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차관보 "계엄지시 문건, 접힌 상태로 경찰 제출했다"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 출석해 '계엄 문건' 관련 진술

"접힌 상태로 받아…잠깐 봤지만 내 소관 아니라 생각"

"1시40~50분께 최 대행에게 보여줘…무시하라고 해"

"회의에서 최 대행과 간부들은 계엄 반대 의사 표명"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윤인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직무대행이 지난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2022.05.3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윤인대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18일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당시 경제부총리)에게 전달한 '지시사항 문건'과 관련해 "접힌 상태에서 그대로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윤 차관보는 이날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언론에 공개된 사진에 의하면 주름이 없다"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건 제가 알 수가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제출 당시에도 경찰에서 내용을 확인해주려고 (문건을) 펴려 할때도 보고싶지 않다고 해서 접힌 상태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윤 차관보는 최 권한대행에게 문건을 받게 된 경위에 대해 "(최 대행이) 회의(국무회의)에서 나오셔서 F4 회의(기재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참석하는 간담회) 시작하기 전 제게 맡겨 놓으셨다"며 "제가 F4 회의를 담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문건의 상태에 대해서는 "접힌 채로 받았다. 주머니에 넣기 좋게 접혀있어서 받자마자 오른쪽 주머니에 들고 있었던걸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문건을 읽어봤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F4 회의 시작하기 전 건네주셨고, 한은 총재와 (최 대행) 두 분이 얘기하실 때 밖에 나가있었는데 그 때 잠깐 봤다"고 밝혔다.

진 의원이 "국회 운영자금 완전 차단, 비상입법기구 등 생전 들어보지도 못하는 내용인데 읽었을 때 느낌이 어땠냐"고 묻자 "제 담당은 F4 회의였기 때문에 경제 안정이 가장 급선무였다. 내용 자체가 제 소관도 아니었기 때문에 보는 순간 다른 분한테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윤 차관보는 '최 대행에게 언제 그 문건을 상기시켰나'라는 질문에는 "돌아와서 (기재부) 1급 간부회의를 했고 다시 한 번 여쭤봐야 되겠다 싶어서 회의가 거의 끝날 때 즈음인 1시40~50분께 부총리께 리마인드를 시켜드렸다"고 기억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최 대행이) 잠깐 보시더니 '우리는 계엄에 반대하기로 했기 때문에 무시하라'고 해서 돌려받았다"고 했다.

그는 기재부 내에서 계엄에 반대하자는 결정이 이뤄진 경위에 대해 "1급 간부회의가 시작할 때 부총리께서 국무회의에서 있었던 일을 말씀해주시면서 본인이 반대했던 상황과 본인은 절대 반대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간부들도 반대한다는 의사 표시했었다"고 설명했다.

문건을 경찰에 제출한 경위에 대해서는 "(12월) 13일 최 권한대행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건을 가지고 있다 말씀하셨다. 본회의장에서 나오셔서 제게 그 문건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셨고, 가지고 있다고 했더니 경찰에 제출하라고 하셔서 본회의 직후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김둉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기획재정부 장관 계엄지시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2025.02.1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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