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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자 vs 중입자' 암치료 선택지 늘었는데…장·단점은?

등록 2023.06.13 18:01:00수정 2023.06.13 19: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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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중입자치료센터 12일 개소

환자상태·효과·한계·비용 등 따져야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 개소식에서 의료진이 참석자들에게 가속기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3.06.12.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 개소식에서 의료진이 참석자들에게 가속기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3.06.12. [email protected]

연세대암병원이 지난 12일 국내 첫 중입자치료센터를 열면서 암 환자들의 '방사선 치료' 선택지가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환자별 상태는 물론 효과와 한계, 비용 등을 두루 고려해 기존 방사선 치료, 입자 방사선(중입자·양성자) 치료 중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중입자 치료와 양성자 치료 모두 원자를 구성하는 입자를 이용한 방사선 치료법이다. 입자를 빛의 속도의 70% 수준으로 가속해 암 세포를 타격한다. 두 치료법 모두 암 조직에만 강력한 방사선 에너지를 쏟아붓고 빠르게 사라지는 '브래그 피크' 현상을 활용한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의 방사선 치료는 종양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해 많은 양의 방사선을 암 부위에 쏘는 과정에서 주변 조직이나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두 치료에 활용되는 입자의 종류는 다르다. 양성자 치료에 활용되는 입자는 수소 이온이고, 중입자 치료에 활용되는 입자는 탄소다. 탄소 이온은 수소 이온보다 12배 더 무거워 정확한 위치에 조사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와 기술력이 필요하다.

중입자 치료는 한 번에 쏘는 양을 늘려 치료 횟수를 줄일 수 있고, 치료 1회당 방사선이 나가는 시간 2분 정도로 짧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는 지난 4월 말 전립선암 환자를 시작으로 치료에 돌입해 지금까지 전립선암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치료(총 3주간 12회 조사)를 마쳤다.

하지만 모든 전립선암 환자가 중입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발성 전이가 있거나, 과거 전립선 부근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던 경우, 전립선 절제술 등 수술로 전립선이 절제된 경우는 중입자 치료가 어렵다.

이익재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중입자 치료는 암이 있는 곳의 덩어리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았거나 절제술을 통해 절제한 경우 덩어리가 안 보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경우 중입자 치료를 하게 되면 정상 장기에 쏘게 돼 중입자 치료의 의미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중입자 치료로 가장 큰 효과 기대되는 암은 췌장암이다. 성인의 뼈나 근육에 생기는 육종, 재발이 잦은 암 치료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향후 중입자 치료 환자가 늘어 임상 데이터가 쌓이면 치료 효과를 보다 확실히 알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립선암 중입자 치료 비용은 환자의 상태에 따른 치료횟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5500만 원 가량으로 책정돼 있다.

[서울=뉴시스]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2023.06.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2023.06.13. [email protected].

국내에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한 곳은 삼성서울병원과 국립암센터다. 삼성서울병원은 2015년 양성자 치료를 시작해 5000건 이상 시행했다.

양성자 치료는 암 조직에만 방사선을 최대한 전달하고 주변 정상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주로 소아암과 간, 뇌종양, 폐, 췌장 등의 암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유규상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양성자 치료는 어느 특정 지점에 멈춰 모든 에너지를 발산하고 사라지는 '양성자 빔'이 사라진 후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양성자 치료는 소아암, 특히 소아 뇌종양 분야 치료에 도움이 된다. 기존 엑스선 방사선 치료보다 정상 뇌조직을 더 보호할 수 있어 장기적인 부작용이나 후유증을 줄일 수 있어서다. 임도훈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아직 성장 단계에 있는 소아의 뇌는 암을 치료할 때 방사선이 정상 뇌 부위로 조금이라도 덜 가도록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완치되더라도 나중에 성인이 된 후 후유증으로 삶의 질이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9월부터 양성자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18세 미만 어린이 뇌종양·두경부암에서 소아암 전체, 성인 뇌종양·췌장암·식도암 등으로 확대했다. 환자가 부담하는 치료 비용은 1500만~2000만원에서 200만~300만원(연 25회 기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중입자나 양성자 치료가 암 환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면서 "환자 개인의 상태는 물론 비용 대비 효과와 한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치료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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