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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여, 하늘에서 편히 쉬소서"…6.25 노병의 편지 칠곡이 울었다

등록 2025.06.06 13:36:18수정 2025.06.06 14: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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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현충일 추념식 '눈물바다'

[칠곡=뉴시스] 박덕용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이 현충일 추념식에서 '전우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칠곡군 제공) 2025.06.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칠곡=뉴시스] 박덕용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이 현충일 추념식에서 '전우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칠곡군 제공) 2025.06.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칠곡=뉴시스] 박홍식 기자 = 제70회 현충일을 맞은 6일. 경북 칠곡군 충혼탑 앞은 눈물바다로 물들었다.

오전 10시부터 거행된 칠곡군 주관 현충일 추념식장.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을 기리는 자리였지만, 그날 가장 깊은 울림은 한 장의 편지에서 시작됐다.

편지를 낭독한 이는 박덕용(92)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이다.

구순을 넘긴 노병은 '전우에게 보내는 편지'를 직접 낭독했다.

전장에서 함께했던 전우들을 떠올리며 읽기 시작하자 그의 목소리는 금세 떨렸고 이내 눈물로 젖어들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김재욱 칠곡군수는 편지가 시작되자마자 눈시울을 붉혔고 이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첫 문장부터 터져 나온 노병의 감정은, 단상이 아닌 모든 이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던 모습,가족을 향한 마지막 한마디가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박 회장은 끝내 편지를 다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서 이렇게 고개를 떨궜다.

“먼저 떠난 전우들이여, 하늘에서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잘 있으시게나.”

순간, 충혼탑 앞은 숙연함을 넘어 감동의 물결로 가득 찼다.

참석자들은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닦았고, 군수와 군민, 유공자와 유족 모두가 함께 울었다.

한 노병의 절절한 편지 한 장이 칠곡을 울리고, 군수까지 울게 만든 순간이었다.

그 눈물은 단지 슬픔이 아니었다.

기억하겠다는 다짐이었고, 잊지 않겠다는 공동체의 약속이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이날 만큼은 우리가 그분들께 진 마음의 빚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며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는 결코 당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편지는 "이 땅에 남아 있는 우리는, 여러분이 남긴 뜻을 이어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됐다.

현충일 아침. 한 노병의 편지 한 장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지켜야 할 뿌리와 책임을 되새기게 한 살아 있는 울림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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