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도 '학점제' 시대…잠자는 교실 깨울까[교육개혁 30년③]
학생 과목 선택권 보장…인근학교와 공동교육과정도
"취지는 좋지만…교원 수급 등 현장 문제 풀어줘야"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도내 초 ·중 ·고등학교가 개학한 지난해 8월19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는 모습. 2024.08.19. jtk@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8/19/NISI20240819_0020490531_web.jpg?rnd=20240819100709)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도내 초 ·중 ·고등학교가 개학한 지난해 8월19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는 모습. 2024.08.19. [email protected]
5.31 교육개혁은 지난 1995년 문민정부의 대통령 자문 교육개혁위원회가 내놓은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 방안'을 말한다. 이후 역대 정권에서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교육 정책의 근거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문제 의식인 '암기 위주의 입시교육'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5.31 교육개혁의 정책 기조가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부실 대학의 난립을 불러왔다는 비판도 받는다. 5.31 교육개혁 30주년을 맞아 교육 현장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보고자 한다.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올해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됨에 따라 고등학생도 대학생처럼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게 됐다. 학생 맞춤형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제도가 안착하려면 교원과 교실 등 제반 여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는 올해 3월부터 고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전면 시행한다.
'고교학점제'란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이수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해 졸업하는 제도다. 2020년 도입 준비기를 시작으로 2022년 특성화고에 학점제 도입과 고교에 부분 학점제 도입을 거쳐 올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고등학생들은 주어진 교육과정에 따라 수업을 들었지만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자신의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잠자는 교실을 깨우고 학생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교에서는 학생 수요를 반영해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학생은 개설 과목 중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개인 시간표를 작성한다. 교사는 학생의 성취 기준을 평가해 이수 여부를 결정하고, 누적 학점이 졸업 기준에 도달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선 학생이 희망하는 과목을 최대한 개설해야 하는데, 단일 학교 역량 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해 인근 학교들이 통합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공동교육과정도 마련된다. 학생마다 선택하는 과목이 달라지는 점을 고려해 내신 평가도 9등급 상대평가에서 5등급 절대평가로 바뀐다.
다만 새로 도입하는 제도를 두고 현장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일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제10차 대토론회에서 이용하 이화여대 수학교육과 교수가 교사 506명, 학부모 509명, 고등학생 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고교학점제와 관련된 의견으로 '선택 과목 교육의 어려움에 대한 우려'에 대해 교사는 5점 만점에 4.4점, 학부모는 4.1점, 고등학생은 3.9점을 부여했다. 학교 간 교육 여건 차이에 대한 우려도 교사 4.2점, 학부모와 학생 4점 등으로 비교적 높았다.
임운영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부회장은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실현한다는 고교학점제 취지는 좋지만 교원 수급 문제나 교실 확보 등 충분한 준비가 돼있느냐에 대해 현장 교사들의 걱정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23일부터 디지털 소통 플랫폼 '함께학교'를 통해 학생들의 진로·학업 설계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개통했다. 전자 계획표 서비스를 이용하면 학생이 배정된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편성표를 바탕으로 나만의 교육과정을 미리 구성해볼 수 있다. 또 현직 고교 교사로 구성된 지원팀이 진로·학업 관련한 상담을 제공한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현장에서 제기했던 문제들을 풀어줘야 고교학점제 도입 목적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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