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어디까지 낮출까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초 자동차 관세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17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현재 한미 FTA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한 승용차에 대해 2016년부터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 8천9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대미 수출액은 49.1%인 347억 4천400만 달러로 절반에 육박해 실제 관세 부과 시 피해가 우려된다. 2025.02.17.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17/NISI20250217_0020703307_web.jpg?rnd=20250217142308)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초 자동차 관세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17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현재 한미 FTA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한 승용차에 대해 2016년부터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 8천9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대미 수출액은 49.1%인 347억 4천400만 달러로 절반에 육박해 실제 관세 부과 시 피해가 우려된다. 2025.02.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정국 불안에 따른 내수 회복 지연에 미국의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소용돌이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고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 진단을 내린다.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한은이 우리나라 성장률을 1%대 초반까지 내릴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25일 '2월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및 물가 전망치를 제시한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1.9%로 전망한 바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는 1.8%를 제시했다.
하지만 한은은 이미 지난달 이례적으로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을 시사한 상황이다. 지난 1월 한은은 자체 블로그를 통해 "정치 불안에 따른 올해 성장률 손실을 0.2%포인트로 추정하며 올해 성장률이 1.6~1.7%에 그칠 것"으로 진단했다.
여기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관세 폭탄과 글로벌 무역 갈등이 격화될 경우 성장률 전망치는 더 낮아질 수도 있다. 한은은 11월 전망 당시 해 성장률을 1.9%로 예상하면서도 미국과 중국 등의 무역 갈등이 심해지면 성장률이 0.2%포인트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의 무역 마찰을 심각하게 평가할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 내외로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11월 0.2%포인트 추가 하락 전망 전제가 미국이 중국에 60%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부분 보복 관세 대응이지만, 현재까지 미국이 밝힌 대중 관세는 10% 추가 관세수준이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정책도 변수다. 추경 규모와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이 총재는 이례적으로 15조~20원의 추경을 제안한 상황이다. 모건스탠리는 정부가 추경 20조원을 편성하면 성장률을 0.2%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봤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분기별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분기별 경제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2번 연속 큰 오차를 기록했다. 첫 전망 당시 3분기 전망치를 전기대비 0.5%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0.1%에 불과했다. 4분기 성장률도 0.1%로 11월 내놓은 전망치(0.1%)와 오차가 컸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가 0.1%를 성장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1월 한은이 내놓은 분기별 전망치 0.5%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민간소비는 의류 및 신발과 의료 및 교육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2%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3.2%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23/NISI20250123_0001756931_web.jpg?rnd=20250123164353)
[서울=뉴시스]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가 0.1%를 성장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1월 한은이 내놓은 분기별 전망치 0.5%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민간소비는 의류 및 신발과 의료 및 교육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2%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3.2%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국내외 기관들은 줄줄이 우리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잡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정치 불안과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1.6%로 하향했다. 기획재정부는 '그린북'을 통해 트럼프 신정부 출범과 내수 회복 지연 등에 경기 침체를 우려했다.
해외IB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더 암울하다. 모건스탠리는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반도체 경기 하강 국면에 따른 수출 타격, 소비 회복 지연을 주요 원인으로 짚었다.
1%대 초반을 전망하는 기관도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정치적 불안과 건설 경기 악화에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1%에 머물 것으로 봤다. JP모건은 올해 우리 성장률을 최근 1.3%에서 1.2%로 조정했고, 씨티은행은 1.4%로 제시했다.
국내 증권가 시각은 다양하다. 교보증권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6%와 1.9%로 봤다. 백윤민 연구원은 "당분간 내수 부진 흐름이 지속되고, 수출 모멘텀도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국내 정치 상황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봤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봤다. 윤여삼 연구원은 "국내 정치적 혼란과 트럼프 관세 위협으로 성장률 하방 위험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추경같은 재정부양에 20조원 이상 동원되어야 1% 중반 정도의 성장 방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 추세라면 올해 성장률이 1.5%대 가능성도 있다"면서 "금리 인하나 추경, 대출 규제 완화를 비롯해 하반기 정책 기조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환율과 가계부채 부담에도 추경과 함께 한은이 금리 인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은이 1%대 초중반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경우 한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시켜야 할 명분이 높아진다는 점에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경제전망 브리핑을 통해 "한은의 2~3회 추가 금리 인하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달 25일에는 금통위 정례회의도 함께 열린다. 2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1400원대 중반까지 차오른 환율과 이에 따른 물가 압력에도 성장률 전망치 하향과 함께 금리를 낮춰 경기 구하기에 나설 것이란 의견이다.
시장의 연말 최종 금리 예상은 한은이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낮아질 경우 한은은 연말 기준금리를 2.25%까지 낮출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반면 한은 전망이 상대적으로 낙관적일 경우 2.5%까지 연내 2회 인하에 나설 것이란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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