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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투자풀 허용"…증권사들, 운용사와 경쟁한다

등록 2025.02.13 16:21:34수정 2025.02.13 19: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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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신한證, 사모 라이선스 갖췄으나…OCIO 개점휴업

NH·KB證 "전담 부서 중심으로 적극적 준비"

사모 라이선스 획득에 최소 3개월 '변수'

"연기금 투자풀 허용"…증권사들, 운용사와 경쟁한다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증권사들이 62조원 규모의 연기금 투자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채비 중이다. 그간 자산운용사에만 허용됐던 참여 자격이 증권사에도 허용되면서다.

대형 증권사 중 자격 요건인 '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마친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두곳뿐이지만 외부위탁운용관리(OCIO·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증권사들도 연기금 투자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빠른 시일 내 사모 라이선스를 갖추고 주간운용사에 지원하겠단 계획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갖춘 증권사는 앞으로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사 지원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현재 라이선스를 갖춘 곳은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신영증권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DS투자증권 등 9개사다.

전날 정부가 논의한 '연기금투자풀 제도 개편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상반기 연구 용역을 통해 평가 기준 등 세부 선정 방안을 마련한 뒤 업계 구분 없이 입찰 업체 중 상위 2개사를 주간운용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연기금 투자풀은 정부가 연기금·공공기관의 여유 자산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굴리기 위해 자금을 통합 운용하는 투자 체계다. 지난해 기준 61개 기금과 54개 공공기관이 62조1000억원을 투자풀에 예탁 중이며 정부는 공공부문 내 투자풀 위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간 민간 운용사만 들어갈 수 있었던 주간 운용사 자리를 놓고 증권사들도 적극적으로 경쟁에 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이미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투자풀에 들어가기 위해선 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마쳐야 하는데 선정 전까지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못할 변수는 제거하고 가는 셈이기 때문이다.

다만 두 회사는 현재 OCIO 사업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OCIO란 자체적으로 여유 자금을 굴릴 여력이 안되는 연기금, 공공기관, 기업 등으로부터 자금 운용 위탁을 받아 관리해주는 사업이다. 연기금 투자풀 기관 선정시 실적(트랙레코드), 전담 인력 구성, 내부 프로세스 등이 평가 기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OCIO 수익자들이 전담 인력 구조나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도록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를 잘 갖춘 증권사들이 연기금 투자풀 선정시에도 유리한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과거 5조~10조원 규모로 OCIO 사업을 유지해왔으나 고용보험기금과의 계약이 해지된 후 현재 전담 부서가 와해된 상황이다. 연기금 투자풀에 도전하기 위해선 흩어져 있는 조직 내 전담 인력들을 모아 태스크포스(TF) 또는 정식 부서를 조직해야 한다.

신한투자증권도 조직개편을 하면서 OCIO 본부를 없애 사실상 관련 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라이선스는 있기 때문에 관련 스케줄이나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아직 라이선스는 없지만 OCIO 사업에 적극적인 대형 증권사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증권업계 최초로 OCIO 사업부를 만든 NH투자증권은 여전히 전담 부서를 두고 활발히 사업을 확대 중이다.

주택도시기금, 성과보상기금, 건설공제조합에 이어 지난해에는 통일과나눔재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NH투자증권 고객으로 들어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제도 개편에 따라 내부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 TF를 구성해 주간운용사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증권 역시 OCIO본부를 중심으로 적극 대비할 예정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다양한 기금과 기업들의 자금을 맡고 있다. 운용 파트도 있고 리서치센터와의 협업도 가능하며 적극적으로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OCIO 조직을 갖추고 있는 회사다. 증권사는 이번 정부 발표 내용을 살펴보고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

다만 아직 라이선스가 없는 증권사들에게 당국 심사 기간은 변수다. 사모 라이선스를 취득하는데 걸리는 기간을 빨라야 3~4개월로 전해진다. 인허가는 아니기 때문에 요건만 맞추면 등록이 가능하나 금감원 심사 이후 금융위원회 최종 통보가 와야 하는 구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왕 증권사들에게도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면 사모집합투자업 등록 과정에서도 업계 목소리를 반영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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