우승·인천AG 금메달'

"아내가 은퇴 결정에 큰 도움"…해외연수 계획

[서울=뉴시스]2007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3순위로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에 입단한 양희종.

[서울=뉴시스]2007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3순위로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에 입단한 양희종.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주장 양희종(39)이 2022~2023시즌 종료 후 코트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챔피언 등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했다.

인삼공사는 22일 "양희종 선수가 이번 시즌 종료 후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잔여 계약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시즌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뤄진 전격적인 은퇴 발표였다.

양희종은 "구단에서 발표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연락이 와 '이대로 은퇴 발표를 해도 되겠느냐, 괜찮겠느냐'고 하더라. 좋은 마음으로 구단과 상의한 결정"이라며 웃었다.

삼일상고·연세대를 거친 양희종은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전신 KT&G(현 인삼공사)에 입단했다. 17년 동안 줄곧 인삼공사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다. 그동안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정규리그 우승 1회를 안겼다.

정규리그 통산 610경기에 출전해 평균 6점 3.8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포워드로 수비와 궂은일에 장점을 지닌 선수다. 최우수수비상, 수비5걸 등 수비 관련 상만 7개나 받았다.

[안양=뉴시스]6일 오후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 원주 동부 프로미와 안양 KGC 인삼공사의 경기에서 66대 64로 승리하며 구단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KGC인삼공사 양희종이 우승그물망을 자르고 있다. 2012.04.06. (사진 = 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안양=뉴시스]6일 오후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 원주 동부 프로미와 안양 KGC 인삼공사의 경기에서 66대 64로 승리하며 구단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KGC인삼공사 양희종이 우승그물망을 자르고 있다. 2012.04.06. (사진 = 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양희종은 "시원섭섭한 마음이 있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가족과 충분히 상의해 내린 결정이다. 사실 우리가 이렇게 독주할 것이라는 예상은 전문가들도 하지 못했다"며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지 않나. 구단도 나의 결정을 존중해줬다.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앞으로 1~2년을 더 뛴다고 해도 어린 후배들이 뛰는 1~2년의 가치와는 다를 것이다. 후배들이 1~2년 뛰면서 가져가는 가치가 훨씬 크다"며 "한 시즌의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하며 떠나는 것을 생각했다. 이번에 타이밍이 잘 맞는 것 같다. 편안하게 은퇴를 결정했다"고 했다.

양희종은 2019년 치과의사 김사란(35)씨와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 은퇴 결정을 하는 데 있어 많은 조언과 도움을 줬다고 한다.

양희종은 "아내가 은퇴 결정을 잘 했다고 하더라. 아마도 아내가 아니었다면 이런 결정을 후련하게 내리지 못했을 것 같다. 큰 힘이 된다. 정말 고맙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잘한 게 지금 아내와 결혼한 것"이라며 웃었다.

양희종은 숨 막히는 수비력 못지않게 '라커룸 리더'로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2014년부터 주장을 맡아 희생하고, 소통하는 리더십으로 후배들의 지지를 얻었다.

[인천=뉴시스]3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한국이 79-77로 금메달을 차지한 가운데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4.10.03. (사진 = 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3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한국이 79-77로 금메달을 차지한 가운데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4.10.03. (사진 = 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양희종은 "안양은 나에게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젊음을 다 바친 곳이고, 나를 성장하게 해줬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곳"이라며 "마지막까지 받은 사랑만큼 최선을 다해 뛸 것이고, 이후에도 코트에서 베푼다는 마음으로 살 것"이라고 했다.

국가대표 일원으로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일조했다.

양희종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11~2012시즌 창단 첫 우승과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꼽았다.

그는 "모두가 동부(현 DB)에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상범 감독님, (은)희석이 형, (김)성철이 형이 후배들을 잘 이끌었고, 후배들은 패기로 맞섰다"며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전율이 온다. 가장 기억에 남고 임팩트가 강했던 시리즈였다"고 했다.

이어 "인천아시안게임도 빼놓을 수 없다. 이란과 결승전에서 수비하느라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강하다. 벤치에 계시던 유재학 감독님께서 '얼마 안 남았어, 3분 남았어'라고 말씀하셨던 순간이 계속 기억난다"고 보탰다.

[안양=뉴시스] 조수정 기자 = 27일 오후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와 고양 캐롯 점퍼스 경기, 안양 KGC 박지훈이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84:02로 승리, 양희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12.27. chocrystal@newsis.com

[안양=뉴시스] 조수정 기자 = 27일 오후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와 고양 캐롯 점퍼스 경기, 안양 KGC 박지훈이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84:02로 승리, 양희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12.27. [email protected]

이번 시즌 김상식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인삼공사는 33승12패로 단독 선두다. 2위 창원 LG(28승15패)와 승차가 4경기로 극심한 부진에 빠지지 않는 한 정규리그 1위가 유력하다.

양희종은 "마지막 각오일 것 같은데 꼭 통합우승을 하겠다. 이번 시즌 후배들과 '행복 농구'를 하고 있다. 시즌 마지막까지 코트에서 뛰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우승반지를 끼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 현실이 된다면 역대 어느 은퇴 선배들과 비교해도 나보다 행복하게 은퇴하는 선수는 아마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동료들에게 미리 언질을 줬어야 하는데 팀이 최근 10연승으로 분위기가 좋아서 괜히 어수선하게 만들까봐서 말하지 못했다"며 "이를 계기로 선수들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와 목적의식을 만들어 우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들고 싶다. 후배들아, 우승을 도와 달라"며 웃었다.

양희종은 은퇴 후 구단의 지원을 받아 해외 지도자 연수를 밟을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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