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연속 상한가였지만"…상지건설, 유상증자 찬바람
400만주 모집에 44만여주 청약 그쳐
정치 테마주…대선 이후 주가 급락 우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상지건설은 91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102억원이 납입됐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로 인한 발행 예정 주식수 400만주 가운데 44만6898주가 청약되는 데 그쳤다. 잔여주식 355만3102주는 미발행될 예정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22일이다.
상지건설은 앞서 지난 2월 7일 운영자금 및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200억원 규모의 주주우선 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당시 주가가 액면가인 5000원을 밑돌았던 탓에 신주 예정 발행가액은 5000원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지난달 초 상지건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테마주로 묶이며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급등하면서 신주발행가액이 기존 5000원에서 2만2850원으로 상승했다. 자금조달 규모 또한 기존 200억원에서 914억원으로 불어났다.
다만 주가 상승이 오히려 독이 됐다. 주가 상승분이 유상증자 신주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유상증자 참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8~29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된 구주주 청약률은 5.85%에 그쳤고 이달 7~8일 진행된 일반 공모 청약에서도 청약률은 11.17%에 그쳤다. 특히 일반 공모 청약이 진행된 시기 상지건설의 주가가 두 번의 상한가를 기록하며 유증 참여 시 차익 실현이 가능한 구간에 있었지만, 투자자들의 청약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테마로 주가가 급등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 상지건설의 주가는 올해 초만 해도 3000~4000원대를 오가고 있었고, 정치 테마주로 주목받기 직전인 지난달 초에도 3000원 초반에 머무르는 데 그쳤다. 정치 테마 재료가 소진될 경우 주가 하락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인 셈이다.
또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방식이 아닌 주주우선공모방식으로 진행하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만을 키운 것으로 평가된다. 주주우선공모방식은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더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 급등에 기댄 정치 테마주들의 자금 조달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정치 테마주의 특성 상 대선이 종료되면 급등했던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청약을 이끌 만한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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