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한미 'HBM 동맹' 균열…'공급망 다변화' 불가피
SK하닉, 공급망 다변화 추진에…갈등설 일파만파
한미반도체, 마이크론 협력 확대 등 대응 '분주'
작년 매출 절반, SK하닉 추정…매출 부진 '리스크'
![[서울=뉴시스]TC 본더 'SFM5-Expert'. (사진=한화세미텍 제공) 2025.03.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14/NISI20250314_0001792027_web.jpg?rnd=20250314165907)
[서울=뉴시스]TC 본더 'SFM5-Expert'. (사진=한화세미텍 제공) 2025.03.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SK하이닉스가 HBM 후공정(패키징) 핵심 장비인 '열압착 본딩 장비(TC본더)'의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기존 공급사였던 한미반도체도 북미 등 해외 공급망 확대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두 회사가 8년간 쌓아온 'HBM 동맹'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관측인데, 이에 따른 HBM 판도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한화세미텍과 420억원 규모의 HBM용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세미텍은 2020년 TC본더 개발에 착수해 4년여 만에 성과를 올렸다. 계약금액은 지난해 매출의 10% 수준으로 알려졌다.
TC본더는 열압착을 통해 칩과 웨이퍼를 붙이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말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을 쌓고, TSV(실리콘관통전극)로 구멍을 뚫어 연결하는데, 이 때 각 칩이 어긋남 없이 고정하려면 TC본더가 필요하다. HBM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장비 중 하나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한미반도체와 HBM용 TC본더로 작업해왔으나 최근에는 싱가포르 ASMPT, 국내 한화세미텍 등과 거래 창구를 넓히며 장비 공급망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한화세미텍과 추가 공급 계약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이에 SK하이닉스 TC본더의 '1차 벤더(공급사)'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다.
'8년 동맹' 전환점 맞나…극적 화해 가능성도
한미반도체는 지난 2017년 HBM용 TC본더를 개발해, SK하이닉스가 2022년 4세대 HBM 'HBM3'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데 기여했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가 독자적으로 HBM 제품에 적용한 'MR-MUF'(매스리플로우-몰디드 언더필)' 패키징 기술과 관련해 협력을 이어왔다.
SK하이닉스의 공급망 다변화가 감지되자 한미반도체는 즉각 판로 다각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미국 마이크론 등 해외 기업들과 손잡고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올 1분기 매출 중 해외 고객사 비중이 90%를 기록했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부터 HBM를 생산하는 북미 메모리 기업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의 수주가 대폭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 공장에 파견 보낸 CS(고객서비스) 엔지니어를 전원 철수시키고, 납품가 28% 인상을 통보하는 등 양사 갈등이 감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고 진단한다.
다만 한미반도체에게 SK하이닉스는 '핵심 고객'이다. 지난해 회사 매출에서 SK하이닉스와 거래한 비중은 53.6%로 추정된다. 전년에도 13.5%로 비중이 컸는데, 지난해 더욱 급격히 늘었다.
특히 관련 매출은 TC본더 매출이 압도적으로 많다.
증권가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지난해 본더 장비 매출은 지난해 5000억원 수준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다. SK하이닉스에 HBM용 TC본더를 대량 공급하면서, 본더 매출이 전년 250억원 대비 20배 급증했다.
결과적으로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거래가 중단될 경우 매출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HBM 시장은 차차세대(7세대) 'HBM4E'부터 새로운 접합 방식인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전환되며, 장비 업체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조짐이다.
다만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TC본더는 HBM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장비인 만큼,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극적으로 화해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서울=뉴시스]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와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 (사진=각 회사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17/NISI20250417_0001820194_web.jpg?rnd=20250417110447)
[서울=뉴시스]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와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 (사진=각 회사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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