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였던 '강남 아파트 경매 시장', 올해 전망은…[역시 강남불패]③
12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 39.8% '뚝'
감정가 이하 낙찰되거나 수차례 유찰도
"공급부족 등 여파로 상저하고 가능성"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5억5167만원으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비 아파트 기피 현상 지속과 공급 부족으로 인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5.01.08.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08/NISI20250108_0020654861_web.jpg?rnd=20250108130734)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5억5167만원으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비 아파트 기피 현상 지속과 공급 부족으로 인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5.01.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 및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 법원 경매 시장의 열기도 한풀 꺾였다. 특히 꾸준히 강세를 보이던 서울 강남 3구 매물마저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다소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올 한해 서울 경매시장이 어떤 양상을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20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4년 12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510건이었다. 이는 직전 달 3408건보다 3%(102건) 늘어난 것으로, 2020년 11월(3593건)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전달(48.3%) 대비 8.5%p 하락한 39.8%를 기록해 9개월 만에 40%선이 무너졌다. 낙찰가율은 91.8%로 전월(94.9%) 보다 3.1%p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6.6명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이에 대해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대출규제 강화로 매수세가 위축된 가운데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얽히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며 "비교적 강세를 유지하던 강남3구 아파트도 한풀 꺾이면서 서울 전체 낙찰가율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서초구 잠원동 '상지 리츠빌 카일룸' 전용 면적 169㎡의 경우 세 차례 유찰 끝에 네 번째 입찰에서 감정가격(52억8000만원)의 75.96%인 40억111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최저가로 감정가의 64% 수준에 불과한 33억7920만원이 제시되기도 했다.
유찰이 반복되고 있는 매물도 많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119㎡는 지난해 12월16일 경매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나오지 않아 유찰됐다. 6개월 전 기준으로 책정되는 감정가(34억7000만원)가 실거래가를 1~2억원 웃돌면서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강남구 삼성동 '서초대우' 전용 189㎡는 지난해 11월부터 경매에 나섰으나 두 차례나 유찰되자 가격을 감정가(22억원)의 64% 수준인 14억800만원까지 낮춘 상태다.
또 강남구 청담동 '상지 리츠빌 카일룸2' 전용 244㎡ 역시 지난달 14일 감정가격(87억5000만원) 100%에 경매에 나섰으나 첫 번째 시도에서 응찰자가 나오지 않자 가격을 80% 수준인 70억원으로 낮췄다.
![[서울=뉴시스] 지지옥션 2024년 12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지표. (그래픽=지지옥션 제공) 2025.01.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1/09/NISI20250109_0001746601_web.jpg?rnd=20250109110341)
[서울=뉴시스] 지지옥션 2024년 12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지표. (그래픽=지지옥션 제공) 2025.01.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당분간 강남권 아파트 매물이더라도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되거나 유찰되는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와 수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알짜 물건에만 입찰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경매시장 위축을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3년 12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0.1%로 현재보다 10%포인트 이상 낮다.
또 미국발 금리 인하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와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공급 부족이 맞물려 서울 내 '똘똘한 한 채' 입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선임연구원은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매수세 위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급 부족 등으로 다시 상승할 여지도 충분히 있어, 올해 상저하고의 모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양지영 신한은행 자산관리컨설팅부 주거용부동산팀 팀장은 "2025년 시장은 인기 지역의 고가 아파트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한편, 공급과 수요가 불균형한 지역에서는 가격 조정과 미분양 증가 등 상반된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양극화는 소득 격차와 대출 규제, 공급 부족 등의 요인이 결합하며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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