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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이제 시작인데 1분기 對미·중 수출 '뚝'…年 220억불 쪼그라든

등록 2025.04.19 09:00:00수정 2025.04.19 09: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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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수출 2.1% 감소…대중 수출 288弗 9년만에 최저치

1분기 대미 수출 303억 弗 2.0%↓…2분기 수출은 안갯속

대중·미 수출 피해 불가피…美 -5.9% 中 10.5% 감소 예상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3일 경기도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04.03.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3일 경기도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04.0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인해 올 한해 우리나라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당장 1분기 우리나라 수출액은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이며 휘청였다. 수출국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對)미·중 수출 모두 줄었다.

트럼프 정부가 상호관세를 90일 연장했지만 대미 수출 품목 1위인 자동차를 대상으로 한 25%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이르면 4월부터 본격화될 수 있어 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미중 양국이 경쟁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이로 인한 파장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여파로 올 한해 수출액이 220억 달러 급감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관세전쟁 이제 시작인데 1분기 對미·중 수출 '뚝'…年 220억불 쪼그라든



1분기 수출 2.1% 감소…대중 수출 288弗 9년만에 최저치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1분기 수출이 전년대비 2.1% 감소한 1598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수출이 9년 만에 1분기 기준 최저치를 보인 것이 특징이다.

대중 수출은 반도체 95억 달러(-12%), 석유화학 43억 달러(3%), 무선통신 17억 달러(40%), 일반기계 15억 달러(-4%) 등 모두 288억 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6.7% 감소한 수치로 2016년 1분기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대중 수출 감소는 반도체 수출량이 급감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분기 반도체 수출이 호실적을 기록한 역기저 현상과 함께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이후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 우리 수출에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2분기 대중 수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에 14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생산량이 급감할 수 있고 우리 기업들의 중간재 수출도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서면 대중 수출은 더욱 쪼그라들 수 밖에 없다. 올 1분기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비중은 50%에 달하는 만큼 중국에 대한 규제가 부메랑이 돼 한국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저사양 인공지능(AI) 가속기인 H20의 중국 수출을 무기한 통제함에 따라 H20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해 온 우리나라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HBM 수출도 줄어들 수 있지만 중국에서 H20을 수입해서 완재품을 만들때 필요한 중간재 수입이 급감할 수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패키징 장비 등 하부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세전쟁 이제 시작인데 1분기 對미·중 수출 '뚝'…年 220억불 쪼그라든



1분기 대미 수출 303억 弗 2.0%↓…2분기 수출은 안갯속

대미 수출도 안갯속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25%를 부과한 뒤 90일의 유예를 뒀지만 이미 철강·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된 만큼 2분기 우리나라 수출량이 지난해보다 하락할 수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1분기 대미 수출은 반도체와 컴퓨터가 각각 26억 달러(26%), 13억 달러(92%)를 기록하며 호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자동차 78억 달러(-11%), 일반기계 34억 달러(-22%) 줄어 전체 수출액도 303억 달러로 전년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대미 자동차 수출 호조세에 따른 기저효과와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을 겪고 있는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대미 수출이 줄었는데 25% 관세 부과 이전부터 주요 수출품목 수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 

2분기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관세청이 최근 발표한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186억 달러로 전년대비 13.7% 증가했고 수입액은 197억 달러로 6.5% 늘었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1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이 34억 달러로 전년대비 32.0% 증가했고 25% 관세를 부과받은 자동차와 철강이 18억 달러, 13억 달러로 각각 전년대비 11.9%, 4.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우리나라의 수출이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에도 선방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다만 미국발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되기 전 미국내 기업들이 재고 확보 차원에서 제품 수입량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뉴시스]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25년 NABO 경제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수출은 세계경제의 완만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통상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탓에 1.4%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추정하며 대미 수출 감소는 5.9% 수준을 예상했지만 대중 수출은 10.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사진=보고서 캡쳐)

[세종=뉴시스]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25년 NABO 경제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수출은 세계경제의 완만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통상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탓에 1.4%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추정하며 대미 수출 감소는 5.9% 수준을 예상했지만 대중 수출은 10.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사진=보고서 캡쳐)



대중·미 수출 피해 불가피…美 -5.9% 中 10.5% 감소 예상

일각에선 미국의 관세부과,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인해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피해와 대중 수출 감소 피해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 수출 감소에 따른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25년 NABO 경제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새로운 대외정책들로 분쟁 가능성이 커지는 등
세계교역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올해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총수출은 세계경제의 완만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통상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탓에 1.4%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추정하며 대미 수출 감소는 5.9% 수준을 예상했지만 대중 수출은 10.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정처는 미국의 10% 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나라 대미 수출 감소는 -8.3% 수준으로 예상했다. 중국·멕시코·캐나다에 대한 관세로 인한 수출 상대 가격이 낮아져 발생하는 대체효과에 따른 수출 증가는 4.8%, 통상환경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수출 감소 -2.4% 등으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떄 대미수출이 6%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 수출의 경우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3.1% 감소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감소가 5.9% 수준을 보일 수 있다고 봤다. 통상환경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감소분은 -4.6% 수준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우 대미 수출액 1278억 달러, 대중 수출액 133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6%, 11%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미국은 77억 달러, 중국은 146억 달러의 수출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계산된다.

예정처는 "미국의 관세정책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뿐 만 아니라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수출 감소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효과도 우리 수출에 상당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3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2025.04.03.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3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2025.04.0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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